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림이법 본격 시행에 울산지역 학원가 ‘비상’

조민주 / 기사승인 : 2017-02-22 14: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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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차량 어린이 안전 규정한 ‘세림이법’
▲ 어린이 통학차량에 보호자 의무동승을 규정한 ‘개정도로교통법(일명 세림이법)’이 본격 시행됐다.

어린이 통학차량에 보호자 의무 동승을 규정한 '개정 도로교통법(일명 세림이법)'이 시행됐다. 그러나 2년의 유예 끝에 본격 시행된 ‘세림이법’이지만 차량 개조비용, 동승자 탑승 규정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에 지자체의 지원이 뒤따르지 않아 영세학원의 경우 실질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실질적인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정부의 현실적인 동승자 고용 지원과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개정 도로교통법…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의무 대폭 강화
지역 학원업계, 차량개조 비용·동승자 임금 부담 ‘이중고’
어린이 안전 강화에도 영세학원-대형학원 간 온도차 ‘심화’


통학 안전 위한 ‘세림이법’ 본격 시행
지난 1월29일 ‘세림이법’이 전격 시행됐다. ‘세림이법’은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법안으로 2013년 3월 충북 청주시 산남동에서 김세림 양(당시 3세)이 자신이 다니는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건 이후 만들어졌다.


법안에는 ▲어린이 통학차량(9인승 이상 버스·승합차)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고 반드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며 ▲어린이나 유아를 태울 때는 승·하차를 돕는 성인 보호자 탑승을 의무화하고, 보호자의 안전 확인 의무가 담겨 있다.


또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 한 명이 동승해 어린이의 승·하차 안전을 확인해야 하고 운전자는 승차한 어린이가 안전띠를 맸는지 확인한 뒤 출발해야 한다.


개정안의 내용에는 13세 미만이 탑승하는 통학차량은 반드시 노란색으로 도색하고 후사경을 설치하도록 했으며, 정기적으로 안전 교육을 받을 것을 의무화했다. 이외에도 아이들이 통학차량에서 승하차할 때 주위차량은 일시정지해야 하고 도로주행 시 통학차량은 다른 차량을 앞지르는 것을 금지했다.


개정된 법은 지난 2015년 1월29일 시행됐으나,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운영하는 소규모 학원의 경우 2년 유예기간을 거쳐 1월 말 전면 시행됐다.


울산 옥동의 한 유치원 통학차량 운전기사는 “유치원의 경우 세림이법 이전부터 안전띠 확인, 동승자 탑승이 의무적으로 시행돼 왔다”며 “운전자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어 아이들의 안전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영세학원, 현실적인 운영 부담 커
하지만 ‘세림이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영세 학원 원장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규모 영세학원의 경우 동승자 탑승 의무화로 큰 금액의 인건비 부담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동승자의 임금까지 주려면 통학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비용부담이 크고, 불황으로 학원비 인상 또한 쉽지 않아 학원운영에 큰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옥동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이모(53)원장은 “학원입장에서 근무시간과 경력에 맞는 동승자를 고용하기조차 어렵다”며 “차량 개조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수백만원에 달해 결국엔 돈 있는 학원만 살아남는게 현실이다”고 호소했다.


▲ 세림이법 이후 비용부담 증가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학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거동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김모(54)원장은 “아이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세 학원들의 경우 인건비 상승 등 운영에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고, 결국에는 개인 차량을 이용하거나 학부모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정상적인 학원 운영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지원책이나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학부모는 어떨까. 5세 자녀를 둔 조영현(26)씨는 “학부모 입장으로는 아이들 안전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학원비 인상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은 학원비가 1만원 인상됐지만 향후 더 오를까 걱정돼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학원 통학차량들이 다양한 이유로 세림이법의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 차량에 동승자 1명을 더 태우면 인건비 상승, 학원비 인상, 학부모 부담 증가로 이어져 실질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운전기사 안전교육 강화 필요성도
세림이법 시행이후 울산지역에서 동승자 탑승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0건이다. 관련 법 조항은 강화됐지만 규정상 허점과 경미한 처벌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세림이법에서 ‘13세 미만 어린이 통학 차량’은 유치원, 초등학교, 학원, 체육시설의 운행차량으로 규정했지만 현행 체육시설법에 따르면 체육시설 종목은 권투, 레슬링, 태권도, 유도, 검도, 우슈만 해당하고 합기도나 축구, 수영 등은 제외된다. 이들 차량은 동승자 탑승 등 어린이 안전법규를 지키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법규에 적용되는 범위가 좁을뿐더러 적발이 되더라도 10여 만원에 불과한 범칙금도 법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실질적으로 어린이들의 안전을 확립하기 위한 경찰들의 단속 상황도 여의치 않다.


울산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현재 울산 관내 900여 대의 학원차량이 신고돼 운행되고 있다”며 “‘동승자 탑승의무’ 규정 위반만을 단속하지는 않고, 다른 법규 위반을 적발했을 때 동승자가 탑승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3월부터 대대적인 홍보와 계도에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울산시 학원총연합회 관계자는 “세림이법으로 영세한 학원의 경영 악화가 심해지고 있고 인력충원을 하지 못해 통학차량 운행을 폐지하는 학원도 많이 늘어났다”며 “동승자를 의무적으로 탑승시키는 것보다 운전기사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글·사진=조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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