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과 규제 그리고 경기 활성화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9-06-23 17: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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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김광종 필진(신영건축사무소 대표 건축사)
▲ 김광종 신영건축사무소 대표 건축사
지난 세월호 사건이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았다. 그 후에도 2017년 12월 발생한 대형 화재로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의 화재사건이 있었다.

이어 2018년 1월 경상남도 밀양시에 있는 세종병원에서 의사 1명,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을 포함해 47명이 사망하고 112명이 부상 당하는 등 총 15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2016년 9월 경주시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8의 경주지진이 있었고 그 후 포항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 천문학적인 재산 손실이 발생했다. 그렇지만 포항 지진은 최근 인재라는 의견도 있다는 점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재난을 막고 또 예방하기 위해서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사회적 안전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관련법을 정비했다.

이러한 빈틈없는 안전을 위하여 정부는 국민의 희망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최근 산불 등의 화재에 대해서는 모든 노력을 동원하여 민첩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재난을 대비하여 만든 법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들여야 하고, 촘촘하게 짜진 법망을 지키면서 과연 생업을 잘 유지할 수 있을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러한 규정을 강화하고 완벽하게 한다는 것은 그와 관련된 사업을 안전하고 신뢰를 받는 사업으로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이러한 상황에 접하게 되면 어려울 수밖에 없고 심하면 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모든 사업에는 투자 대비 수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접하는 건물 분야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면 과거 정부에서는 녹색 정책을 펴면서 건축물의 에너지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그리하여 건물에 에너지 절감을 위한 옷을 한층 두껍게 입혔다.

그리고 지진이 일어나자 골조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내진구조를 강화하면서 건물은 현저하게 강한 뼈대를 가지게 되었다.

화재 사건으로 건축의 외피는 방염복으로 바꿔 입혔고, 내부는 불이 타지 않는 든든한 내복으로 갈아입었다. 불이 나면 건물 내부의 신경망인 방재시스템이 더 잘 작동되게 첨단 장치를 달아 주었다. 이처럼 불과 몇 년 사이에 우리는 급격한 건물의 생태 변화를 보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과거 우리는 늘 불이 잘 붙는 목재 건물 속에서 오랜 세월 살아왔다. 그리고 벽돌이나 블록으로 쌓아서 만든 건물 속에서 청춘을 보낸 세대가 지금 현존하는 대부분이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불이 나지 않게 방염한 목재와 절대로 넘어지지 않는 뼈대를 갖춘 건물 속에서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과거에 흙벽으로 만든 황토벽에 신문 종이를 벽지로 하여 풀로 붙이고, 한지를 문살에 붙여 황소바람을 맞으면서 살았던 집이 추억 속의 집이 되었듯이, 이제 벽돌과 블록으로 만든 집도 이제는 추억 속의 집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안전에 대비한 강한 규제로 건물이나 집을 짓는다면 날이 갈수록 공사비가 증가하게 된다.

무조건 안전하고 강한 집을 지어야 하게 때문에 직접공사비와 간접공사비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소기업 소상공인이나 건물을 가진 건축주들은 이러한 건물에 대한 안전강화로 용도변경이나 사업변경을 하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 되었다.

즉 내진에 대한 안전확인이라든지 각종 개정된 법규에 따라 제반 규정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규정이 우리에게는 안전을 주지만 “무엇이 중한디”하던 영화 속의 한 구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농사 짓는 데 들어가야 할 돈을 곡식 보관하는 뒤주가 쥐가 들고 낱알이 샌다고 철판으로 만들고 꾸미는 데 소진하고 나면 정작 농사 짓을 돈이 부족하여 그곳에 담아야 할 곡식이 없다면 이 뒤주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탁상행정이나 정치 논리나 이념의 흑백 논리에 매몰되어 재난 방지 규정을 정하지 말고, 실제 생활 속으로 들어가 과연 이 기준이 적합한지 살펴보고 판단했으면 한다.

혹시 포항 지진이 인재라면 현재의 지진에 대한 규정은 너무 과한 것이 아닌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 한다.

이제는 재원과 규제의 균형이 잘 맞는 지, 너무 과한 규정이 경기 활성화의 발목을 잡지는 것은 아닌 지, 제대로 된 저울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울산종합일보 김광종 필진(신영건축사무소 대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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