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고용시장, 새해는 다를까

박해철 / 기사승인 : 2015-12-30 17: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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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희망, 청년들 일하게 하라-청년실업 실태
▲ 열정과 지혜를 의미한다는 붉은 원숭이의 해, 과연 올해는 청년들이 열정과 지혜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것인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말연시 사람들은 새해에는 희망찬 일들로 가득하길 바라며 여러 소망들을 빌곤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희망이란 단어는 사라진 지 오래다. 청년실업으로 인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란 말은 이미 만연화됐으며 3포세대에 내집마련과 인간관계 등 모든 것을 포기해야한다는 n포세대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열정과 지혜를 의미한다는 붉은 원숭이의 해, 과연 올해는 청년들이 열정과 지혜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것인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울산, 주력산업 불황으로 전반적 고용시장 침체
기업 고용 여력은 한계, 취업시장 인력은 쏟아져
고용노동부, 미스매치 해결위해 NCS 도입·시행


청년체감실업률 22.4%…‘취업의 벽’ 여전
지난해 11월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10월 청년실업률이 7.4%를 기록하며 2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년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정부에서는 내수진작의 효과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며 2016년 새해의 청년실업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청년들이 체감하는 취업의 벽은 높기만 하다. 통계청이 내놓은 실업률, 과연 믿어도 되는 것일까.


물론 통계청의 조사결과에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금의 함정이 존재할 뿐이다. 통계청이 분류한 실업자에는 저임금 노동자,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고시생, 학생, 학원에 다니는 사람 등 명확하게 실업자로 분류하기 애매모호한 이들이 전부 제외돼 있다. 1주일에 한 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취업자는 늘어났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창출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통계청의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상 실업자인 이들을 포함해 추산한 결과, 지난해 1월에서 8월까지의 청년체감실업률은 22.4%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많은 모임과 행사로 가득한 연말연시, 청년들은 여김 없이 취업준비를 위해 독서실로 향한다.

울산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국제 유가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인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을 포함한 중화학 공업단지, 중소기업들까지 침체에 접어들어 긴축경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울산의 고용시장은 겨울의 한파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은 실정이다.


울산의 청년들은 새해와 동시에 실업자란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울산대에 재학 중인 정모 씨는 “언제 취업을 할 수 있을지도 막막한 상황에서 무작정 취업준비생이 되는 것 보다는 울산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학생 신분으로 조금 더 경험을 쌓으려 한다”며 학생 신분을 연장했고, 울산폴리텍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 씨는 방학인 와중에도 아르바이트와 자격증 공부를 병행하며 대기업에 입사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구직자와 기업, 각기 다른 미스매치
“우리는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은은히 길을 밝혀줄 수 있는 촛불 같은 직장을 원합니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은 우리에게 언제 꺼질지 모르는 성냥개비를 권합니다. 눈이 높은 거라며, 주제를 알라며...”
이 글은 한 청년이 청년실업과 관련해 남긴 댓글 중 하나다. ‘청년들은 촛불과 같은 직장을 원하는데 정부와 기업들은 성냥개비를 권한다’, 이 말은 청년실업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청년들과 기업 간의 일자리 미스매치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12월15일 “향후 10년간 한국 노동시장에서 대졸·전문대졸 인력 79만2000명이 초과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0년간 대졸 32만1000명, 전문대졸 47만1000명 등 총 79만2000명의 인력이 노동시장의 수요를 넘어 초과 공급될 전망이다. 이러한 통계는 일자리 미스매치라는 문제가 현재와 미래 모두를 포괄하는 사회적 문제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자리 미스매치는 기업들의 고용 여력은 한계에 달하고 있는 반면, 취업시장에 쏟아지는 인력은 넘쳐나고 있어 발생한다.


▲ 기업들의 고용 여력은 한계에 달하고 있는 반면, 취업시장에 쏟아지는 인력은 넘쳐나고 있어 청년들의 고민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물론 구직자나 기업, 모두 할 말은 있다. 구직자들의 관심이 연봉이 높고 처우가 좋은 대기업, 공공기관, 금융권 등으로만 몰리고 있는 것이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굳이 눈이 높다고 표현할 수는 없다. 실제로 기준을 낮추거나 적성과 관계없이 취업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신규취업자들의 1년 내 퇴사율이 대기업 11.3%, 중소기업 31.6%(2014년 기준)으로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무조건적 취업이 능사는 아니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한 이유다.


기업들도 청년들의 볼멘소리를 듣고는 한숨만 내쉰다. 지속되고 있는 불황으로 기업도 살기 위해서는 고용을 늘리기보다 감축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울산의 대표 기업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11월 긴축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전계열사의 급여 반납, 경비 절약 등을 통해 5000억원 이상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올해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향후 진행될 신규투자와 채용까지 줄이게 될 전망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이런 상황이니, 자연스레 하청 중소기업들 사정도 어렵게 돼 채용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명확한 목표 설정과 맞춤형 취업준비 필요”
Interview- 김원양 울산대 역량개발지원처 부처장


▲ 김원양 울산대 역량개발지원처 부처장

청년실업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일자리 미스매치입니다. 하지만 최근 일자리 미스매치는 2가지로 분류됩니다. 하나는 기업과 인력 간에 발생하는 미스매치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 학생들의 전공별로 나타나는 미스매치입니다.


전자의 경우, 청년들의 절박함이 극에 달하고 있어 점차 완화되고 있는 추세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조금 문제가 심각합니다. 예를 들면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공무원 시험 준비 열풍을 들 수 있습니다. 자연·공학계열 일자리보다 확연히 일자리의 수가 적다보니,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은 전공 관련 직종 취업에 실패할 경우, 공무원이라는 막다른 길에 내몰리게 됩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이와 같은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NCS 국가직무능력표준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요소와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직업을 총 24개의 직업군으로 나누고 세부적으로 887개의 직업으로 분류해 해당 직업에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가 무엇인지 명시해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하고 있습니다. 즉, 전공과 스펙을 중시하는 취업 전반의 분위기를 혁신하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라는 것이죠.


물론 NCS 자체가 공기업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 스펙 위주의 취업 준비를 해온 이들에게는 조금의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기적 상황으로, 불가피한 현상이기에 학생들은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에 맞춰 취업준비를 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한편 지난 10월28일 개소한 울산대 대학창조일자리센터는 울산대 학생뿐 아니라 타 대학의 대학생 및 졸업생을 포함한 울산지역에 거주 중인 청년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울산시, 고용노동부, 울산대가 함께 청년들의 취업난 해소와 고용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진로상담, 취업 및 창업 컨설팅, 일자리 알선, 직무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니 언제든 찾아오셔도 좋습니다. 신청은 고용노동부 고용정보시스템(www.work.go.kr)과 울산대 대학창조일자리센터(220-5746~5752)로 하면 됩니다.


박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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