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이 살찌는 힐링 여행… 순천에 빠지다

김종윤 기자 / 기사승인 : 2013-12-11 14:36:27
  • -
  • +
  • 인쇄
순천


▲ 갯벌과 철새들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계의 보고인 순천만의 낙조는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순천여행은 자연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는 힐링여행지로 제격이다.

생태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순천만
낙안읍성ㆍ선암사 등 문화유산 풍성
전통과 문화, 자연이 주는 설렘 ‘최고’


일주일을 하루처럼, 한 달을 일주일처럼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이면 누구나 고즈넉한 자연 그대로의 멋을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나만의 힐링 여행을 꿈꿀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월화수목금금금…’ 그래도 1년을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주는 선물을 주고자 떠난 작은 쉼표 같은 ‘순천여행’은 몸과 마음에 큰 휴식을 선물해 주었다. 특히 순천만의 낙조(落照)를 기다린 2시간은 최고의 힐링으로 남았다.


갈대의 노래소리… 그리고 낙조
순천여행에서 한 곳만 추천하라고 하면 누구나 순천만을 꼽을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온전하게 보전된 연안습지 중 하나인 순천만은 갯벌로는 국내 최초로 람사르(Ramsar Convention)협약에 가입함으로써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곳이다.


순천만은 22.6㎢의 갯벌, 5.4㎢의 갈대 군락지, 220여 종의 철새, 갯벌에서 살아가는 120여 종의 식물을 자랑하는 생태계의 보물 창고로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 최고의 운치를 자랑한다.


광활한 갯벌 순천만에 서면 누구나 바람이 된다. 하늘을 지붕으로 작은 섬과 나지막한 산을 받치고 있는 갯벌은 멀리서 보면 나른할 만큼 한산해 보이지만 그 어느 곳보다 생명력이 넘쳐흐른다. 잠깐만 발길을 멈추고 시선을 낮춰 다가서면 짱뚱어, 게, 갯지렁이, 꼬막, 낙지, 조개 등 건강하고 깨끗한 순천만의 터줏대감들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을 한눈에 조망하려면 동쪽에 위치한 나지막한 용산의 전망대로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로 가기 위해 갈대 사이로 조성된 나무데크를 거닐다 보면 양 옆으로 펼쳐진 갈대밭이 장관이다. 입구에서 왕복 2시간 거리인 용산전망대에서 서면 드넓게 펼쳐진 갯벌이 두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용산전망대에서는 일출과 낙조를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어 일년내내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이다.


하구의 갈대밭 한편에 위치한 불그스레한 칠면초 군락지도 또 다른 볼거리다. 이곳에는 흑두루미ㆍ재두루미ㆍ황새ㆍ저어새ㆍ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 희귀조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조류 11종이 날아들어 세계 습지 가운데 희귀 조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또 도요새ㆍ청둥오리ㆍ혹부리오리ㆍ기러기 등을 포함해 약 230종의 새들이 이곳 순천만 일대에서 월동하거나 번식하고 있다.


용산전망대에 올라 플랑크톤에서 조개, 새들에 이르고 마침내 인간에 이르는 먹이사슬의 질서가 어우러지는 갯벌과 철새들이 조화를 이룬 순천만의 낙조를 담는 순간은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으로 남았다.


시간이 멈춰 더욱 그리운 ‘낙안읍성’
순천여행의 두 번째 코스는 조선시대 도시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낙안읍성으로 1410m 규모의 석성과 선조들의 정취가 살아 있는 280여 동의 초가집과 객사, 관아, 동헌 등이 온전하게 보전돼 있다.


조선 성종 때 펴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전국에 179개의 읍성이 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낙안읍성이 유일하다. 전북 고창읍성과 충남 해미읍성이 보존 혹은 복원됐어도 성 안에 주민이 실제로 살고 있는 곳은 낙안읍성이 유일하다.


그래서인지 오봉산과 금전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의 사람내음은 어머니 품 속처럼 아련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타임캡슐을 타고 조선시대의 살아있는 읍성으로 돌아가듯 옛 생활을 실감하게 되는데, 특히 남부 지방의 독특한 주거양식인 툇마루와 부엌, 토방, 지붕, 섬돌 위의 장독, 이웃과 이웃을 잇는 돌담 안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어렸을 적에 동네친구들과 술래잡기 하며 뛰놀던 고향을 떠올리게 해 어른 세대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옛 역사를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 초가지붕 위 익어가는 호박,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빨래가 널려 있는 소박한 마당을 보고 있자면 과거로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그 시절의 정감 그대로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민박은 고급 펜션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아련함과 정다움이 있다.


낙안의 뜻인 풍요로운 땅에서 만백성이 평안하다는 의미를 알려면 읍성둘레의 성벽을 걸어야 한다. 특히 서문인근의 성곽정상에서 바라보는 낙안읍성의 모습은 옛 정취를 한 번에 일깨워 준다.


자연과 어울림을 표현한 ‘선암사’
마지막으로 발걸음을 옮긴 곳은 태고종 본산인 천년 고찰 선암사다. 선암사 초입에서 일주문에 이르는 숲길을 걷다보면 일곱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올라갔다는 승선교와 강선루를 만나게 되는 그윽한 곳으로 이곳을 찾는 모두에게 여유를 선물할 것이다.


신라 말기인 서기 875년 창건된 사찰로 그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사연과 문화재를 품고 있는 선암사는 호남의 중심 사찰로 수많은 승려들이 머무르며 수도하는 도량이다. 사찰에 이르는 길은 사시사철 다양한 수목이 호위하는 보석 같은 산책로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 홍매화와 단풍숲길, 야생 차밭과 야생화 단지는 호젓하게 사색할 수 있는 운치를 더해준다. 무엇보다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한 선암사 해우소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로 마음 속 번뇌와 망상까지 비우게 해주며 순천 여행에 마침표를 찍어줬다.

글·사진=김종윤기자



[저작권자ⓒ 울산종합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