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년 전 바위에 그려진 역사책 ‘반구대 암각화’

조민주 / 기사승인 : 2016-02-24 13: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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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 방안

울산 반구대 암각화는 태화강 지류인 대곡천 바위에 새겨진 그림으로 신석기시대 이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바위에 새겨진 고래, 호랑이, 사슴 등 동물 사냥과 고래잡이 그림은 선사시대의 사냥과 해양어로 모습을 담고 있어 선사시대의 생활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평가로 대곡천 암각화군은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산속에서 만난 바다 동물’ 울산 반구대 암각화
훼손 진행, 해결 방안으로 ‘가변형 투명 물막이’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앞서 보존방안 수립해야


반구대 암각화의 역사적 가치
반구대 암각화는 1995년 6월23일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국가의 소중한 재산이다. 암각화는 가로 약 8m, 세로 약 2m 크기의 바위에 그려졌다. 그림은 고래, 곰, 토끼, 여우, 거북, 물고기, 사람 등의 형상과 고래잡이 모습, 배와 어부의 모습, 사냥하는 광경 등을 표현했다. 주로 사냥 대상 동물을 표현했고 암각화는 당시 사람들이 사냥거리가 많아 지기를 기원하면서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암각화에는 배와 작살, 부구, 그물을 이용해 고래를 사냥하는 사실적인 포경 장면 등이 그려져 있다. 이는 과거 태화강과 울산만 주변에 뛰어난 해양어로 문화를 가진 포경집단이 있었음을 나타낸다. 또한 어로 행위를 묘사한 그림에서도 실제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일종의 주술적 행위로 볼 수 있다. 시기가 차이가 나는 표현양식과 내용으로 미뤄봤을 때 암각화 모두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그림이 추가되는 등 신앙행위의 장소로서 지속적으로 이용 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고래사냥 모습 등 선사시대의 일상을 보여 주는 바위그림으로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추진되고 있으나 1965년 대곡천 하류에 위치한 사연댐 축조로 평상시에는 수면 밑에 있다가 물이 마르면 그 모습을 보인다. 연간 8개월 동안은 암각화 그림이 물에 잠겨 있어 반복적인 침수로 인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 가변형 투명 물막이

관리 부재와 방안, ‘가변형 투명 물막이’
암각화의 상태가 악화되자 학계와 문화재청은 사연댐의 수위를 낮춰 침수를 막아야 한다고 나섰지만 울산시는 수위를 낮출 경우 식수부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수년 동안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식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우선적으로 암각화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기에 암각화 주변에 가변형 투명 물막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물막이가 성공적으로 설치된다면 암각화 훼손의 주범인 침수는 막을 수 있겠지만 구조적인 안전문제와 누수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있다. 만에 하나 붕괴가 될 경우 암각화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오기 때문에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3년간 추진돼 온 ‘가변형 투명 물막이(카이네틱 댐)’의 도입 여부는 4월 말 확정될 전망이다. 앞선 실험에서는 누수현상이 발생해 검증에 실패했다. 물막이 사업을 제안한 포스코 A&C는 1차 실험의 실패원인은 투명판을 이어붙이는 밀봉재인 ‘가스켓’의 불량으로 인한 누수로 진단했고 이를 보완해 2월 중순 재실험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아직 포스코 A&C 측에서 설계변경안도 제출하지 않아 울산시는 4월 말을 마지노선으로 정해 테스트 완료기한을 최종적으로 통보했다.


재실험은 임시물막이 ‘기계구동 및 수리모형(투명막) 안전도 2차 테스트’로 1/3모형의 물막이와 벽체의 접합부에 대한 강도를 검증하고 고온다습한 여름철 이끼의 생성 여부와 위치를 조사하며 물막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한다. 또한 물막이를 해체한 뒤 원상복원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까지 마무리하면 2017년 1월 반구대 암각화 보호용 본물막이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번 실험에 성공하면 물막이 도입이 본격화되지만 실험에서 실패하면 해당 사업은 전면철회 된다. 울산시는 3년을 끌어온 만큼 실패에 대응하기 위해 생태제방을 다시 시도하는 차선책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해 해당 사업이 전면철회 된다면 막대한 예산 낭비와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유네스코 울산시협회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암각화 보존을 위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Interview - 김진규 한국유네스코 울산시협회 사무국장
“유네스코 등재라는 타이틀 보다 지켜내는 방법 찾아야”


▲ 김진규 한국유네스코 울산시협회 사무국장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정부와 지자체의 몫이고 이에 따라 협회는 민간의 참여와 관심도 확대 부분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반구대 암각화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1차적으로 어떤 상태인지 알도록 하고 이를 확대시켜 보존에 관한 여론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보존을 할 것 인지가 유산 등재에 있어 굉장히 중요합니다. 현재 유산 등재 보조금 사업 중 하나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아울러 인식확대와 저변확대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 방향은 반구대 암각화와 같은 문화유산이 왜 가치가 있는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보존해 나가야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우리 울산시민들부터 이러한 문화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먼저 알고 지켜나가야 남들도 인정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는 것이 최우선적인 활동의 방향이 돼야 할 것이고 이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밖에도 반구대 암각화 뿐만 아니라 선사유적군을 통틀어 선사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기록유산으로 등재가 가능한지 여부 등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전략화 시킬 것인지 또한 중요합니다.


유네스코 울산시협회가 지향하는 방향은 세계문화 유산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보다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내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려야 합니다.


지금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상태는 훼손이 많이 된 상태입니다. 식수만 확보된다면 댐의 수위를 낮추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 하자 보다는 한사람이 물 1리터만 아껴도 100만명이 아끼면 100만리터를 아낄 수 있듯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을 아껴서라도 유산을 지킬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합니다. 반드시 문화유산의 등재보다 유산의 보존이 선행돼야 마땅합니다.


조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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