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는 그림그리기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9-08-28 13: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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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김성동 필진(한국미술협회 울산부지회장)
▲ 김성동 한국미술협회 울산부지회장

세계와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것들로 가득 차 있고 많은 인력을 요구했던 제조 산업도 자동화의 변화에 로봇이 사람을 대치하는 시대가 됐다.

사람들이 설 곳은 점점 줄어들어 조만간 없어질 것 같은 위기상황이라고 느낀다. 이런 변화에 사회의 문은 좁아지고 그를 통과하려고 취학 전부터 여러 학원을 보내서 선행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처럼 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신의 적성과 상관없이도 거의 대부분이 대학을 진학한다.(2018년 기준 69.7%)

열심히 공부하여 대학을 졸업해도 원하는 직장은 고사치고 적당한 직장에 취직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사회에서는 유능한 인재도 요구되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성과 창의적인 사고를 갖춘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인성이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주입식 교육과 학습으로 형성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창의력도 무조건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시킨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음악을 예로 들면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치는데, 피아노는 아동피아노 성인피아노가 구분 돼 있지 않다. 아주 어린 아이들도 넓은 건반을 작은 손가락으로 쳐야한다. 악보를 보고 건반을 정해진 위치, 세기와 길이만큼 쳐야하는 것이다. 나의 생각대로 치면 안 된다.

하지만 어린 아이 때 하는 미술은 다르다. 보통은 미술학원에서 그림그리기를 한다, 상상화도 그리지만 예시화를 보고 따라 그려서 깔끔하고 잘 그려진 그림을 그리 수 있도록 가르치고 부모들도 그렇게 해 주기를 원하는 것 같다.

다 그려진 스케치북을 넘겨가며 “참, 잘 그렸네!”라고 얘기 할 수 있는 그림이다.

잘 그려진 그림들은 초등하교 3~4학년 정도부터 그려야 할 교육이다. 예술로서의 미술을 할 시기인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의 미술은 예술로서의 잘 그려진 그림을 위한 교육이 아니다. 물로 깔끔하게 잘 그리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미술은 아동미술이란 분야가 별도로 있다. 왜, 다른 교육과 달리 아동미술이 있을까? 그건 그만큼 중요하고 특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3살 정도가 되면 무엇이든 그리려고 한다. 종이건 벽이건 할 것 없이 보이는 대로 항칠을 한다. 그리고 사람을 머리에 안테나 달리고 몸통이 없이 다리가 있는 마치 외계인처럼 그린다.

요즘 한 두 자녀만 키우는 시대에서 부모들은 그냥 신기할 것이다 마치 우리아이만 특별하고 천재라도 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시기의 아이들은 다 그렇게(두족화)그린다.

앞으로 100년 후에 태어나는 아이들도 그렇게 그릴 것이다. 대여섯 살이 되면 남자아이들은 자동차나 만화영화에 많이 나오는 로봇을 여자아이들은 공주를 끊임없이 그릴 것이다.

그것은 거의 6개월 이상 이어진다. 부모는 볼 때마다 같은 그림만 그리는 아이를 보고 “제발 좀 다른 걸 그려”라고 야단을 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매일 똑 같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그림의 앞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로봇 뒤에 매일 달라지는 새로운 장치와 무기들을, 공주그림 뒤에도 예쁜 레이스로 만들어진 리본이 달려있을 수 도 있다. 이렇게 아이들의 그림은 끊임없는 상상과 창의적인 발상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 말과 글이 어눌한 시기에 유일한 자기 표현방식이 그리기인 것이다. 문자가 나오기 전 인류는 많은 곳에 그림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림은 곧 글이고 의사전달의 도구였을 것이다.

아이들에게서 그림 한 장은 한편의 글짓기와 같다. 완성된 그림의 형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비록 물감이 번지고 엉망이 되어도 그 속에 담겨 있는 아이들의 생각들은 또렷한 이야기처럼 한 편의 글짓기와도 같이 완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그림을 보고 “왜, 깔끔하게 하지 못하고 물감 칠도 엉망으로 했어?”라고 채근하면 안된다. 그러면 아이들은 엄마에게 야단맞는 원인인 그림그리기를 하지 않으려 한다.

그것은 창의적인 아이로 성장하는 길을 막게 되는 것일 지도 모른다. 무엇을 그렸는지, 도대체 모르겠어도 “참, 멋지게 그렸구나!”, “이거 뭐야?”라고 물어 봐야 하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그 그림을 보고 즉흥적인 이야기를 꾸며 댄데도 충분한 가치를 발한 것이다. 그러면서 창의적인 사고가 발달 하는 것이다.

글을 모르는 시기에 아이들이 동화책을 보고 이야기를 지어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동기의 그림 한 장은 글짓기 한편과도 같다.

많이 그리며 상상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창의적인 아이로 성장하게 하는 첫 걸음일 것이다.

울산종합일보 김성동 필진(한국미술협회 울산지회 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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