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숲에는 최고의 소나무가 살고 있다

울종뉴스 / 기사승인 : 2007-08-10 15: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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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도시의 공해와 매연 등 여러 유해물질로 찌든 현대인들에게 자연 치유력 그득한 안식을 주는 숲의 정서적 기능과 강한 천연 살균제 ‘피톤치드’를 통한 삼림욕은 너무도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의 여행에 있어서도 나무와 숲의 기능이 그 인기를 날로 더해가고 있다. 여러 종류의 소나무 중에서 가장 좋은 형질을 자랑하는 수종의 대명사 ‘춘양목’. 그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 명성 그대로의 춘양목이 지금 한창 자라고 있는 숲이 경북 봉화에 있다. 사실 춘양목은 소나무 수종을 이르는 단어가 아니다. 봉화군 춘양면의 행정 지명에서 따 온 단어인데 그 지역에서 벌목된 소나무의 질이 워낙 좋다보니 지역명을 소나무에 붙여 별명처럼 부르게 된 것이다.

봉화의 물야면을 거쳐 오전약수를 지나 주실령을 넘어가면 춘양면으로 행정구역이 바뀌며, 88번 국지도 오른쪽으로 ‘두내약수탕’이 나온다. 두내약수 인근에 주차하고 임도를 따라 30여분 걸어 올라가던지 아니면 두내약수를 조금 더 지나쳐 ‘서벽리 금강소나무 숲’ 입간판이 나오면 우회전하여 좁은 농로와 임도를 따라 1.2km 올라가면 금강소나무 숲 산길 초입에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따로 주차시설이 되어 있지 않으므로 대충 임도변에 세워야 한다. 이 곳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산골에서 자라는 춘양목의 정식 이름은 ‘금강소나무’이다. 강송이라고도 부르며 껍질이 붉은색을 띠어 적송이라고도 부른다. 금강소나무는 심재가 황적색을 띠기에 황장목이라고도 부르며, 앞서 말했듯이 봉화 춘양역을 이용해 외부로 많이 반출되었기에 춘양목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금강소나무는 키가 크고 곧게 뻗으며 옹이가 없이 단단하고 잘 썩지 않는 등 그 형질이 우수하여 최고의 건축재로 쓰여 왔다. 조선시대 이래 대부분의 금강소나무 숲은 황장봉산으로 지정되어 국가의 관리를 받아왔을 정도이다.

조선시대와 일제 강점기를 지나며 무분별한 남벌로 인해 남한강 운하를 이용한 한강수계 인근의 우수한 나무들이 수없이 베어져 배와 뗏목으로 실려 나갔으나 봉화와 울진 일대의 금강소나무는 가장 우수한 형질에도 불구하고 운하와 이어지지 않아 이동 수단이 없었기에 싹쓸이 남벌의 해를 피하게 된다. 하지만 곧 이곳에도 경북 산간 내륙 지방의 자원들을 약탈하기 위한 일제의 철도 공사가 시작되고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잠시 중단 되었다가 1950년대 중반에 영주와 봉화를 잇는 철도가 연결되게 된다. 이때부터 춘양 지역의 우수한 금강소나무들이 춘양역으로 모여 반출되기 시작하는데 하도 좋은 형질의 최고품 건축재가 기차에 실려 오는지라 서울을 비롯한 타 지역의 사람들이 ‘춘양에서 실려 온 소나무’ 하면 최고로 알아줄 만큼 유명해져 ‘춘양목’이라는 대명사까지 생겨난 것이다.

현재 서벽리의 금강소나무 숲에는 1500여 그루의 금강소나무가 살고 있다. 수령은 20년에서 80년 사이로 평균수령 50년 정도 된 금강소나무들이다. 지난 2001년에는 문화재용 목재생산림으로 지정되어 이곳에서 반출되는 금강소나무는 문화재 보수와 재건용으로만 쓰이게 되었다. 산림청 산하 영주국유림관리소에서 금강소나무 숲을 가장 제대로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코스를 따라 1.5km의 탐방로를 만들어놓아 금강소나무의 쭉쭉 뻗은 자태와 내뿜는 운치에 취하며 돌아볼 수 있다. 탐방로 여기저기에 금강소나무와 함께 이 숲의 생태를 구성하는 수목, 야생화, 야생동물 등에 대한 해설판을 세워놓아 더욱 내용 있는 산책길이 된다. 금강소나무 숲 산책 후에는 산 아래의 두내약수나 주실령 고개 너머에 있는 오전약수에서 우리나라 최고 명수 중 하나로 꼽히는 광물질 다량 함유된 약수를 마셔보자. 최고의 나무와 숲, 그리고 최고의 물. 이 얼마나 훌륭한 조화이며 좋은 여행의 테마인가?

춘양 서벽의 금강소나무 숲 산책으로 몸과 마음의 휴식을 얻었다면 이번엔 국보 201호로 지정된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물야면 북지리로 간다. 북지리 마애불은 7세기 중후반 신라의 불교 조각을 대표할만한 작품으로 산기슭 바위를 파서 감실로 만들고 그 안에 높이 4.3m의 좌불상을 새겼다. 지금은 불상의 위를 막아주었을 감실이 무너져 없어졌고 대신 비바람으로 인한 더 이상의 풍화를 막고자 보호각을 지어 놓았다. 두광과 신광 부분에는 작은 보살상들이 협시 보살로 새겨져 있다. 원래 북지리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이 곳에는 ‘한절’이라고 불리던 큰 절이 있었다고도 전해지고 ‘지림사’라는 절이 있었다고도 전해지는데, 북지리마애불은 그 절에서 모셨던 중요한 불상이었으리라 추측된다.

한편, 봉화 물야면과 접해 있는 영주의 부석면에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던 즈음인 67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아름답고 장엄한 화엄도량 부석사가 있다. 부석사는 산등성이를 올라가며 석축을 쌓아 여러 단을 만들어 구획을 나눠 놓은 특이한 가람배치가 눈에 띈다. 천왕문을 지나며 석축과 그로 인해 구분된 여러 단이 위로 펼쳐지는데 위엄있는 모습과 각 단의 훌륭한 비례가 보는 이에게 경외감을 준다. 이러한 가람배치는 가장 위쪽 안양루를 거쳐 이 사찰의 주요 법당인 무량수전에 이르러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면 ‘아!’ 하는 단발마의 가벼운 비명이 터져나오게 만든다. 위엄있고 절도있는 석축으로 구분된 여러 단을 지나 안양루라는 극락에 들어가기 바로 전 세상을 거쳐 결국 도착하게 된 극락세계, 무량수전 앞에서 지나온 세상을 돌아보면 그곳에 아름다운 사찰의 이곳저곳과 연이어진 태백의 산줄기가 겹쳐지는 그야말로 최고의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국보 제18호인 부석사 무량수전은 안동의 봉정사 극락전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600여년이 훨씬 넘는 내력을 가진 거대하고 아름다운 절집이다. 법당 자체도 아름답고 그 앞에 서서 바라보는 인위적인 계산으로 구현된 화엄의 세계도 아름다우니 부석사에 여러 번 가도 계속 감탄을 거듭하는 이유이리라.

부석사에서 931번 지방도를 따라 풍기읍내 방향으로 나오다보면 왼쪽편으로 우리나라의 첫 사립대학격인 소수서원이 나온다. 1542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우리나라 성리학의 시조인 안향 선생의 영정을 모신 사묘를 세우면서 시작되어 그 다음해에 백운동서원이라는 교육기관으로 발전하였으며 1550년에는 풍기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이 임금에게 부탁하여 ‘소수서원’이라는 현판을 받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옛 서원은 교육의 기능과 선대의 유학자들을 받들어 제사지내는 기능이 결합된 곳이므로 명륜당, 직방재, 일신재, 학구재, 지락재 등과 같이 배움의 공간과 학생, 스승이 기거하던 공간을 볼 수 있음과 더불어 안향, 안보, 안축, 주세붕을 받들고 제사지내는 공간인 사당도 볼 수 있다. 유물 자료들을 따로 모아 놓은 전시관도 있으므로 조선시대의 서원과 소수서원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봉화군청 문화관광 : http://tour.bonghwa.go.kr/
- 영주시청 문화관광 : http://tour.yeongju.go.kr/
- 남부지방 산림청 : http://south.foa.go.kr/
- 부석사 : http://www.pusoksa.org/

○ 자가운전 정보
[서울 - 봉화]
서울 -> 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 풍기I.C -> 5번국도 영주방향 -> 36번국도 봉화방향 -> 봉화 (약 3시간 소요)
[부산 - 봉화]
부산 -> 부산-대구 고속도로 -> 대구 -> 중앙고속도로 -> 영주I.C -> 28번국도 영주방향 -> 36번국도 봉화방향 -> 봉화 (약 3시간 30분 소요)

○ 축제 및 행사정보
- 봉화 춘양목 송이축제 : 9월 말 - 10월 초, 봉화군청 문화체육관광과, 054)679-6371
- 봉화 은어축제 : 7월 말 - 8월 초, 봉화군청 문화체육관광과, 054)679-6391
- 봉성 돼지숯불요리축제 : 10월 초, 봉성돼지숯불요리축제 추진위원장, 054)672-9001

○ 이색체험 정보
- 낙동강 레프팅체험 : 봉화군 명호면 낙동강에서의 급류타기체험(이나리강변~청량산 도립공원입구) 054)679-6548, http://tour.bonghwa.go.kr/ leisure/leisure_01.html

○ 주변 볼거리
청량산 도립공원, 청량사, 청량산 박물관, 봉화 닭실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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