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CCTV 설치, 아동학대 대안이 될까

김지은 / 기사승인 : 2015-02-12 14: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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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찬·반 논란
▲ 정부와 새누리당이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발표해 이르면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설치 의무화 방안에 대해 아동학대 사건의 적절한 대안인가를 두고 논란이 여전하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으로 정부와 새누리당이 어린이집에 폐쇄회로TV(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 어린이집의 21%(약 9000여 개)에만 설치돼 있는 것을 모든 어린이집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새정치연합 ‘아동학대 근절과 안심보육 대책위원회’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설치 의무화 방안에 대해 적절한 대안인가를 두고 논란이 여전하다.


찬성 “사고 예방차원 설치 필요”
반대 “아동학대와 별개의 문제”
보다 근본적인 제도 변화 시급


이르면 3월부터 시행될 CCTV 의무화
여야가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사실상 합의해 이르면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의 아동 학대를 뿌리 뽑기 위해 학대 사고가 1회만 일어나도 문을 닫을 수 있도록 하며, 보육 교사의 자격 요건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 번이라도 아동을 학대한 보육교사나 소속 어린이집은 영구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함께 법제화되며, 유치원에도 CCTV를 확대 설치하기로 제안됐다. 현재 60%인 유치원 CCTV 설치율을 올해 안에 80%로, 내년엔 90%까지 확대 예정이다. 또한 유아들이 다니는 학원도 아동 학대가 발생하면 곧바로 폐쇄하고, 학원장과 강사를 영구 퇴출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은 10년 전부터 국회에서 논의됐지만 보육교사 인권과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번번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고예방·불안감 해소 효과있는 CCTV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CCTV는 기본적·물리적 안전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자기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어린이들의 인권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CCTV 설치 의무화를 찬성하는 이들은 CCTV가 아동학대 사건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역할을 하며, 만약에 있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보육 상황을 볼 수 있게 라이브 앱 CCTV 설치를 원하고 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한 어린이의 어머니는 “CCTV가 의무화가 된다면 보육교사들은 CCTV 존재를 인식하게 돼 아동학대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들은 의사표현이 서투르기에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CTV 설치, 비실효성 대책이자 인권침해
CCTV 설치가 아동학대와 별개의 문제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발생한 어린이집 학대 사건 모두 CCTV가 설치된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울산시어린이집연합회 이춘우 회장은 “어린이집 CCTV 의무화는 아동학대의 적합한 대안이 아니다”며 “범죄시설에만 갖춰진 CCTV가 보편화가 많이 됐지만 어린이집 내부에 설치된다면 일하는 내내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어 보육교사의 스트레스를 증폭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대하는 이들은 일거수일투족을 CCTV로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 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 간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한 CCTV는 화장실 등 특정 공간에는 설치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도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화장실, 목욕실 등 개인 사생활이 침해당할 수 있는 곳에서는 CCTV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에 교사가 나쁜 마음만 먹으면 원내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오히려 지금보다 더 폭행을 교묘하고 악랄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이 터져 나오면서 어린이집 운영의 대안이 될 만한 ‘협동조합형’ 어린이집이 주목받고 있다.

울산 부모협동조합형 어린이집 ‘눈길’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이 터져 나오면서 어린이집 운영의 대안이 될 만한 ‘협동조합형’ 어린이집이 주목받고 있다.


울산 중구 ‘뜰에 어린이집’은 지난해 9월 비슷한 또래의 학부모 28명이 각각 150만원의 출자금을 내 협동조합형태인 어린이집을 개설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된 부모협동조합형 어린이집은 전국 최초로 설립됐으며, 현재 4개 반에 보육교사 6명, 28명의 어린이가 생활하고 있다.


이곳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벽지는 물론 점심과 간식을 친환경재료로 쓰며 무엇보다 거주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다.


뜰에 어린이집은 교실 4곳과 현관 입구, 야외 놀이터 등 총 8대의 CCTV가 설치돼 있으며 이와 관련된 자료는 학부모가 원할 경우 언제든 볼 수 있다. 또한 어린이집의 모든 창문은 밖에서도 볼 수 있도록 투명하게 만들어져 있다.


뜰에 어린이집 이정아 원장(사진)은 “우리 어린이집은 학부모와 함께 만들어가는 운영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다”며 “영리목적보다 학부모와 보육교사가 함께 아이를 안전하게 공동 양육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어린이집은 매월 정기회의를 통해 학부모들이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며, 수업 프로그램을 결정하기도 한다. 학부모들의 기부를 통해 외부강사 강의(음악·체육·영어·미술)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 중에 있다.


이 원장은 CCTV 의무화에 대해 “의무화가 시행된다면 학부모들은 CCTV에 의존해 보육교사를 판단할 수 있다”며 “의무화를 시행하되, 무작정 CCTV 자료를 볼 수 있는 시스템보다는 보육교사와 학부모들의 믿음과 신뢰가 생긴 다음 열람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와 함께 “학대사건이 생기는 이유는 교사 양성 제도의 잘못이라 생각된다. 보육교사의 자질과 품격을 판단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며 “또한 보육교사의 인권보장에 대한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심각한 아동학대로 인해 해결책으로 나타난 ‘CCTV 설치 의무화’는 인권침해 등의 문제로 논쟁이 한창이다. 지속적으로 CCTV라는 기계에만 맡겨둘 순 없으므로 보다 근본적인 제도 변화가 시급하다. 이에 CCTV 설치 의무화에 앞서 보육교사들의 자질 및 인성, 교육환경, 복지 등 근본적인 문제부터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글=김지은 기자
사진=정훈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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