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전설, 별난 지형, 태백 통리협곡과 미인폭포

울종뉴스 / 기사승인 : 2007-08-28 17: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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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이후 태백시는 대표적인 탄광 도시의 길을 버리고 휴양도시, 관광지로의 변모를 서두르고 있다. 태백산이 남쪽에 둘러쳐지고,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가 모두 모여 있으며, 대규모의 석회암 지형 때문에 동굴도 발달한 태백시, 인근 카지노의 건설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듯 하다.
이러한 태백시 통리 동쪽에 보석 같은 멋진 폭포와 협곡이 숨겨져 있다.


강물의 침식 작용이 빚어낸 협곡이라고 하면 총연장 450km에 달하는 미국의 거대한 그랜드캐니언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그랜드 캐니언과 같은 과정을 거쳐 형성된 협곡이 바로 통리협곡이다. 때때로 “한국판 그랜드캐니언”이라고 과장하여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이는 형성과정에서의 동질성에 대한 비유이지, 크기에 대한 비유는 아니다. 실제로 현장에 가면, 바위면들에 가로로 줄이 그어져 있는 기암절벽이 좁은 협곡을 따라 길게 이어져있어 보는 이들에겐 이국적이고 특색있는 볼거리를 준다.

이 통리협곡에는 특이한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협곡과 폭포를 보기 위해서 걸어내려가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은 올라가야 하는데, 도로가 산정상 부근으로 이어지고 있어 차에서 내린 다음 오히려 1km 정도를 걸어 내려가야 볼 수 있는 드문 협곡과 폭포이다. 또하나의 특징은 미인폭포라는 이름이 붙은 폭포의 희한한 전설이다. 높이 약30m의 바위 절벽을 타고 내리는 이 폭포는 아래쪽에서 보면 위로 시야가 트여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같은 장관을 맛볼 수 있다. 이 폭포가 미인폭포가 된 데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옛날 이 태백 지역에 대단히 아름다운 미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자신과 어울리는 짝을 도저히 만날 수 없었고, 자신이 설정한 이상형을 만나길 바라며 꾸준히 기다렸다. 물론 수 많은 남자들이 그녀에게 청혼하고 귀찮게 굴었지만 그녀는 이를 허락하지 않고 인내심으로 버티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길을 가다 자신이 그렇게 원하던 이상형의 남자를 보게 되었고, 이에 너무 기뻤던 그녀는 그 남자에게 그 자리에서 청혼을 했다. 그런데 그 남자 왈, "할머니, 지금 누굴 놀리시는 건가요? 거울 좀 보세요" 라고 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이에 놀란 그녀는 폭포 아래의 물에 자신을 비추어 보았고, 그제서야 자신이 너무 나이가 들었음을 깨달았다. 절망한 그녀는 그 폭포위에서 치마를 상체에 뒤집어쓰고 아래로 떨어져 자살하고 말았다. 그 직후 정말 그녀가 원하던 이상형의 남자가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말을 타고 태백으로 들어오다 자살 소식을 전해 듣고 그 자리에서 말과 함께 굳어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폭포가 물이 많아지면 물 떨어지는 모양이 여인이 치마폭을 뒤집어쓴 형상이라고 한다. 비슷비슷한 수많은 전설이 많은 이 땅에 이만큼 특이한 전설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찌 보면 황당하기까지 한 이 전설은 인생의 진실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으며, 빼어난 협곡과 폭포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전설이라는 점에서 현장에서는 오히려 미인이 측은하다는 감상까지 일어난다. 이상형을 기다리다 늙어버린 안타까운 미인의 전설이 협곡을 타고 흘러내리면 우리는 이 전설에서 인생의 진실을 일부 발견한다. 삶을 지탱하는 것은 꿈과 희망이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이렇듯 비극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 아닐까.

해발 약 700m 안팎, 신생대 백악기에 퇴적된 역암층이 물에 의한 심한 단층작용으로 약270m 깊이로 패여 나간 통리협곡, 전체적인 색조가 붉은색을 띠고 있는 이 협곡에 포인트로 자리잡은 멋진 미인폭포, 흐리거나 안개가 많이 낀 날 보면 신비함을 느끼게 하는 이 깊은 협곡과 폭포는 멀리 삼척 쪽을 향하고 있어 전망도 장쾌하다.

이 통리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갈 만한 곳이 참 많다.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에는 동양 최대의 길이와 규모를 자랑하는 환선굴이 있고, 미인폭포에서 동쪽으로 가면 강원도 토속집인 너와집을 만날 수 있으며, 더 가면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인 동활계곡을 지난다. 문의재를 건너 근덕면으로 나가면 맹방과 궁촌이라는 삼척의 푸른 바다와 해수욕장에 연결된다. 태백과 통리의 전설들을 뒤로하고 이들을 돌아보면, 산과 바다, 폭포와 협곡, 동굴과 전통민속집을 모두 구경하는 다채로운 여행을 할 수 있는 셈이다.

◇ 가는길

태백시에서 38번 국도를 이용, 통리로 간 다음, 통리에서 427번 지방도로를 따라 약 1km만 가면 좌측으로 입구가 보인다. 주차해 놓고 내려갔다 오면 된다.
대중교통으로는 서울 강변역 동서울터미널과 동해, 삼척지역에서 시외버스가 있으며, 영동/태백선 열차가 태백에서 정차한다. 태백에서는 호산행 시외버스를 이용, 미인폭포 입구에서 내린다.

◇ 숙박 및 먹거리
폭포와 협곡주변에는 숙박시설이 없다. 태백에는 호텔 메르디앙 (033-553-1266, 이하 지역번호 033)과 이화모텔(552-2116) 등 장급 여관 시설들이 많다.
먹거리로는 상장동의 너와집(553-4669)이 강원도 토속집인 너와집을 복원하여 만든 한정식집으로, 일부러 들러 꼭 먹어볼 만하다. 초가(581-4114)의 한정식도 괜찮다.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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