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란?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5-07-08 16:12:52
  • -
  • +
  • 인쇄
재미있고 쉽게 배우는 경매이야기
▲ 최성조 (주)세븐에셋 대표이사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이란 동일인의 소유에 속했던 토지와 건물 중 어느 한쪽이 매매 등의 원인으로 그 소유자를 각각 달리하게 될 경우 건물을 철거한다는 특약이 없는 이상 건물소유자가 당연히 취득하게 되는 지상권을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이라 한다.


토지 건물 간의 성문법상의 법정지상권이 규율하지 못하는 부분을 이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이 커버하는 것이고 결국 성문법상의 법정지상권과 같은 결과를 갖는 것이다. 또한 그 건물은 건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한 무허가 건물이나 미등기 건물 등을 가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건물을 매수해 본인이 직접 살고 있거나 임대 등의 방법으로 수입을 얻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땅주인이 당신에게는 자신의 땅을 점유할 권한이 없다며 건물을 철거해 그 땅을 자신에게 인도하라고 요구한다면 건물주는 어찌해야 할까?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건물주가 주장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이다. 이는 다음의 3가지 요건이 충족되면 성립하는 권리로 관습법에 의해 건물 소유자에게 인정되는 지상권이다.


첫째, 토지의 소유자와 그 토지위의 건물의 소유자가 동일인이었을 것. 둘째, 토지와 그 위의 건물이 매매, 기타원인으로 각각 소유자가 달라졌을 것. 셋째, 토지 소유자와 그 위의 건물소유자 사이에 건물 철거에 관한 특약이 없을 것. 이러한 요건들을 충족하면 건물주에게 지상권이 인정돼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계속 사용, 수익할 수 있게 된다.


2003년 5월10일 甲은 경기도 어느 토지를 乙에게서 매수해 2003년 10월25일 자신의 소유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다. 그런데 그 토지 위에는 건물 한 채가 있었는데 그 건물은 2001년 1월4일 丙명의로 소유권보존 등기가 된 것으로 2001년 9월25일 丙의 채권자 丁의 가압류 등기가 있었고, 결국 2002년 8월16일 그러한 가압류에 기한 강제경매 개시 등기가 경료된 이력이 있다. 강제경매가 진행 중이던 2003년 10월27일 甲은 위 건물을 매수해 2003년 11월9일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다. 그러던 중 2004년 5월29일 위 건물은 다시 戊에게 매각돼 2004년 6월4일 甲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말소되고 戊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됐다. 이후 토지 소유자 甲은 戊에게 토지에 대한 점유권이 없다며 건물철거와 대지인도를 요구했는데, 이 경우 戊매는 법정지상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판례에 의하면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그 성립요건으로 토지와 그 위의 건물이 처음부터 원시적으로 동일인의 소유에 속하였을 것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 또한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그 목적물을 매수한 사람의 법적지위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절차상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는 때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즉 가압류등기가 경료됐을 때에 가압류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위의 사안에서와 같이 강제경매의 목적이 된 토지 또는 그 지상물의 소유권이 강제경매로 인해 경매절차상의 매수인에게 이전된 경우 토지와 그 지상건물이 동일인에 속했는가의 여부를 판단하는 시기에 대해 판례는 경매절차에 의해 소유권을 취득하는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는 때가 아니라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는 때’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이와 같은 판례의 논지를 위 사안에 적용해보면 우선 가압류에 기한 강제경매는 법정지상권의 두 번째 성립요건 중 소유자가 달라진 ‘기타원인’에 해당된다. 여기서 가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때는 가압류 등기가 경료된 2001년 9월25일이다. 그런데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에게 속했을 것’을 판단하는 시기를 만약 강제경매에 의한 매각대금이 완납되는 때를 기준으로 한다면 위 사안의 경우 甲이 건물을 戊에게 매각한 2004년 5월29일이 기준이 된다. 2004년 5월29일을 기준으로 하면 토지 소유자와 건물 소유자 모두 甲이 되므로 戊에게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해 건물 철거요구에 대항할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봤듯이 우리 판례는 매각대금을 완납하는 때가 아닌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는 때’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는 2001년 9월25일을 기준으로 판단해보면 토지 소유자 乙, 건물 소유자 丙으로 각각 그 소유자를 달리한다. 그러므로 결국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에게 속했을 것’의 요건을 만족하지 못하므로 戊에게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아 甲의 건물철거 및 대지인도 요구에 응해야만 할 것이다.


[저작권자ⓒ 울산종합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