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말 테마파크' 부산경남경마공원

조미정 기자 / 기사승인 : 2012-10-18 1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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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재미와 쉴 틈 없는 볼거리 자랑

38만평, 국내 최대 규모의 ‘말 테마파크’
말 수영장 등 다양한 馬 체험프로그램 인기

#부산과 김해의 든든한 재정 버팀목
일단 도착과 함께 그 규모를 가늠하지 못하는 광활함에 압도된다. 부산경남경마공원(본부장 이종대)은 부지 넓이가 38만평으로 서울과 제주경마공원보다 큰 국내 최대 규모의 말 테마파크를 자랑한다. 지난 2001년 7월 착공해 2004년 12월 준공했으며 총 462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축구장 200개를 지을 수 있는 규모로 딱 잘라 19만평씩 부산과 경남 김해시가 반반 소유하고 있다. 두 시·도가 붙어 있어 지방세와 레저세 모두 반반 납부하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지난해 약 2200억원을 납부해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은 두말하면 입이 아프다. 경마장하면 떠오르는 것이 담배를 입에 문 아저씨들이 경마 정보지를 손에 쥐고 전광판이나 트랙에서 소리를 질러대는 모습이 아니던가. 그러나 부산경남경마공원에는 두 얼굴의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다. 경마에 집중하고 있는 그들이 있다면 경마공원에 놀러온 엄청난 규모의 가족단위의 방문객에 놀라게 된다. 이곳은 경마에만 올인 하는 곳이 아니라 휴식과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거대한 가족 공원이 된 것이다.

# 1억2천만원, 미니 말 바우의 도도함
“말이 수영을 한다고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놀라운 장면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체험프로그램 가이드의 말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깊이가 4m인 수영장에 목줄을 맨 말이 서서히 유영하기 시작했다. 용케 코를 물 위로 낸 체 숨을 쉬어가며 잘도 물살을 갈랐다. 여기저기 플래시가 터졌다. 하지만 플래시는 예민한 말을 자극할 수 있다.

말에게 수영을 시키는 이유는 훈련과 치료의 목적이라고 한다. 지상훈련은 관절에 무리가 가지만 물 안에서는 심폐 능력과 지구력이 향상된다. 50m 길이의 수영장을 한바퀴 돌 때 드는 힘이 지상에서 1400m를 전력 질주할 때 드는 힘과 맞먹는다고 하니 정말 귀한 장면을 목격한 셈이다.

이곳 부산경남경마장에 있는 경주마들의 평균 가격은 3000~4000만원. 보통 경매가로 매겨지는데 아무나 마주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마주 등록은 재산이 10억원 이상 있는 사람들만 할 수 있고 이곳에 위탁해 키우는 비용이 월평균 160만원+α 씩 든다고 한다. 혈통의 스포츠인 만큼 홍삼가루나 도라지 엑기스 등 각종 보약을 먹이는 것은 물론이고 물 값만 월 40만원이 넘게 드는 말도 있다고 한다.

46개동에 약 1000마리의 말들이 있는 마사에는 각종 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생각보다 큰 키와 덩치에 겁을 먹는 아이들도 있지만 콧잔등을 쓰다듬고 각설탕을 직접 먹여보며 어느새 친근함을 느낀다. 말똥 냄새와 날파리가 날아다녀도 말 구경 삼매경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바우라는 이름의 하얀 미니 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말이다. 느릿느릿 걷는 폼이 제법 거만했는데 가격이 1억2000만원으로 이곳에서 가장 비싸다고 한다. 제 몸값을 아는지 도도함이 잔뜩 묻어난다.

경마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36명의 내외국인 기수는 성별의 제한은 없지만 신체 제한은 엄격하다. 키 168cm 이하 몸무게 48kg이하여야 기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몸무게 때문에 기수가 될 수 없었다는 가이드 하가흔 씨의 말에 참가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천고마비, 달리는 것은 말뿐이 아니다
부산경남경마장은 2002년 아시안게임 때 승마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조성 의미를 공고히 했다. 각종 승마경기는 사전 신청 아래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매주 금요일과 일요일엔 실제 경마가 진행되며 토요일은 서울경마와 제주경마를 중계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매주 금토일 실시되는 견학프로그램은 말 수영장과 마사, 동물병원 등 희귀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 신청자가 폭주해 사전 예약이 필수다. 드넓은 공원에는 각종 놀이 시설들이 가족단위의 방문객을 한시도 심심하게 만들지 않는다.

더비랜드와 포니랜드에서는 슬레이드힐과 바운싱돔, 미니축구장과 놀이터, 바닥분수가 아이들을 유혹하고 호스토리랜드에서는 각 국가별로 말과 관련된 각종 체험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승마시뮬레이터에는 아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호스아일랜드에는 현장접수를 통해 꽃마차와 이색바이크도 탈 수 있으며 풍류정과 사랑의 데크, 장미원 등 많은 볼거리와 편안함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에코랜드에는 순수 제작비가 7억원이 들어간 청동마상과 바람의 정원, 전망대까지. 이곳을 다 돌아볼라치면 제법 다리가 아플 정도다.

굽이 낮은 운동화는 기본이고 맛있는 점심과 먹거리를 가져가는 것은 애교다. 군데군데 가족들이 쉴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 데크들이 풍부하게 설치돼 있어 음식을 싸와 돗자리 위에서 하루를 보내는 가족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종대 본부장은 “지난해 약 2200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해 경남도 세입의 7.7%, 부산시의 5.2%에 해당되는 지역재정에 큰 역할을 했다”며 “이익금은 지역사회 환원사업과 공원화 사업에 집중해 국내 최대의 말 테마공원으로 국내최대의 명소가 됐다”고 강조했다.
1년 내내 펼쳐지는 다양한 계절별 축제와 볼거리, 놀거리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경마가 진행되는 금토일에는 성인기준 1000원의 입장료를 받지만 평일은 무료다. 몇 년 전 추진 의사를 타진했던 울산화상경마장이 시민편의시설이나 공원화 계획 없이 단독으로 들어설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깨닫게 해 준 문화적 충격이다. 천고마비, 달리는 것은 말뿐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도 함께 달려야 하는 이 가을, 가족들과 경마공원 나들이 한번 계획해 보면 어떨까.

글·사진=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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