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트가 불길 통로, 나일론은 불쏘시개…효성티앤씨 불 20시간째

연합뉴스 / 기사승인 : 2022-01-24 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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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덕트로 불 번진 뒤 완제품 창고로 옮아붙어…강한 바람도 요인
소방당국, 19시간 만에 초진 완료…재발화 대비하며 내부 진입 준비
효성티앤씨 화재 진압하는 소방

24일 오전 울산시 남구 효성티앤씨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3일 저녁 섬유 소재를 생산하는 효성티앤씨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약 20시간이 지나도록 진압되지 않고 있다.


공장 덕트가 불길 통로 역할을 한 점, 가연성 제품이 보관된 창고로 불이 옮아 붙은 점, 다소 강하게 바람이 불었던 점 등이 진화를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분석된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불은 23일 오후 6시 55분께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2만7천141㎡ 규모의 공장 건물 중 지하 1층 공조실에서 시작됐다.

화재 초기 직원 2명이 연기를 마시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공장 내부에 다른 사람이 없다는 점은 비교적 신속하게 확인됐다.

소방본부는 산하 6개 소방서의 인원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근 부산·경남·경북소방본부에 공동 대응을 요청하는 등 진화를 위해 소방력을 총동원했다.

그러나 불길은 잦아들기는커녕 인접 창고로 옮아붙으면서 더욱 사나운 기세를 과시했다.

 

효성티앤씨 울산공장서 치솟는 불길

[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화재 진압이 어려운 첫 번째 요인으로는 '공장 덕트가 불길 통로 역할을 한 것'이 꼽힌다.


지하 공조실에서 시작된 불은 상층부로 연결된 덕트를 타고 건물 전체로 번졌다. 화재 연소 확대 차단이 어려웠던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학물질 취급 공장의 공기가 순환하는 덕트 내부 표면에 기름 성분을 포함한 물질이 묻어 있어 불이 더 쉽게 확산했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불이 나일론 원사 창고로 옮아붙은 것'이 지목된다.

불은 공장 건물과 인접한 완제품 보관 창고로 옮아붙으면서 화세(火勢)를 더했다.

효성티앤씨는 나일론, 폴리에스터 원사, 직물·염색 가공제품 등 섬유 소재를 생산하는 효성그룹의 화학섬유 계열사인데, 공장 옆에는 불에 타기 쉬운 나일론 완제품 창고가 있었다.

창고 내부에 보관 중이던 완제품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바람에 진화를 위한 노력이 반감됐다.

이밖에 다소 강하게 불었던 바람도 소방당국의 살수 작업을 방해했다.

울산에는 바람과 관련한 기상특보가 발효되지는 않았지만, 23∼24일 화재 현장인 남구 매암동 일원에는 최대 초속 10∼11m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바람이 내내 강하게 불어 물줄기가 화점에 닿지 않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설명했다.

 

울산 효성티앤씨 공장서 불

[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불이 난 지 약 20시간이 지난 24일 오후 3시 현재까지 불은 완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660여 명의 인력, 헬기 4대를 포함한 소방장비 84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달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도 이번 화재 진압을 위해 최초로 가동했다.

이 시스템은 1분에 최대 7만5천ℓ의 소방용수를 130m 거리까지 방수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대형 화재에 대비해 울산에 배치됐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19시간 만인 24일 오후 1시 55분에 화재를 초진(불길을 통제할 수 있고 연소 확대 우려가 없는 단계)했다고 밝혔다.

오후 3시 현재는 불길이 되살아나는 상황에 대비해 잔불을 정리하는 동시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 내부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티앤씨 화재 현장 향하는 소방대원들

24일 오전 소방대원들이 울산시 남구 효성티앤씨 공장 화재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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