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일천미터 천황산 하늘길, 10분만에 ‘활짝’

조미정 기자 / 기사승인 : 2012-11-07 17: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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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물론 평일이라도 4~5시간 대기는 기본이다. 한마디로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는 대박이 났다. 요즘 밀양사람들은 입이 귀에 걸려있다. 3~4일 치러진 밀양 얼음골 사과축제와 더불어 밀양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지난 9월말 개통한 케이블카 덕분이다. 밀양 사람들이라고 반대하지 않았겠는가.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들의 혹독한 반대에 시달려야 했다. 산고 끝에 개통된 케이블카는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내유일의 4선교주식(왕복식)으로 만들어졌다. 국내 최장거리로 선로 길이만 1.8km에 달하며 상부 역사까지 1020m를 단숨에 올라가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 탑승인원은 70명이지만 현재 승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고려해 50인승으로 운행하고 있으며 초당 4m의 속도로 움직인다. 두대의 케이블카가 상행선 하행선을 왕복하므로 승객들의 대기 시간은 길 수밖에 없다. 어딜 가든 개업발이 있는 편이지만 가을 단풍철에 맞물린 시즌개장과 각종 코스를 스토리처럼 엮어놓은 아이템은
한번쯤은 타 봐야지 생각이 들게 할 만큼 호기심을 자극한다. 밀양의 대박에 배가 아픈 울산은 신불산 케이블카에 어떤 해답을 내놓아야 할까.

하늘에서 바라보는 가을 단풍, 감탄사 연발
평일 4~5시간 대기, 주변 상권 즐거운 비명
신불산 케이블카와 연계방안 지금도 늦지 않아


# 영남알프스를 연결한 천혜의 상하부 역사
평일 이른 오전. 주차장이 벌써부터 북적인다. 케이블카 탑승장까지 차가 올라가지만 하부 공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훨씬 여유롭게 주차할 수 있다. 케이블카 탑승장까지 걸어가는 것도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딱 좋다.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나무를 보는 것은 기본이고 아기자기한 먹을거리와 토속 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눈으로만 찜해놓고 도착한 케이블카 역사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댄다. 이들의 머리 위로 네모난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풍경은 사뭇 신기하기까지 하다. 대롱대롱 매달린 네모상자가 일천미터 고지를 향해 서서히 출발하는 광경이란.

매표소의 시각을 보고는 더 놀랜다. 오전 10시경 매표를 하면 3시경 쯤 상행선을 탈 수 있다고 알려준다. 여기까지 와서 케이블카를 못 타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머리 위 케이블카를 쳐다보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혼자 오신 분~” 점잖은 할아버지들이 표 한 장을 흔든다. 밀양지역 교장선생님 모임에서 케이블카 답사를 오셨는데 한분이 도착하지 않으신 게다. 기자는 단돈 500 원의 웃돈으로 도착과 동시에 탑승이라는 행운의 암표를 구입했다.

8시30분부터 매표가 시작되는데도 새벽 6시부터 표를 사기 위해 대기했다는 밀성 여자중학교 김윤기 교장선생님 일행은 “많은 지역민들이 처음엔 반대를 했지만 막상 만들어 놓고 보니 상권이 살아나니까 오히려 지금은 반기고 있다”며 “모든 사업엔 호불호가 따르는 법이니 추진하는 사람들이 현명한 결정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곳 요금은 성인기준 왕복 탑승료가 9500원, 소인은 7000원이다. 편도는 성인 7000원, 소인 5000원이다. 편도표도 인기 있는 이유는 상부와 하부 승강장에서 이어지는 주변 주요산과 각종 등산로 덕분이다.

상부승강장에서는 천황산(1시간), 재약산(1시간30분), 능동산(1시간), 신불산(3시간30분), 간월산(2시간30분), 사자평억새(1시간30분) 쪽으로 얼마든지 등산이 가능하다. 하부승강장에서는 가지산(3시간), 운문산(3시간), 백운산(2시간30분)까지 마음만 먹으면 영남알프스를 끼고 있는 모든 산들을 거쳐 갈 수 있는 절묘한 위치에 상하부 역사가 위치해 있는 것이다. 밀양은 그야말로 천혜의 영남알프스를 자유자재로 누빌 수 있는 케이블카를 완성시킨 셈이다.

# 지상 일천 미터 하늘정원, 바람이 분다
초속 4m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워낙 규모가 크고 장시간 탑승이라 처음엔 아찔한 기분마저 든다. 눈 아래 펼쳐진 숲은 서서히 가을 낙엽으로 옷단장을 시작하고 버스 안내양처럼 요지를 설명하는 안내원의 친근한 밀양사투리에는 훈훈한 웃음이 터지는 광경이 연출된다. 밀양 제일고 유희진 양은 “하루 종일 케이블카 안에 있지만 승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케이블카에 대한 기억을 안고 가면 좋다”며 예쁜 미소로 “감사합니다~”를 연발한다.

각종 산은 말할 것도 없고 밀양 주변의 관광지도 빼놓을 수 없다. 표충사와 얼음골, 영남루와 호박소, 표충비와 기회송림 등 각종 관광지의 역사와 유래를 설명하는 안내원의 멘트도 친근하다. 어느새 도착한 상부 승강장은 마치 하늘에 온 기분이다. 하늘정원이라 명 한데는 다 이유가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엔 밀양시가 한 눈에 조망된다.

호랑이 모양의 백호바위는 물론 각종 명소까지 여기가 땅인지 하늘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근사한 바람이 분다. 아기자기 조성해 놓은 나무 데크와 벤치에서는 삼삼오오 기념사진을 찍거나 도시락을 먹는 등산객들이 눈에 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왔다고 해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 법은 없다. 어디든 사통팔달, 어느 지역으로 하산할 것인지 결정만 하면 될 일이다.

다만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간다면 하행시간을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기인원이 많으면 언제 1000m 고지에서 땅으로 내려올지 모를 일이다. 하행선에서 내려다 본 하부 승강장 안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케이블카를 목이 빠져라 쳐다보고 있다. 이들도 국내 최장 케이블카의 맛을 상상하며 입맛을 다시고 있을 터이다.

# 울산, 하늘 길 관광사업 고민해야
케이블카 역사 주위의 상인들은 요즘 함박웃음이다. 케이블카가 들어선 이후 평일은 두배 이상, 주말은 서너배 이상 매출 상승효과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밀양의 대박에 울산은 뒤늦게 발동이 걸렸다.

울주군 6개 읍·면을 대표하는 주민단체가 1000m 이상 산봉우리가 연결된 영남알프스에 케이블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달라고 발 벗고 나섰다.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자며 서울주발전협의회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울산의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현재 민간 투자사업으로 진행되면서 흐지부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밀양이나 울산이나 환경단체의 반발은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지만 밀양은 반발을 무릅쓰고 자치단체가 사업을 강행했고 울산은 민간 투자로 전향되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사업체의 발목이 묶인 상태다.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환경단체의 우려는 당연하다. 하지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고산이 명소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절경을 볼 수 있고 더불어 지역경제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묘책과 설득방안이 절실하다.

김윤기 교장선생님의 지적처럼 어떤 사업이든 호불호와 작용 반작용이 존재하는 법이다. 어떤 것이 넓게 봐서 지자체의 이득과 연계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와 연계한 관광사업 개발도 하나의 묘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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