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에, “자연, 널 만나러간다”

석현주 / 기사승인 : 2013-07-04 10: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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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테마식물수목원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처럼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고문으로 괴로운 오늘을 낳곤 한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면 오늘 부는 바람이나마 제대로 느껴 보리라. ‘내려놓기’ 버튼을 누르고 주전으로 향했더니 칵테일 ‘블루 사파이어’가 온통 엎질러진 주전해변과 봉대산의 구불구불한 산길 속 시원한 산바람을 선물로 얻었다. ‘공해도시 1번지’라는 울산 동구의 오명을 벗고 남부권 최고의 산림휴양 공간을 자랑하는 이곳. ‘울산테마식물수목원’에서 푹푹 찌는 무더위를 잠시 내려놓고, 시원한 나무 그늘에 몸을 맡겨보자.

우리나라 자생식물 비롯해 1500여 종 식물
체험동물원, 토피어리교실 등 체험활동 ‘다채’
지역민의 휴식 공간에 식물들의 보존지 역할


#20가지 테마로 꾸며진 자연생태학습장
도심에서 막혔던 숨을 토해내고 왼쪽 길로 굽어 들어가니 길은 외길이고 양옆으로 울창한 숲이 수목원에 다 닿았음을 알린다. 식물원과 수목원. 흔히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정반대의 개념이다. 수목원은 자연 그대로의 수목에 들어가 즐기는 것이지만 식물원은 그중 우리 눈을 즐겁게 하는 것들을 가꾸고 꾸며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식물원과 수목원이 합쳐진 ‘울산테마식물수목원’은 총 면적 30만9794㎡으로 2004년 8월에 개장했고 유실수원, 장미원, 단풍원, 쉼터(육각정), 무궁화원, 활엽수원, 한반도테마정원(수생식물원), 체험동물원, 관목원, 등나무쉼터(어린이놀이터), 암각화폭포원, 천연잔디광장, 조각공원, 침엽수원, 화목원, 배롱나무원, 민속놀이체험장, 전시온실, 갤러리, 전망대, 산림욕장등 20가지의 테마로 꾸며져 있다.

이곳은 교목류 250여 종, 관목류 350여 종, 초화류 600여 종, 야생화 및 기타 300여 종 등 1500여 종 이상의 식물과 파충류, 조류 등으로 조성돼 있어 다양한 수종의 식물과 동물을 만날 수 있는 자연생태학습장이다.

#자연환경 최대한 보존… ‘똑똑한’ 수목원
낯선 사람에게 이질감을 느끼듯 우리는 자연에서 이토록 멀리 와있던 것일까. 수목원에 들어서자 기이하게 몸을 틀며 닿을 듯 말 듯 제각각의 가지를 뻗고 있는 무성한 소나무들과 솔잎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참 낯설게 들려온다.

식물원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200여 종의 장미가 반갑다며 손님을 맞는다. 아름답게 수놓인 ‘장미원’,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탁본으로 제작해 폭포와 함께 조성한 ‘암각화 폭포원’ 등 이곳은 각각의 의미를 담은 테마공원들이 유독 눈에 띈다. 특히 이색적인 것은 한반도 지도를 입체적으로 모형화한 ‘테마정원’으로 남해, 동해, 서해를 작은 호수로 꾸미고 제주도까지 찍어낸 위트가 돋보인다.

이처럼 ‘울산테마식물수목원’은 기존 생태림을 이용한 친환경적인 식물수목원을 조성했고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토대로 한 자연생태계의 회복과 기존 위락시설 위주의 타 지역 식물원과 차별화시켜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하고 고려한 통합적이며 체계적인 식물수목원이다.

또 울창한 송림 속에서 그윽한 향기와 신선한 공기(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시며 맨발로 황토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고 피로에 지친 심신에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살아 움직이는 ‘교실’이다
이곳은 자연을 느끼고 즐기는 것을 넘어 체험동물원, 토피어리교실, 화분꾸미기 등 다양한 학습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과 체험활동까지 제공한다. 그래서인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견학 나온 단체 학생들로 북적였다. 아이들에게 수목원을 소개하고 있던 조경기사 장진기(27)씨는 “신기한 식물들과 나무열매의 모습도 아이들에게 신선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동물들과 어울리고 체험활동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더욱 만족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곳에 있는 파충류체험관에서는 책에서만 보던 신기한 알비노비단구렁이, 비어드드래곤, 설가타육지거북 등 50여 종의 다양한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에 대해 전문 사육사의 설명을 직접 듣고, 보고, 만질 수 있다.

파충류체험관을 지나 ‘천연잔디광장’에 닿으니 흙과 풀잎 향에 취해 밀려왔던 노곤함은 금새 사라지고, 녹색의 청량함에 마음속 깊이 숨어있던 에너지가 솟구친다. 앞으로도 ‘울산테마식물수목원’이 울산시민의 휴식공간인 동시에 식물들의 보존지로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수목원을 떠나왔다.

글=석현주 기자/사진=조창훈 기자/울산테마식물수목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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