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마을로 떠난 문화 산책

신유리 / 기사승인 : 2012-09-20 10: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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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신화마을... 그리고 문화주간

굽이굽이 가파른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늘어선 노후 주택의 담장이 형형색색의 벽화로 가득 찼다. 붓과 물감으로 정성스레 그려진 그림만큼이나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얼굴에는 알록달록한 색이 입혀지고, 나이 지긋한 중년부부 또한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 삶의 고단함을 씻어낸다. ‘새롭게 화합해 잘 살자’라는 뜻을 지닌 울산의 대표적인 산동네 ‘신화(新和)마을’은 그렇게 담장과 지붕 곳곳에 새겨진 다양한 테마의 벽화들로 예술인들의 마을임을 알려준다.

1960년대 당시만 해도 매암동 일대에 석유화학공단이 조성되면서 형성된 철거 이주민촌이던 이 마을에 예술인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2년 전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0 마을미술 프로젝트’에 선정돼 마을 자체가 고래를 주제로 한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이같은 신화마을이 신화예술인촌으로의 변화 덕에 지난해 상영된 영화 ‘고래를 찾는 자전거’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특히 지난 13~18일까지는 ‘문화로 디자인하다’란 주제 아래 열린 ‘제1회 울산남구 문화주간’ 배경지가 됐다.

문화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남구청(구청장 김두겸·사진)으로서는 신화예술인촌을 바탕으로 한 이번 ‘문화주간’ 행사가 남다르다. 더욱 발전된 문화남구로서의 대내외 위상을 갖추기 위한 첫 시도인 셈이기 때문이다.

13일 신화예술인촌 내 박씨제실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6일동안 지역작가들의 작품 30여점이 전시되는 ‘제3회 지붕없는 미술관 전시회’가 마을미술관에서 개최됐고, 문화주간동안 시화전이 이어지며 전시된 작품은 이후 남구 관내 버스승강장 50개소에 부착됐다.

이는 마치 “미술이 캔버스 속에만 있으랴” 되묻는 듯 생활 속으로 들어간 그림들이 필연적인 귀결처럼 주변 사물과 잘 조화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무릎을 치게 만든다. 이어 14일에는 관내 유치원 및 초등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제2회 신화예술인촌 어린이 사생대회’를, 15일에는 남구문학회가 주관하는 ‘제1회 울산남구 백일장’을 개최했다.

이와 함께 17일 초청강연회를 열고, 18일에는 문화예술발전의 현황과 과제를 되짚어 보고 발전 방향을 논하는 학술대회도 열어 남구 문화의 현 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이밖에도 행사 기간에 골목음악회와 숲속음악회 등 문화콘서트도 함께 진행해 관람객들이 ‘문학과 음악의 환상적인 만남’을 엿볼 수 있도록 펼쳐졌다. 이미 유명한 관광명소지만 마을을 터로 잡은 첫번째 문화행사에 손님맞이로 분주했던 이곳 토박이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에도 덩달아 웃음꽃이 핀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고양이 가족도 처음 보는 방문객들에게 애교 섞인 울음을 자청하기 바쁘다. 낡은 철대문, 점방 앞에 한가롭게 놓인 평상…. 정감 있는 전경이 가을 바람을 타고 6일간 이어진 ‘문화주간’ 내내 신화마을 전체를 감싸안았다. 또 한눈에 담기는 마을 전체를 내려다보면서 남구에 산재한 유·무형 자산과 정서들을 느낀 이방인들은 마을 중앙길 따라 그려진 그림과 글귀들 앞에 모두 삼삼오오 짝을 이뤘다. 그 모습을 보고 옥상 위 빨랫줄에 몸을 맡긴 옷가지들이 바람을 타고 춤추는 제 모습도 좀 봐 달라는 듯이 방문객을 향한 손짓이 분주하다.(웃음)

글=신유리 기자/사진=조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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