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통제 시작하나…경찰 "정부 등록 언론사만 지원"

연합뉴스 / 기사승인 : 2020-09-23 17: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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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기자 많아 공무 수행 방해"…홍콩 언론단체 "언론의 자유 침해" 반발
홍콩 대학 7개 언론학부·5개 대학 학생기자들도 비판 성명
홍콩 경찰이 7월21일 시위 현장에서 저지선을 치고 있다.

 

홍콩 경찰이 23일부터 정부에 등록된 언론사에 대해서만 취재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기자협회 등 언론계와 대학 언론학부들은 "정부의 언론 통제"라며 즉각 반발했다.

홍콩 경찰은 이날부터 정부 보도자료시스템(GNMIS)에 등록되거나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저명 외국 언론사에만 취재를 허용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시위 현장 등에서 가짜 기자증 소지자와 가짜 취재조끼 착용자를 최소 13명 체포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경찰은 가짜 언론인 행세를 하는 이들과 '1인 미디어'를 주장하는 이들로 인해 그간 시위 현장 등에서 공무 수행에 차질이 빚어졌고, 이에 대한 문제는 홍콩기자협회(HKJA) 등에서도 공식적으로 제기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비등록 언론사 기자는 불법 시위 현장 등에서 체포될 수 있으며, 경찰 통제선 내에서 벌어지는 취재와 인터뷰, 기자회견 등에 참여할 수 없다.

경찰은 이 같은 수정된 '언론사 정의'와 관련한 서한을 전날 밤 HKJA 등 홍콩 4개 언론단체에 전격 발송했다.

 

홍콩 보안법 반대 시위

6월30일 홍콩에서 벌어진 홍콩 보안법 반대 시위현장

 

HKJA는 경찰이 사전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갑자기 통보를 했다며 반발했다.

HKJA는 "지금껏 HKJA 기자증이나 사진기자협회 기자증으로 인해 문제가 야기된 적이 없다"면서 "당국은 언론에 대한 정의를 바꾸기 위해 가짜 기자가 있을 것이라는 대중의 막연한 추측을 이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HKJA를 포함해 홍콩 8개 언론단체는 경찰의 이번 조치가 공식적인 언론 허가제와 다를 바 없다면서 언론과 인터뷰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언론의 자유는 경찰이 부여하는 게 아니라며 이번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홍콩 언론사 대표연합도 경찰의 이번 방침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으며, 44개 온라인 매체들은 이번 조치가 변화된 언론 환경을 무시하고 퇴보시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정부 보도자료시스템에는 현재 205개 매체가 등록돼 있다.

경찰은 이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채 개별 언론사나 언론 단체가 발급한 기자증을 소지한 이들은 현장에서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8월10일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가 체포되는 현장.

 

홍콩 매체 명보는 그간 시위 현장에서 취재해온 학생 기자, 시민 기자, 프리랜서 기자 등이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콩대, 중문대, 침례대, 시티대, 항생대 등 홍콩 7개 대학의 언론학부도 공동 성명을 통해 경찰의 조치를 비판했다.

이들 대학은 "새로운 정책으로 주류 매체 소속이 아닌 기자가 위법 행위를 하지 않고 정보를 취합하는 정당한 행동을 할 뿐인데도 경찰들이 이를 못하게 저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학생 기자나 독립 언론 기자가 정부에 등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뉴스 가치가 있는 행사의 취재가 불허되는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홍콩 5개 대학 학생 기자들도 공동 성명을 통해 "주류 언론과 비교해 어떤 때는 학생 기자들이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더 상세히 촬영하고 기록할 수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경찰이 학생 기자들의 취재를 막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한 쇼핑몰 시위 현장에서 시위자는 5명에 불과했는데 취재조끼를 입은 사람은 150명에 달했던 사례 등을 거론하면서 가짜 기자들이 전통 매체의 취재와 공무원들의 공무 수행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를 체포하던 현장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언론매체"만 취재를 허용해 논란이 일었다.

홍콩 언론단체들은 경찰의 이번 조치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홍콩 기본법에 위배된다며 법적 대응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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