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가 아닌 일상으로의 정치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21-02-02 13: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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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경민정 필진(울주군의회 의원)
▲ 경민정 울주군의회 의원
세계미래보고서 2021에서 코로나 이후 도태될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정치’를, 대표 기피직종으로 ‘정치인’을 꼽았다. 이유는 미래사회는 정치의 시스템화가 이루어질 것이고, 체계화된 정치시스템은 부정부패, 권력 집중, 정경 유착, 정언 유착이 불가능하도록 제어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공지능이 정치의 시스템화를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될 경우, 과거 기성정치인들이 권력과 결탁해 검은 돈을 챙기는 일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그러한 문제를 철저히 잡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정치가 더 이상 돈이 되지 않는 영역이 될 것이고, 사리사욕을 채울 수 없게 된 정치인은 소위 ‘정치라는 직업?’에 별다른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게 돼 정치가 끝내 사양산업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논리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논리가 점차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혐오는 좀처럼 잠재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일각에선 인공지능 정치인의 필요성마저 대두 되고 있다.

혈연, 지연, 학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검은 돈도 받지 않으며 객관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방대한 양의 지식을 순식간에 습득하여 곧바로 현실에 적용 가능한, 초인간 AI 말이다.

인공지능 로봇의 정계진출은 24시간 양질의 업무 처리와 질 좋은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로봇의 정계진출이라니… 좀 낯선 감이 있지만 현실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실제로 작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앨리스’라는 인공지능 후보가 출마했었다. 그런가 하면 2019년 일본 도쿄의 시장 선거에는 ‘미치히토 마츠다’라는 기계가 2000표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다.

또한 세계 최초의 가상 정치인 로봇 ‘샘’은 11월 뉴질랜드 총리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다음과 같이 어필하기도 했다.

“내 기억의 용량은 무한하기 때문에, 당신이 말한 것을 잊거나, 말을 바꾸거나,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 정치인과 달리 나는 결정을 내릴 때 편견 없이 모든 입장을 고려한다. 엄청난 데이터를 분석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국민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다”. “당신이 말한 것을 잊거나, 말을 바꾸거나, 무시하지 않겠다”

가상정치인 로봇 샘의 공약은, 얼핏 보면 어줍잖지만,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수억만 종류의 데이터를 활용해 유권자의 심리를 연구하고 토해냈을 현실정치를 향한 비판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아르헨티나의 한 IT플랫폼 개발자는 정치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21세기에 사는 우리가 19세기에 고안된 정치제도와 부딪히며 살아간다”

정치인들은 과연 현실정치의 문제점을 제대로 간파하고 있는가. 당면한 과제와 사회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우린 어떤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가. 선거 시즌엔 유권자를 맞닥뜨리면서, 막상 당선되고 나면 회피하고 있지는 않은가.

어느덧 보궐선거가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에서는 후보 선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한 서울시장 후보는 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현직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소박한 인간미를 나타내는가 하면, 어떤 후보는 본인의 화려한 스펙에 가려진 이면을 소개하기 위해 장애를 지닌 딸과 함께 하는 단란한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부산시장을 준비하는 한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 통과를 외치며 마스카라가 번질 정도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이를 지켜본 한 시민은 본인의 sns에 이런 글을 남겨서 쓴 공감을 자아냈다.

“000이 울었다. 나도 울었다. 너무 슬퍼서… 당분간 저 여자를 TV에서 또 봐야 한다는 생각에...ㅠㅠ”

시쳇말로 웃픈 현실이다. 정치인들이 아무리 서민적인 면모를 과시하며 유권자에게 다가가려 해도 국민의 정치권을 향한 불신과 혐오는 날로 고조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혐오하는 직업과 직종으로 정치인이 가장 많이 꼽히고 있으며 실제로 유럽에서는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 TV를 꺼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라, 신문이나 TV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치 뉴스를 줄여야만 하는 실정이라 한다.

이러한 정치인들의 노력에도 왜 정치에 대한 불신은 날로 높아지는 것일까. 앞으로의 정치는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필자가 생각하는 정치는, ‘흔해 빠진 것’이다. 산책 후 돌아오는 길거리 공원에서도 접할 수 있어야 하고 학교 강단에서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의 정치행태처럼, 특별한 날에 특정 장소에서만 악수하며 반가움을 연기하는 게 아니라, 정치라는 영역이 워낙 일상적이어서 퇴근길에도, 아이들 방과 후에도, 시장 갔다 돌아오는 길에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흔해 빠진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정치가 일상화’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가 이토록 누구나 자주 접할 수 있는 흔한 영역이어서, 어느 사춘기 소년이 자기가 사는 동네에 모험놀이터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램이 정치를 시작하는 동기가 될 때, 진정한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 되는 정치! 필자도 그러한 정치를 하고자 한다. 아직 많이 미흡하지만 각고의 노력과 준비를 거듭하며 실행에 옮기고 있다.

보궐선거가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기성정치에 물들어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기적인 목소리로 자기 정당의 승리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떠해야 할지 스스로 반성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벤트가 아닌 일상 속에 배어나는 정치. 어렵게 치러질 이번 선거가 유권자의 가슴 속에 한 걸음 더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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