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香港

울종뉴스 / 기사승인 : 2007-10-04 16: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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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으로 가득한 매혹의 도시 홍콩

똑같은 알람소리에 아침을 맞이하고 복잡한 버스에 몸을 싣는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우리는 항상 ‘지금’ 혹은 ‘여기’를 벗어나기를 꿈꾼다. 그래서인지 달력 속의 빨간 숫자가 유난히 반갑다. 그곳이 여기와 다를 것 하나 없고 다시 돌아와야 함이 분명하지만 잠시 떠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기에 나는 여행을 떠난다.

동서양이 만난 신비로운 골목길을 따라
아찔한 야경, 낯익은 영화속 풍경을 담아


AM 08:30
홍콩행 비행기에 오른다. 장난감처럼 작아진 나의 일상과 작별을 나눈다. 쉴 새 없이 울어대던 핸드폰도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도 이젠 안녕이다. 3시간쯤 지났을까. 뭉실 뭉실한 구름 사이로 홍콩이 모습을 드러낸다. 앞으로 펼쳐질 시간들에 가슴이 뛴다. 설레는 첫 만남이다. “Hello 홍콩!”

PM 01:00
홍콩의 하늘은 그야말로 쨍 하다. 간편한 반팔차림으로 거리로 나선다. 여름을 두 번 맞이하는 기분도 꽤 재밌다. 추석 연휴를 틈타 거리 곳곳은 여행객들로 가득하다. 하늘과 맞닿은 높은 빌딩과 복잡하게 뒤엉킨 간판들도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며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노오란 이층버스에 올라 맨 앞자리를 차지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옛것과 현대의 오묘한 조화에 마음이 설렌다. ‘리펄스베이’에 도착하자 이국적인 해변이 눈앞에 펼쳐지고 해변 뒤쪽으로 늘어선 고풍스런 맨션이 눈길을 끈다. 살짝 살짝 베란다로 엿보이는 홍콩의 집들은 참 아기자기 하다.

비치 끝자락에서 만나게 되는 ‘틴하우사원’은 울긋불긋한 색감이 딱! 홍콩이다. 이곳에는 부자가 되고픈 이, 인연을 만나고 싶은 이, 아이를 원하는 이들로 북적인다. 관음보살 앞 정재의 신상을 머리부터 허리춤 복주머니까지 쓸어내린다. 두 손 가득 복을 채우고 주머니에 조심조심 넣어둔다. ‘홍콩’에게 받은 첫 번째 선물이다.

PM 03:45
빨간색 비옷을 챙겨 입고 비오는 홍콩의 거리를 걷는다. 빗속의 홍콩은 붉은 잉크를 흠뻑 머금은 스펀지 같다. 하루에도 몇 번씩 소나기가 내리는 변덕스러운 날씨도 싫지 않다.
홍콩 최대 번화가인 침사추이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가득하다. 양손 가득 쇼핑백을 짊어지고 도도하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자, 꽃을 한 아름 안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남자, 노란 장화를 신고 쫄랑쫄랑 엄마 뒤를 쫓는 꼬마. 그들에겐 아무렇지 않은 일상의 풍경들이 한편의 영화 같다.

보기만 해도 입이 쩍 벌어지는 명품매장과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과 바. 마음에 드는 커피숍에 자리를 잡고 잠시 여유를 즐긴다. 달콤한 에그 타르트를 한 입 배문다. 빠르게 움직이는 발걸음과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간은 이곳에서만큼은 나를 비켜간 듯하다.

PM 05:00
시계탑 앞 선착장에서 스타페리를 탄다. 스타페리는 구룡반도와 홍콩섬을 연결하는 교통수단. 5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배 위에서 바라보는 홍콩은 사랑하는 연인이 나누는 달콤한 키스처럼 낭만적이다. 사랑스러운 홍콩을 찰칵 담는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센트럴에 도착하자 침사추이와는 또 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골목골목 들어선 독특한 디자인샵들과 예쁜 카페에 눈이 즐겁다. 오전, 오후 상행과 하행으로 바뀌는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시간은 20분. 둘러보고 싶은 샵과 카페를 미리 찍어놓는 재미도 쏠쏠하다.

꼭대기에서 지그재그로 골목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영화 속에서 본 낯익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헐리우드 거리에서 장만옥과 여명의 애뜻한 사랑을 떠올린다. 독특한 디자인샵들로 가득한 소호 거리는 홍콩여행을 선택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마음에 드는 샵에 들러 예쁜 가죽지갑을 하나 산다. ‘GOOD LUCK’ 이라는 작은 메모와 함께 나에게 주는 두 번째 선물이다.

PM 09:30
빨간 택시를 타고 빅토리아 피크로 향한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음악과 알 수 없는 편안한 침묵에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반짝 반짝 빛나는 홍콩의 밤. 빛을 발산하는 고층건물들은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혀있는 값비싼 보석 같다. 사람들은 홍콩의 야경을 담고 추억을 남긴다. 밤하늘의 별들도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눈다. 설레는 마음으로 만난 매혹적인 홍콩이 아름다운 야경을 선물한다.

계속되는 일방통행에 지친 일상. 인생이란 잠시 옆길로 새고 뒤로도 가는 것. 낭만적인 홍콩을 돌이켜보며 다시 돌아갈 일상을 위해 ‘마지막’을 담는다. “안녕! 홍콩”

글·사진= 김윤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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