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슬프고도 아름다운 파리에 다시 올 수 있을까

조미정 기자 / 기사승인 : 2015-11-18 16:07:54
  • -
  • +
  • 인쇄
첫 유럽여행을 꿈꾸신다면 2- 프랑스 파리
▲ Pray for Paris 깊은 슬픔에 잠긴 파리 에펠탑. 여행 후 듣게 된 무차별 테러 때문에 파리 시내를 누비던 추억은 아픔으로 되돌아왔다. 너무나 생생한 기억에 대한 숙연한 기도. 세상의 그 어떤 생명도 테러에 의해 희생당하는 슬픔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지면에 크게 실린 에펠탑이 이토록 슬프게 느껴질 수가.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테러가 발생한 이후, 파리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바로 얼마 전 파리 시내를 누비던 추억은 아픔으로 되돌아왔다.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기에 테러소식에 더욱 가슴이 미어진다. 정부는 프랑스 전역에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파리 등 수도권엔 ‘여행 자제’에 해당하는 황색 경보를, 나머지 지역엔 ‘여행 유의’에 해당하는 남색 경보를 각각 내렸다.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파리에 다시 올 수 있을까.


울고 있는 에펠탑, 파리를 거닐었던 기억이 아픔으로
세계 3대 박물관 루브르, 잊기 힘든 모나리자의 위엄
샹젤리제 거리에 매혹, 세느강 유람선의 눈부신 야경


# 맥박이 빨라지는 루브르 박물관
평온했던 파리 시내는 대형 버스가 다니기 힘들 정도로 길이 좁고 사람들은 바빠 보였다. 런던의 대영 박물관과 바티칸의 바티칸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루브르 박물관이 보이기 시작하자 조금씩 맥박이 빨라짐을 느낀다. 루브르 박물관을 꼼꼼하게 다 돌아보려면 사실 며칠은 걸린다. 정말 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중심으로 관람을 한정하는 것은 여행객들의 비극이기도 하지만 시간을 아껴가며 돌아본 루브르의 작품들은 그야말로 탄성이 절로 터진다.


우선 1989년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에이오 밍 페이’가 설계한 유리 피라미드가 우리를 맞는다. 루브르 외관의 상징이 된 이 작품은 세련된 감성으로 여행객들의 감성을 사로잡는다. 루브르 마당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것도 좋을 일이다. 밤이 되면 이곳은 완벽한 빛의 유혹으로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기도 하다. 루브르 박물관은 1층에서 3층까지로 이뤄져 있고 지역과 시대에 따라 세밀하게 구분돼 있다. 입구에서 한국어판 안내서를 받는다면 훨씬 용이하다. 말로의 비너스라고 불리는 아프로디테,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 사모트라케의 니케상에 이르기까지 미술교과서나 화집에서나 봐왔던 작품들이 갖은 영감으로 전신을 맹공격한다. 하지만 놀라서 입을 헤벌쭉 벌리다 보면 여행객들에 섞여있는 소매치기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거룩한 위엄을 갖춘 모나리자부터 교과서에서나 봐왔던 수많은 작품들이 갖은 영감으로 전신을 맹공격한다.

# 친숙했던 모나리자의 거룩한 위엄
우리가 파리에 온 궁극적인 이유, 루브르를 지키고 있는 그를 만나는 것은 엄청난 설렘을 동반한다. 평생 꿈만 꿔왔던 모나리자가 유리관 안에 숨 쉬고 있다. 모나리자 앞에 서서 그를 쳐다보는 것은 굉장한 충격이었다. 함부로 노출시킬 수 없는 작품이다. 전 세계인들이 핸드폰과 카메라를 들고 저마다 모나리자의 사랑을 갈구한다.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피렌체의 부호 프란체스코 델 조콘다를 위해 그 부인을 그린 초상화로 알려져 있다. 유채 패널화로 세로 77cm 가로 53cm이며 라 조콘다(LA Gioconda)로 불리운다. 다들 알다시피 눈썹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여성들 사이에 눈썹을 뽑는 유행이 돌았다는 설, 미완성이라는 설, 원래는 있었는데 복원 과정에서 지워졌다는 설 등이 분분하다. 프랑스의 미술전문가가 특수카메라를 사용해 분석한 결과 다빈치는 이 그림을 3차원으로 표현하기 위해 유약으로 여러 겹 특수 처리했고 가장 바깥에 그려졌던 눈썹이 수백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화학반응으로 사라진 거라는 설도 있다고 한다. 신비하고 모호한 그의 미소를 유심히 쳐다본다. 인간에 대한 오묘한 감정과 관능의 표현이 느껴지시는지.


# 우아한 백조가 된 철골덩어리 ‘에펠탑’
에펠탑에 대한 환상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파리 시내를 지나며 에펠탑으로 향하는 길은 흥미롭다. 버스 안에서 에펠탑의 철골 다리 일부가 보이기 시작하자 크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커서 흠칫 놀라기 시작한다. 세느강 서쪽 강변, 드넓게 펼쳐진 샹 드 마르스 공원 끄트머리에 서 있는 에펠탑은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 때 구스타브 에펠의 설계로 세워진 탑이다. 높이 301m는 당시로서 세계 최고였고, 총 무게가 9700t으로 철 기둥을 잇는 리벳을 약 250만개는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우아한 파리의 거리와 어울리지 않는 ‘철골 덩어리’라며 맹비난을 받았고 소설가 모파상은 에펠탑의 모습이 보기 싫어 에펠탑 내의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다고 한다. 지금은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걸작으로 남았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파리시내는 너무 아름다워 먹먹할 정도다. 에펠탑을 배경으로 석양을 담는 것은 더 아름답고 어떠한 것이든 고통을 버텨낸 인내의 시간은 그만큼 값진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 세느강의 유람선을 타고 파리투어의 정점을 찍는 일은 꽤나 슬프기도 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곳을 홀로 본다는 죄책감이 들 정도였다.

# 아름다운 파리의 기억은 아픔으로
지금은 깊은 슬픔으로 관광객들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평화로웠던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에는 세계 각국의 멋쟁이들이 매력을 뽐내던 곳이다. 개선문은 프랑스군의 승리와 영광을 기념하기 위해 황제 나폴레옹 1세의 명령으로 건립된 것이다. 높이 약 50m, 폭이 약 45m에 달하는 웅장한 크기에 압도당한다. 여행자에게는 파리의 거리를 장식하는 관광코스이지만 프랑스 전쟁의 역사를 아로새긴 기념비적 건축물로 아름답고 웅장하기 이를 데 없다. 개선문에서 콩코르드 광장까지 일직선으로 뻗어있는 샹젤리제 거리는 파리 시내 최대의 번화가이다. 플라타너스와 마로니에 나무가 우거진 전체 길이 약 2km, 폭 약 70m의 거리에는 자유로운 거리의 댄서들도 만날 수 있고 명품 브랜드의 본사와 상점이 밀집해있어 쇼핑과 외식의 천국이다. 세느강의 유람선을 타고 파리투어의 정점을 찍는다. 그렇게 평화롭던 파리의 모습을 마음에 담아두고 싶었건만, 돌아온 후 듣게 된 무차별 테러 소식에 정말 마음이 참담하다. 문화적 다양성에 대해 그 어느 나라보다 관대하고 포용력이 있던 ‘관용(tolerance)의 파리’라 더욱 비극적이다. 세상의 그 어떤 생명도 테러에 의해 희생당하는 슬픔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테러에 지지 않기 위해 전 세계인이 똘똘 뭉쳐야 하는 이유다.


글·사진=조미정 기자


[저작권자ⓒ 울산종합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