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태어날 보삼영화마을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20-09-01 10: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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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경민정 필진(울주군의회 의원)
▲ 경민정 울주군의회 의원
“울주군 보삼영화마을 활용방안에 관한 아이디어공모전을 열어 보는 건 어떨까요”

최근 필자는 관람객의 발걸음이 일찌감치 뚝 끊긴 보삼영화마을에 관해 색다른 아이디어를 모아볼 것을 울주군 집행부에 제안했다. 공모전에는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별다른 자격요건 없이 그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게 하자는 조건이었다.

진지하게 대화를 마친 해당부서의 담당관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을 홈페이지에 공지했고 모두 57건의 빛나는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바쁜 업무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의회 의견을 반영해준 담당부서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사실 필자는 이미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버린 보삼영화마을에 대한 마지막 보루로 공모전을 제안하면서도 “과연 몇 명이나 참여를 할까?”하는 의구심에 반신반의했었다.

그런데, 57명이나 접수를 하다니! 잘못된 행정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은 의원이나, 일반 국민들이나 다름이 없나보다.

보삼영화마을은 2012년 예산수립 당시 의회가 건립의 필요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사업비를 삭감 하는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년 뒤인 2014년 결국 건립되고야 말았다.

하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몇 안 되는 관람객들은 인근 화장장과 공원묘지 이용객들이 지나는 길에 들르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최근엔 1일 평균 관람객 6명이라는 수치가 오히려 대단해 보일 정도였다.

하늘공원 오르막길 중턱에 덩그러니 자리 잡은 보삼영화마을은 예산 8억7000만원을 들여 연면적 279.5㎡ 규모로 건설됐고 전시실과 30석 규모의 영화 상영관을 갖춘 곳으로써 주요 상영작은 ‘씨받이, 변강쇠, 뽕’ 등 7편의 성인영화였다.

사실 성인영화라는 컨텐츠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은 애초에 예측 관객 수요에도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라 추측한다.

그렇다면 이곳은 누구를 위한 장소로 기획된 것이었을까? 이곳은 울주의 무엇을 대중에게 어필하고자 했던 것일까?

밀레니얼세대가 여행과 소비의 중심 축을 이루기 시작했던 2014년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1980년대에 흥행한 성인영화를 기억하며 60년대생 이전의 어른들이나 추억할 법한 영화촬영지를 모티브로 한 기념관을 주위여건과 아무 연관성 없이 찾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일까.

보삼영화마을은 말 그대로 건립 자체가 심각한 행정적 모순이었다. 실제로 한 sns 블로거는 보삼영화마을에 대해 ‘시간이 남아도 가지 않을 장소’라며 악평을 남기기도 했으니 이쯤 되면 방만했던 행정의 예견된 말로가 아닐 수 없다.

뚜렷한 목적 없이 건립되어 6년을 흘러오는 동안 연간 운영비만 5000만원 이상 필요했던 보삼영화마을. 2012년 건립 당시, 1980년대 초가마을을 복원하기에는 사업비가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기념관 형태로 지었다는 당시 집행부의 결정에서, 행정의 목적의식 부족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지금에 와서 거액을 들여서 1980년대 초가마을을 복원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말을 하고자 함이 결코 아니다.

적어도 9억원에 달하는 군민의 혈세를 쓰고자 했다면 예산수립 이전에 앞서 울주관광의 흐름을 담을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야하고, 전체적인 흐름 속에 영화마을 복원이 포함 되었다면 예산이 얼마가 드는 것일지라도 해야 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 전시관형태의 건립이 적절했다면 시간이 지나는 동안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컨텐츠의 관리가 꾸준히 뒷받침돼야 했을 것이다.

이번 보삼영화마을 리뉴얼에 관한 전 국민의 아이디어는 다양한 방향으로 제시됐다. 특히 인근에 하늘공원이 위치한 탓인지 ‘죽음’이나 ‘장례’를 테마로 한 아이디어들이 적지 않았으며 반려동물 장례식장 조성도 눈에 들어왔다.

공기 맑은 삼동마을인지라, 건물 옥상에 천체 망원경을 설치해 별을 관측 시설로 조성하자는 방안도 있었고 생명존중기념관을 테마로 한 제안도 있었다.

이렇듯 앞으로 보삼영화마을은 전 국민이 제출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을 이장님을 비롯한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더욱 나은 방향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나날이 혁신적인 행정으로 군민에게 신뢰받고 있는 민선 7기의 울주군이 보삼영화마을에 덧씌워진 ‘지난 정부의 때’를 과감히 벗겨내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 시켜주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필자 또한 군의회 의원으로써 보삼영화마을을 울산시민과 전 국민에게 사랑 받는 장소로 재탄생시킬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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