현대重, 사업 분할로 울산 경제 활성화 기여

신섬미 / 기사승인 : 2017-04-05 14:07:06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독자적인 경영과 조직체계 구축
▲ 3일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부회장, 6개사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현대중공업 본관 앞에서 기념식수를 하며 제2도약을 선언했다.

현대중공업(회장 최길선)이 독립법인 출범에 따른 투자 확대로 울산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부로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는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주), 건설장비사업본부는 ‘현대건설기계(주)’, 로봇사업부는 ‘현대로보틱스(주)’로 새롭게 출범하며 현대중공업의 주력 사업은 조선, 해양플랜트, 엔진으로 재편됐다.


현대重, 4월1일부로 6개의 독립 회사 체제 전환
탈울산 우려 “울산 유입 인원 370여 명 더 많아”
‘독자경영’ 경쟁력 더 높이고 경영 효율화 이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15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을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의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 분할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비스 부문의 현대글로벌서비스 ▲그린에너지 부문의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에 관한 분할을 마쳤다. 여기다 지난 2월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된 사업 분할 계획서 승인안에 따라 1일부로 ▲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에 존속 ▲전기·전자 부문은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건설장비 부문은 현대건설기계 ▲로봇·투자 부문은 현대로보틱스의 4개 법인으로 나뉘게 되면서 총 6개의 독립 회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 같은 비조선의 사업부문 분사 결정은 최근 수년간 조선경기 불황으로 심각한 수주난에 시달리자 위기 타개를 위한 자구계획으로 앞으로 경쟁력을 더 높이고 경영 효율화를 이루기 위해서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에 3일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부회장, 6개사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현대중공업 본관 앞에서 기념식수를 하며 제2도약을 선언했다. 이날 현대중공업그룹 4개사는 독립법인의 첫 행보로 2021년까지 기술개발에 3조5000억원 투자, 설계 및 연구개발 인력 1만명 확보, 신인사제도 도입 등을 주 내용으로 한 ‘기술, 품질 중심의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주축산업인 조선·해양의 시황 부진과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 등 불안정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오늘이 현대중공업의 제2도약을 위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 기술과 품질을 모든 경영의 핵심가치로 삼아 각 분야 글로벌 Top5 진입을 목표로 세계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영전략에 따르면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은 5년간 시설투자 3900억을 포함한 총 2조500억원을 기술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 및 스마트십 개발과 해양플랜트 설계 능력 강화, 디지털화 된 스마트 야드 구축 등을 통해 선제적 기술 확보와 고품질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과 현대건설기계는 각각 6800억원과 66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기술개발에 투자함으로써 신제품 연구개발을 통한 판매 라인업 확보에 집중, 세계 유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보틱스는 OLED 공정용 로봇 사업 확대와 서비스 사업 확장을 위한 부품 공용화 개발, 클린룸 신축 등에 1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 경영전략 발표를 통해 기술투자에 이어 품질경영도 강조하고 나섰다. 고품질 확보로 독립적인 각 사의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또 신제품 개발 시 내구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 클레임 zero를 통한 고객만족도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울러 신기술 개발을 위한 설계 및 연구개발 인력은 현재 4000명에서 2021년 1만명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기존 공채제도뿐 아니라 인턴, 장학생 선발, 찾아가는 채용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 우수인재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신기술 연구개발을 통해 성과를 창출한 직원 및 업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가진 인재에 대해선 파격적인 승진과 처우를 보장하고 해외 유학 등을 통해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4개사에 각각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부사장급으로 임명해 신제품 개발 추진에서부터 기술전략 수립, 연구인력 선발, 육성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게 하는 한편 품질 조직과 시스템 역시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새롭게 개편되는 신인사제도는 직급과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우수인재 조기발탁과 직무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현 5단계 직급(부장-차장-과장-대리-4급)을 단계적으로 3단계 직급으로 간소화해 직급보다는 직무를 우선으로 하는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조성으로 회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립법인 출범은 각 사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현재 현대중공업이 직면한 조선업 장기 불황에 따른 어려움과 성장 정체 국면을 타개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독립 경영에 나선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는 장기 불황에 빠진 조선·해양 시황의 악영향에서 벗어나 각 사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경영과 조직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영업실적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5월이면 주식 상장을 통해 자금조달이 이뤄져 적기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R&D와 시설 투자도 현재보다 2배 이상 확대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적극적인 신사업 추진으로 미래 성장 동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분할 회사들의 경쟁력이 강화되면 이는 자연스레 공장 증설과 고용 확대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존속 현대중공업도 차입금을 크게 줄임으로써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조선 불황이 더 장기화되더라도 최대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고 시황이 개선되면 신규 투자도 가능해져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도 현대중공업의 사업분할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기대감은 지난 2월27일 임시 주총에서 사업분할 안건이 가결된 이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는 현대중공업의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 현대중공업 로봇자동화라인, 건설장비출하장, 전기전자, 조선ing선.

#현대중공업, 사업 분할은 도대체 왜?
현대중공업은 1973년 설립 후 지난 40여 년간 조선사업을 기반으로 해양플랜트와 엔진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다양한 신규 사업에 진출하며 사업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등 제품 양산사업과 조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 수주 기반사업을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상당한 비효율이 발생해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사업별 업종 특성에 맞는 독립 경영체제를 확립함으로써 각 사업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극대화하고, 본원적인 경쟁력을 높여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고자 사업 분할 결정을 내렸다. 또한 차입금 배정이 가능한 사업 분할 방식을 채택해 전기전자와 건설장비, 로봇 등에 일부 차입금이 이전되면서 향후 현대중공업에 남는 순차입금은 약 2조1000억원 수준으로 감소된다. 부채비율도 100% 미만으로 줄어들어 조선업 불황에 버틸 수 있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전망이다. 앞서 진행된 임시 주주총회에서도 98%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사업분리를 확정지었다. 이는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국내 주요 연기금과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찬성에 표를 던지고, 전체 주식 중 약 15%를 보유한 외국인 주주 역시 찬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산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이 사업 분할을 추진하면서 역외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다. 특히 R&D센터처럼 사업 분할로 울산을 떠나지는 않을지, 그렇게 된다면 울산의 인구 유출과 지역경제가 위축되지 않을지 걱정하는 울산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회사는 이에 대해 분할 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업운영에 적합한 장소로 소수의 인력 및 조직 이동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매우 제한적인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사로 타 사업장으로 이동하는 인원은 건설장비 250여 명, 전기전자 40여 명(이상 판교), 글로벌서비스 180여 명(부산), 로보틱스 180여 명(대구) 등 650여 명이다. 그러나 서울 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센터와 군산조선소에서 울산으로 온 인원이 1020여 명이어서 울산으로 유입된 인원이 오히려 370여 명 더 많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분할이 되면 4~5000명이 울산을 떠난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분할되는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로봇에 소속된 전체 인원은 총 4500여 명인데 이중 울산에서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인원은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본 분야의 총 470여 명이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건설장비, 전기전자 사업의 이전 대상은 주로 연구·기획 조직이라 공장을 이전하지는 않는다. 태양광(그린에너지)은 사업장 자체가 원래부터 충북 음성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지역 이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로봇(현대로보틱스)이 이전하는 곳은 2015년 10월 글로벌 건설경기 불황으로 문을 닫은 대구 현풍의 현대커민스엔진공장이다. 통합R&D센터는 현대중공업만이 아닌 현대오일뱅크(충남 대산) 등 곳곳에 산재한 그룹 계열사의 R&D 역량을 모아 ‘기술 중심 경영’을 위한 것으로 기존 연구조직이 위치한 용인과 인접한 성남에 적합한 조건의 부지가 있어 MOU를 체결한 것이다. 또 2016년 7월 서울 해양엔지니어링센터, 플랜트엔지니어링센터의 인력 480여 명이 울산으로 이동한 것처럼 기업 내부의 인력 이동은 경영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로 탈울산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추진 중인 사업재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투자를 확대하고 사업경쟁력 제고를 통해 오히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더욱 기여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초대형 조선기자재 전문기업인 세진중공업이 주요고객인 현대중공업될 것으로 전망됐다.

#세수 감소에 지역경제 타격 우려
본사를 타 지역으로 이전하면 울산시의 지방세 등 세수가 줄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지방세는 본점 소재지가 아닌 사업장 소재 도시 또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도시에서 납부함에 따라 사업장 이전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타 지역에서 울산으로 직원 유입이 오히려 더 많아 회사가 납부하는 지방세 감소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은 지난 10년간 울산시에 연평균 707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했으며 사업 분할이 되더라도 생산시설이 울산에 있어 직원 대부분이 울산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지방세는 기존대로 울산시에 납부하게 된다.


#독자경영 시작한 사업, 실제 성과는?
이미 다수의 사업들이 독자경영에 들어갔다. 각 사업들이 분리되면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생산 효율이 높아져 원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더불어 연구개발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로 품질 경쟁력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독립법인으로 분리한 현대중공업터보기계의 경우 독립경영을 통해 만성적인 적자에서 탈피해 2016년 매출 1200억원, 영업이익 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인 GE Oil&Gas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 서비스 전문기업인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해 12월 각종 기자재 공급업체와 부품 협력업체, 해운사 등이 밀집돼 있는 부산으로 거점을 옮겨 부산에 상주하고 있는 다수의 고객들과 물리적으로 가까워지면서 긴밀하게 협력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영업력도 대폭 강화됐다. 로봇사업도 산업용 로봇 세계 2위 기업인 일본 야스카와전기를 비롯해 50여 개에 달하는 로봇 기업이 밀집돼 있는 대구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주변 기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신 설비 증설도 기존 4000대 가량이었던 생산 규모 역시 8500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분할 후 주식은 어떻게 나뉘나?
사업분할과 함께 현대중공업의 주식도 분할 비율에 따라 나눠진다. 만약 현재 100주의 현대중공업 주식이 있다면 분할 비율에 따라 ▲현대중공업 주식 74주 ▲현대로보틱스 주식 15주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주식 4주 ▲현대건설기계 주식 4주를 보유하게 되며 나머지는 현금으로 받게 된다. 현대중공업의 주식은 3월30일부터 5월9일까지 거래가 정지되며 재상장되는 현대중공업 및 신설 회사의 주식은 5월10일부터 거래가 가능하다.


신섬미 기자


[저작권자ⓒ 울산종합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신섬미 신섬미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