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세계적 철새 관광지 꿈꾸다

박해철 / 기사승인 : 2015-12-02 15: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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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철새 도래지로서의 가치 재조명
▲ 울산 태화강의 겨울 손님 떼까마귀 무리가 해질녘 보금자리인 삼호대숲으로 모여들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유역면적 643.96km²의 면적에 수서곤충 13종, 육상곤충 179종, 조류 127종, 포유류 20종, 어류 64종, 파충류 16종, 양서류 12종, 식물 468종 등이 살고 있는 울산을 대표하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울산의 번영과 기상을 상징하는 강, 태화강. 사실 1990년대만 해도 태화강은 ‘죽음의 강’이라 불릴 정도로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1960년 국가산업도시로 급성장하면서 무분별한 개발과 인구유입으로 점차 죽음의 강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에 울산시는 1995년 이후 태화강을 살리기 위해 하수처리장 건설 및 하천정화사업 등 기초수질개선 및 생태복원에 온힘을 집중해왔다. 그 결과 수질이 2~4급수에서 1~2급수로 회복해 매년 연어가 돌아오고 전국 최대 수준의 철새도래지라는 명성까지 얻고 있다. 그리고 2015년 12월, 어김없이 태화강은 겨울 손님의 방문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전국 최대 규모의 백로류 및 떼까마귀 서식지
단발성 아닌 사계절 지속 가능 관광 상품 개발
생태관광협의회 설립 추진 12월 중 확정


여름의 ‘백로’, 겨울의 ‘까마귀’
울산의 겨울 하늘을 보면 까마귀들이 떼를 지어 이동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매년 겨울 약 5만 여 마리의 까마귀 떼가 울산을 찾는다. 태화강에 도래하는 떼까마귀들은 매년 10월 중순에 왔다가 4월 말에 다시 북쪽으로 이동하며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개체 수가 전국 까마귀 수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로 이뤄진 까마귀 떼는 일출 30분전에 서식지인 태화강 삼호대숲을 출발해 일출이 시작되기까지 먹이터로 이동을 시작한다. 주간에는 무리를 지어 먹이터를 배회하고 일몰 1시간 전후로 해 또 다시 대숲 잠자리로 이동하며 ‘까마귀 군무’라는 장관을 만든다.


겨울 철새 까마귀가 있다면 여름에는 그와 정반대의 색을 가진 백로들이 찾아와 장관을 연출한다. 울산시의 시조이기도 한 백로는 번식을 하기위해 여름마다 태화강을 찾는다. 전국 최대의 백로류 번식지로 꼽히는 태화강은 매년 쇠백로, 황로, 중대백로, 왜가리, 해오라기 등 백로류 7종이 매년 1500여 개의 둥지를 틀어 2~3마리의 새끼를 부화시킨다. 매년 약 8000마리의 백로가 일출 전과 일몰 전후로 대숲 꼭대기로 올라와 보금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은 하얀 천사들이 숲속에 서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울산시는 국내 최대 백로 서식지인 울산 태화강 철새공원에 대한 보존 가치를 조명하고 일반 시민 및 학생들의 생태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태화강 백로 생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가 태화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발견된 황새는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 황새복원센터에서 자연부화해 지난해 6월 방사한 ‘J0094’ 수컷 유조(어린 새)로 일본에서 바다를 건너 800㎞를 이동해 울산으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새는 9월8일 태화강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15일 을숙도로 이동했지만 며칠 뒤 다시 태화강으로 돌아왔다.


김성수 경북대 조류생태연구소 박사는 “태화강에 찾아온 황새가 어떤 위협요인으로 낙동강 하구 을숙도로 이동했으나 그 곳 보다 태화강의 서식환경이 좋다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다시 찾아온 것”이라며 “태화강은 하류의 갈대숲이 은신처 역할을 하고 적당히 발달된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주변에 풍부한 먹이원이 있기 때문에 황새가 정착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 대숲에서 휴식을 취하는 백로(위). 태화강에서 먹이를 사냥하고 있는 황새(아래)

태화강 생태관광지 육성 사업 가시화
울산시는 천혜의 자연환경인 태화강을 이용한 생태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로와 까마귀 군무체험 등을 활용해 일시적, 단발성 볼거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지속·영구적 상품 개발을 통한 전국적 생태관광지 육성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우선 울산 남구청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새도래지인 삼호대숲을 소재로 한 주변지역인 와와공원 일원에 대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총사업비 52억2000만원을 투입해 삼호대숲 에코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주요사업내용으로 삼호대숲 커뮤니티 센터를 건립하고 특화거리 조성을 통한 걷고 싶은 거리와 먹거리단지 조성 및 도심 속의 저렴한 민박집인 게스트하우스 조성, 주택 옥상 태양광 그린빌리지 사업 등이 추진된다.


또한 철새 홍보관과 전망대,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삼호대숲 커뮤니티센터 등을 짓는다. 삼호동 일대 주택 500가구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인근 도로 350m에는 철새를 주제로 한 특화거리도 조성한다. 이를 통해 철새도래지의 관광 상품성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울산시도 이 같은 생태관광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태화강 생태관광협의회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법인 설립은 12월 중으로 확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태화강 생태관광협의회는 조류박사, 학계, 시민단체 등 30명으로 구성돼있다. 시는 법인설립으로 각종 생태관광 상품개발 및 수익창출 등으로 태화강의 생태관광 사업이 보다 체계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시는 법인설립과 함께 특화된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및 상설체험, 공연장 조성, 대형버스 주차장 확보 등 관광 인프라 구축사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2017년까지 예산 10억원을 들여 떼까마귀 관련 캐릭터를 제작하고 태화강 생태환경 투어 및 생태체험학교의 지속적 운영, 4계절 관광상품 및 스토리텔링 개발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주민과 철새 간의 공존 방안 필요
하지만 울산시의 생태 관광 활성화 사업이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까마귀 떼를 활용한 관광상품의 경우 삼호대숲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태화동에 거주 중인 조영현(24)씨는 “전깃줄 위를 빼곡히 덮은 까마귀들이 만들어내는 배설물에 주차된 차는 물론 지나가는 사람들마저 피해를 입기 십상이며, 까마귀들이 모여들어 우는 소리에 소음공해로 인한 피해까지 입고 있다”며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까마귀는 흉조로 알려져 있어 일부 주민들은 까마귀에 대한 공포감으로 저녁시간 외출이 두려울 정도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울산시 관계자는 “흉조로 인식되고 있는 텃새인 큰부리까마귀와 구별되는 떼까마귀, 갈까마귀는 낙곡, 풀씨, 해충 등을 주식으로 함으로써 이듬해 농사에 이로움을 주는 길조”라며 “주민들의 불만을 고려해 청소부를 고용해 매일 오전 6~8시 남구 삼호동 등에서 하루 평균 250대의 차량을 청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외에는 법적 근거가 없어 보상 대책마련이 힘들다”고 답했다.


삼호대숲 에코마을을 조성해 창출되는 관광 수입과 상권 활성화로 주민들의 피해를 조금이나마 보상할 계획이지만, 떼까마귀를 관광 상품화하기에 앞서 보다 근본적인 합의점 도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Interview
“삼호대숲, 수많은 철새 찾게 하는 일등공신”


▲ 황인석 태화강 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황인석 태화강 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태화강 생태관광협의회 황인석 사무국장(사진)은 “십리대숲과 삼호대숲은 인간과 새들 간의 공생관계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로서 생태·교육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특히 삼호대숲은 9만m²에 이르는 전국 최대규모의 백로와 떼까마귀 서식지로 태화강의 중요한 자연자산 중 하나다. 사람의 출입이 제한돼 원시림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수리부엉이, 너구리, 뱀과 같은 포식자의 접근이 어려워 철새들의 보금자리이자, 태화강이 철새도래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일등공신이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시와 연계해 많은 사업을 구상 중이다. 떼까마귀가 가장 많이 모이는 태화동 내오산로 인근에 생태카페 여울을 설립해 겨울철에 관광객들이 추위에 떨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쉼터를 마련했으며, 태화강의 자연환경을 홍보하고 학습할 수 있는 ‘태화강생태학교’와 ‘겨울철새학교’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태화강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새관광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울산시가 가진 보물들에 대한 많은 사랑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태화강 생태관광협의회는 12월18일부터 겨울방학이 계속되는 2월 말까지 겨울철새학교를 운영할 예정이며 까마귀가 가장 많이 모여드는 1월29일부터 3일간 까마귀 군무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글=박해철 기자/사진=조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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