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마실땐 우물을 판 사람에게 감사하라(飮水思源)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9-09-06 11: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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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조경환 논설위원겸 필진 1962년 울산 남구 매암동 바닷가에서(현 효성울산공장) 정관계 지도자들과 다수의 울산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뜻깊은 행사가 진행됐다.

수천년 이어져온 가난에서 벗어나 중화학공업으로 국가와 민족의 중흥을 위해 나아가고자 했던 울산공업단지 건설의 출발점이었다.

그날 이후 제대로 된 도구도 없이 할 수 있다는 의지 하나로 파내려간 우물에서 지난 50여 년 동안 정말 기적처럼 솟아난 생명의 물로 울산은 전국 최고의 부를 누리는 도시가 됐고,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무역국의 기적을 이루었다.

맨손으로 흙을 파내고 등짐을 져 돌을 날랐던 그런 선배세대의 땀과 눈물을 우리는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가?

9월5일 통계청의 ‘지역소득통계 2015년 기준개편결과’에 따르면 서울거주자 1인당 기본소득이 울산을 누르고 전국 1위로 올라섰고, 2017년 서울 1인당 개인소득 2223만7000원, 울산은 2195만6000원으로 2위로 내려 앉았다.

세계적 조선경기의 불황과 자동차 관련산업의 수출부진 그리고 중국 등 후발 화학업체들의 추격으로 울산이 당면한 전반적 경기부진의 결과이다.

물론 1인당 총생산면에서는 아직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위험신호가 켜진 것은 분명하다.

황량한 미포만 모랫벌과 양정동 허허벌판, 그리고 부곡과 온산의 산을 깎고 들판을 매워 의지 하나로 태화강의 기적을 이룬 울산시민들의 자존심은 큰 상처를 입었다.

충격적인 통계결과를 보며 그동안 현실에 안주하며 미래에 대한 준비와 투자에 소홀했던 울산의 모든 부분을 다시 점검하고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될 수도 있겠다.

지난 50여 년 우리는 선배 세대들이 피땀으로 만든 샘의 물을 퍼올려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들을 길러냈다.

문제는 새로운 투자와 연구개발이 없어 이제 샘의 수명이 다해 점점 말라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더 큰 문제는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와 노력도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현재의 우리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늘 선두를 달리며 전국민의 부러움을 사던 울산의 국민소득이 2위로 내려앉은 불길한 소식과 그에 더해 고령화로, 또는 천문학적 국가부채로 그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면 원망과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우리가 그랬듯이 다음 세대들이 물을 마시며 우물을 판 사람들의 고마움을 알게 하려면 지금부터 부지런히 새 우물을 파자.

미래세대들이 우리를 원망하며 그들의 샘을 스스로 파게 해서야 되겠는가!

울산종합일보 조경환 논설위원겸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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