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 아홉소리, 오감을 입다

조창훈 / 기사승인 : 2012-11-29 16: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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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의 소리 9경

올해 바다와 친환경을 컨셉으로 개최된 여수 엑스포의 주제곡은 아이유의 ‘바다가 기억하는 얘기’란 노래였지만 사람들은 사실 여수엑스포와 전혀 상관없이 발표된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를 더 쉽게 떠올렸다.

여수엑스포가 개최되기 얼마전 발표됐지만 이 노래는 여수 엑스포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수 엑스포 주최측 역시 아이유보다 버스커버스커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 버스커버스커 초청해 공연까지 따로 진행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수밤바다’라는 노래가 가진 낭만적인 이미지가 그대로 여수에 녹아들었고,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 여수를 한번쯤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었다.

과거 단순히 휴양이나 보기만 하는 관광은 옛말이 됐다.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마련하는 것도 분명 중요하지만 그 관광지를 떠올리게 하는 확실한 이미지 구축은 더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이미지 구축을 통해 사람들에게 여행가고 싶다는 환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곳에 가면 어떤 낭만이 있을 것이라는.

이런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볼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과의 결합을 통해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얼마 전 울산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동구청이 올해 초 부터 동구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한 소리를 발굴해 ‘동구의 소리 9경’을 발표했다. 이에 동구의 소리를 상징할 수 있는 기존의 시와 노래 등 ‘동구의 소리 9경’을 테마로 한 콘서트도 개최하고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확보, 관광상품화 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마골산의 자연 그리고 오카리나
제46회 처용문화제 ‘동구의 소리’ 콘서트에서 오카리나 연주가 김천 씨는 ‘마골산의 자연’을 주제로 동축사 새벽종소리, 마골산의 숲소리, 옥류천 계곡 물소리를 상징하는 오카리나 연주곡을 선보였다.

동축사 새벽종소리(축암효종 竺菴曉鍾)는 아름다운 동구의 소리 1경이다. 첫 닭이 홰를 친 뒤 여명과 동시에 동축사에서 울리는 새벽 종소리는 멀리 방어진까지 울려 퍼져서 많은 사람들이 새벽 예불을 드리기도 하고, 때를 맞춰 들일을 나가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온 누리의 새벽을 깨우고 있다.

동구의 소리 2경은 마골산 숲 사이로 흐르는 바람소리다.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산으로 계곡마다 전설과 이야기가 살아 숨 쉬고 있는 동구의 대표적인 산인 마골산의 바람소리로, 짙은 초록이 깊은 청정 동구를 상징한다.

옥류천 계곡 물소리(옥동청류 玉洞淸流)는 동구의 소리 3경으로 마골산 계곡인 옥류천을 타고 흐르는 맑고 청아한 물소리로 산행의 청량감을 더해 준다. 한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겨우내 꽁꽁 얼었던 옥류천 계곡물이 녹으면서 졸졸 흐르는 소리가 마치 옥구슬이 구르는 소리처럼 청명하다.

#역동의 현대중공업 담은 벨리댄스
‘동구의 소리’ 콘서트에서 박은진 밸리댄스팀은 ‘역동의 현대중공업’이라는 주제로 선박엔진소리와 신조선기적소리를 상징하는 밸리댄스 공연을 선보였다.

동구의 소리 4경은 자랑스런 ‘현대중공업 엔진소리’이다. 1972년 울산의 작은 어촌 마을인 동구 미포만에 정착한 이후 조선소 담장을 넘어 들려오는 엔진소리는 동구 사람들의 심장 박동소리와 같이 경쾌하다. 바쁘게 돌아가는 기계들과 망치 소리,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이 소리에는 세계 최대 조선해양 도시로 성장한 동구 사람들의 자부심과 삶의 내음이 묻어있다.

조선소가 생긴 이래 동구의 바다에는 이제껏 듣지 못한 새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조선소에서 만든 배들이 첫 운항을 할 때 내는 뱃고동소리로, 바다를 울리고 사람들의 귀를 울리며 더 먼 바다를 향해 나아간다. 동구 사람들의 동경과 새로운 꿈을 담아서…. 이소리가 동구의 소리 5경인 ‘신조선출항 뱃고동소리’이다.

#구원의 소리… 천상의 소리
테너 김명재 씨는 ‘동구의 소리’ 콘서트에서 ‘울기등대와 대왕암’을 주제로 가곡 ‘대왕암 송림’과 ‘등대지기’를 노래했다.

동구의 소리 6경은 울기등대 무산소리(구원의 소리)이다.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선박들의 든든한 파수꾼이 된 울기등대의 해무가 짙게 깔린 날 대왕암 송림에 둘러싸인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또 깊은 정적을 헤치고 들려오는 등대소리는 천상에서 들려오는 구원의 소리인 듯 깊은 여운을 남긴다.

기암괴석과 송림 등 천혜의 경관을 지닌 동해의 절경인 대왕암공원에는 또 하나의 비경이 있다. 바로 울산교육연수원 아래에 있는 몽돌해안이다. 대왕암과 고동바위를 사이에 있는 대왕암공원 몽돌해안에는 오랜 시간 파도에 깎여 만들어진 몽돌이 있다. 잡으면 미끄러질 듯 윤기 나는 몽돌 사이로 들어왔다 빠져 나가는 파도소리는 천상의 소리인 듯 더없이 감미롭고 몽환적이다. 이 소리가 동구의 소리 7경 ‘대왕암 몽돌 물 흐르는 소리’이다.

#슬도의 노래 그리고 주전바다를 읊다
가수 양하영 씨와 시노래패 ‘울림’은 ‘파도가 전하는 슬도이야기’ 주제로 ‘슬도의 노래’를 들려줬고, 시낭송가 구경영 씨가 시 ‘주전바다’를 잔잔하게 읊었다.

동구의 소리 8경인 슬도 명파는 바위 구멍 사이로 드나드는 파도 소리가 마치 거문고 소리처럼 구슬프게 난다는 유래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드라마 촬영지로 소개돼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으며, 최근 예술의 섬으로 재탄생하면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슬도에 파도가 휘몰아칠 때 나는 파도소리는 동구의 옛 절경 12곳을 일컫는 방어진 12경 가운데 하나로도 꼽힌다.

마지막 동구의 소리 9경은 주전해변 몽돌 파도소리이다. 주전은 땅의 색깔이 붉다는 뜻으로 실제 마을 대부분의 땅 색깔이 붉은색을 띠고 있다. 울산 12경 중 하나인 주전 해안은 동해안을 따라 1.5km의 해안에 직경 3~6cm의 새알같이 둥글고 작은 까만 자갈(몽돌)이 길게 늘어져 해변으로 파도가 지날 때 마다 ‘자그르륵~ 자그르륵’ 하는 신비로운 소리가 난다. 또 주변 노랑바위, 샛돌바위 등 많은 기암괴석도 눈을 즐겁게 해준다.

조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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