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울산경제… 주력산업이 흔들린다

김종윤 기자 / 기사승인 : 2014-12-04 13: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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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울산 주력산업
▲ 대한민국 산업수도이자 ‘경제심장’인 울산의 주력산업이 침체되면서 한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잃어버린 한국경제의 미래를 찾기 위해서라도 울산산업의 내실화가 요구되는 시기다.

3%대의 경제성장률을 연속으로 기록하며 대한민국은 저성장의 블랙홀 앞에 근근이 멈춰 서있다. 특히 일본의 엔저 공세, 유럽 실물경기 침체, 유가 하락 등의 외부적인 요인과 내수경기 침체와 잦은 노사분규 등의 내부적인 요인으로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제조업이 치명상을 입었다. 대한민국 산업 수도이자 ‘경제심장’인 울산도 자동차·조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이 흔들리면서 위기감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잃어버린 한국경제가 미래를 되찾기 위해선 울산산업의 내실화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3대 주력산업 동반 침체로 미래 불투명
수출환경 최악에 내수침체 장기화 전망
노사화합·규제완화 등 특단 대책 절실


조선·자동차·화학업계 모두 ‘비상’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은 제조업이었다. 특히 자동차, 조선, 화학 등을 주력산업으로 삼은 울산은 2011년 전국 최초로 수출 1000억달러를 달성하는 등 어려운 경기침체 속에서도 경쟁력을 키웠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 확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여러가지 경기 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 내수·수출 부진 등이 겹치면서 울산의 제조업도 갈 길을 못찾고 흔들리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미국 등 주력 시장의 최대 경쟁자인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엔저를 활용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면서,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다. 실제 현대자동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1조6487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나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15분기 만에 최저치다. 같은 기간 완성차 판매량이 1.8% 증가했지만,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됐다.


조선 및 화학업계의 경우 그야말로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조선업계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1조2926억원, 3분기 1조9346억원의 영업손실을 더하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3조원을 넘는다. 또 4분기에도 저가수주분 제작이 이어지면서 간접비 부담 등으로 인한 플랜트 및 조선부문 자회사들의 수익 부진이 불가피해 보여 최악의 한해를 보낸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2011년까지 수출 1위 업종이던 정유·화학 업계도 유가 하락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요 감소 등으로 3년 만에 불황산업으로 추락했다.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1~3위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이 정제마진 감소 등으로 일제히 적자에 빠졌다.


노무 리스크, 기업 발목 잡는다
수출부진 등의 외부적인 어려움 말고도 ‘집안싸움’ 때문에 지역기업들의 위기돌파는 난항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해 재계 최대 이슈 중 하나인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사 간 마찰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지만 통상임금 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통상임금을 포함한 선진 임금체계 도입 문제를 논의하기 합의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원 23명이 지난해 3월 상여금과 귀향교통비, 휴가비 등 6개 항목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결과에서 법원이 노조의 손을 들어준다면 현대차의 경영환경에 또 다른 악재일 수밖에 없다.


장기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조선과 정유업계는 제대로 된 통상임금 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처한 현대중공업은 사측에서 통상임금 확대를 제안을 했지만 노조는 파업 절차에 들어갔다. 고강도 인사개혁을 통해 임원 81명을 정리해고 하고, 과장급 이상의 직원에게 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사측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여전히 파업을 빌미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정유업계에선 가장 빨리 협상을 시작한 SK이노베이션 노조가 교섭 중단을 선언하며 교착 상태에 빠졌고, S-OIL 등은 10월에야 올해 임·단협 교섭을 시작해 아직 갈 길이 멀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해 노사 관계의 핵심 현안이었던 통상임금 문제가 올해도 기업 경영의 최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전원합의체를 구성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내놨지만 현장의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대법원 판결 이후 대화와 타협보다는 제3자의 판단에 기대면서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되는 현상이 빚어져, 지난해 6월 말 기준 70여 건이던 통상임금 관련 소송 건수가 현재 3.5배인 250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울산 경제의 버팀목은 제조업이었다. 하지만 일본의 엔저공세, 유가하락, 노사분규 등의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그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체질개선 필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조업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히트 삼품’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 세계인이 애플하면 ‘아이폰’, 도요타하면 ‘캠리’를 머리에 떠올리지만 현대차를 대표하는 ‘아반떼’의 경우 깜짝 베스트셀러는 될 수 있지만 스테디셀러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시장의 경우 환율탓이 크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를 대표할만한 ‘히트 상품’이 없다. 원천 기술 경쟁력 차이도 여전하다. 같은 배기량의 엔진을 기준으로 할 때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연비가 국산 차보다 월등히 좋다. 엔진 자체의 출력에도 큰 차이가 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의 디자인이나 시스템분야에서는 일본 업체가 치켜세울 정도로 국산차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하지만 완성차의 경쟁력인 소재 경량화나 친환경차와 관련한 원천 기술 확보 등은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과 화학업계는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해 보인다. 이 산업들의 경우 모두 공급과잉 현상에 처해있어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전제되지 않으면 회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역기업들 모두가 ‘위기가 곧 기회’라는 인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독보적인 기술을 가진 ‘수소연료전지차’를 통한 혁신을 준비하고 있고, 현대중공업 역시 인사개혁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울산시 역시 기존 주력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여러가지 산업을 발굴하고자 기업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에 따라 창조경제 키워드를 바탕으로 테크노 산단 조성, 동북아 오일허브를 통한 금융산업 전진 기지화 건설 등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만이 가진 최대 장점인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정책변화와 산업 육성방향을 적절하게 파악해 주력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쟁력 향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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