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지 않아도 ‘톡’하고 아람이 벌어지는..

울종뉴스 / 기사승인 : 2007-10-12 09: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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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정안 밤마을 체험
가을이 풍성한 것은 곡식이 알알이 영글어가기 때문이다. 사방팔방 펼쳐지는 자연의 모습은 풍요롭기 그지없다. 붉은 홍고추가 말려지고, 누렇게 변해 고개를 숙이는 벼 이삭, 단향 풍겨내면서 익어가는 대추, 알알이 아람 터트려 갈색 윤기 좌르르 흐르는 알밤, 고소한 호두와 잣이 수확을 앞두고, 파란색 감들이 붉은 홍시로 변해간다. 어디 이것뿐인가. 바다도 풍요롭다. 대하에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참게, 버섯 등등, 가을을 대변할 수 있는 것들이 지천이다.

여러 가지 풍요로움 속에서 가을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을 꼽으라면 알밤이다. 알밤은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보편적인 수종이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은 공주다. ‘공주 밤’이라는 대명사가 붙을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다. 공주지역에서도 정안면 일원이 가장 생산면적이 넓고, 제일 먼저 밤을 알린 곳이기도 하다.

가을이 되면 공주 일원에서는 밤 축제(10월 14일)를 열고, 더불어 제 53회 백제문화제(10월 11일~15일까지)도 함께 개최된다. 풍요로움이 넘쳐나는 공주는 가을 여행지로 적격하다.

여행의 시작은 정안면의 농장에서 밤 체험으로 시작하면 된다. 정안면은 천안-논산간 민자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만나는 첫 번째 톨게이트라서 수도권에서 진입하기 편하고 당일 여행코스로도 충분하다. 정안면 일원에 들어서면 밤 수확의 열기로 가득차 있다. 공주시 밤 생산량의 40%, 전국 생산량의 10%(연간 3000톤)가 정안면에서 나온다. 1,100여 농가 중 절반이 넘는 600여 가구가 밤농사를 짓는다. 가는 곳곳마다 가을 따사로운 햇살에 실하게 영근 밤알이 아람을 벌리고 있는 밤나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후드득 밤톨 떨어지는 소리만으로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견물생심이 생기게 할 정도다.

이곳의 밤 수확은 빠르면 8월말부터 시작된다. 조생종 밤나무에서는 때 이르게 아람을 터트리는 것이다. 9~10월까지는 본격적으로 밤 생산이 시작된다. 가을바람이나 가을비가 내린 다음날은 더 풍성하다. 떨어진 밤송이와 밤알이 농원 안 땅바닥에 가득 차면 체험객들은 서둘러 밤농장을 찾는다.

체험할 수 있는 농원도 공주시에서 적합성에 따라 선별을 한다. 올 가을 알밤줍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농가는 총 21곳이다. 정안면 이외에도 유구면, 계룡면, 반포면, 의당면, 우성면, 사곡면, 무릉동 등에 흩어져 있다. 체험농가가 가장 많은 곳은 단연코 정안면 일원. 정안면은 차령 산줄기의 남쪽, 금강 물줄기의 북쪽 지역으로 밤나무 생육에 좋은 사질 양토와 덥지도 춥지도 않은 기후가 맞아 떨어져 40여 년 전부터 밤농사의 주산지로 자리 잡았다. 단택, 이치 등 조생종은 물론 중생-만생종 밤도 고루 나온다. '정안 밤'의 유명세는 대량 생산지라기보다는 그 품질 때문이다. 육질이 단단해 저장성도 좋은데다, 당도가 높아 국내 최고로 친다.


우선 체험농원에서 체험비 1만원을 내면 자그마한 양파망(3㎏) 한 개씩 안겨준다. 대부분 개인 산을 개간해서 밤 농원을 만들었다. 접근이 쉬운 농원도 있지만, 비탈진 곳도 많다. 준비성 있는 사람들은 긴 옷은 기본이고, 목장갑, 집게와 차가운 얼음물을 가져온다.

산비탈에 빼곡하게 심어진 밤나무에는 무겁게 밤송이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사람 손길이 아직 채 미치지 않은 이른 아침에 찾으면 때 이르게 아람을 벌린 밤나무 아래는 으레 굵은 밤알과 밤톨들이 땅에 떨어져 수북이 쌓여 있다. 윤기나는, 먹음직스러운 갈색 밤알이 땅위에 보석처럼 떨어져 체험객들을 유혹한다. 잠시 가을바람이라도 불라치면 후드득, 밤알 떨어지는 소리에 기분이 한결 더 좋아진다. 행여 밤송이를 머리에 맞을까봐 조심해야 할 찰나다. 밤 줍기 재미에 푹 빠진 가족들의 즐거움이 골짜기마다 넘쳐 난다. 보물찾기하듯 밤톨을 줍다보면 어느새 자루가 가득 찬다.

특히 체험객이 많지 않을 때는 양파망 한 자루 담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는다. 땅으로 뚝뚝 떨어져 지천에 널브러진 밤톨을 채워 넣는 것은 식은 죽 먹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 톨이라도 더 넣으려는 체험객들의 모습이 어찌 욕심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본능과도 같은 것이리. 학교 가지 않고 부모님 손 붙잡고 찾아온 초등학생들의 즐거움은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성질 급한 사람은 밤송이를 따기도 한다. 줍는 것이 끝나면 준비해온 칼을 꺼내 밤 껍질을 까고 생률을 먹으면서 즐거움을 만끽한다. 양파망에 일정량이 다 채워져도 밤 농원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것은 밤 체험의 하루가 즐겁기 때문이리라.

주운 밤은 가져가고, 더 구입할 수도 있다. 단 나눠 준 자루 외에 주머니에 밤을 넣어오는 것은 금지사항. 그저 잠시 즐거움을 만끽하고, 옛 추억을 더듬거나, 혹은 추억 한 자락을 아이들에게 남겨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알밤체험이다. 참고로 밤 상식 하나, "알고 먹으면 덧 맛있는 게 밤"이라는데, 밤 한 송이에 세 톨의 밤알이 들어 있는 이유가 있단다. 가운데 있는 밤은 '영의정', 오른쪽 밤은 '우의정', 왼쪽 밤은 '좌의정'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데, 제사상에 밤을 빼놓지 않고 올리는 것도 후대에 정승이 나오길 기원해서란다.

<여행정보>
○ 자가운전 정보
[서울방향]
경부고속도로 - 천안논산고속도로 - 정안 IC - 23번국도 - 정안면 밤 체험장
(정안 IC 에서 공주시내까지 약 15분 소요)
[부산방향]
경부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 유성 IC - 32번국도 - 금강교 - 공주시내- 23번국도 - 정안면 밤 체험장
[광주, 호남 방향]
· 호남고속도로 - 천안논산고속도로 - 정안 IC - 23번국도 - 정안면 밤 체험장
· 호남고속도로 - 논산 IC - 논산시내 - 23번국도 공주방향 - 월송교차로 - 32번국도 - 금강교 - 공주시내 - 23번국도 - 정안면 밤 체험장



○ 주변볼거리
단지 밤 줍는 것으로 공주 여행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마곡사, 갑사, 신원사, 동학사, 공산성, 무령왕릉, 공주 국립박물관, 곰나루, 박동진 판소리 전수관, 산림박물관, 석장리 박물관 등은 필히 한번씩 둘러봐야 할 멋진 여행지다. 공주시청에서는 매주 일요일마다 무료 시티투어버스( gongju.go.kr )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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