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최저임금 때리기'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9-06-11 13:52:37
  • -
  • +
  • 인쇄
울산종합일보 임동재 객원논설위원(실내환경전문기업 에어림 대표)
▲ 임동재 실내환경전문기업 에어림 대표
올해 최저임금 시급은 작년(7530원)보다 10.9% 오른 8350원이다. 최저임금 기준으로 한 월급은 약 174만원으로 작년 157만원보다 17만 원 정도 올랐다.

최근 전반적인 경기 부진으로 최저임금이 뭇매를 맞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매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직원을 내보내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국가가 강제로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해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 많은 서민들의 소득을 조금이라도 높여주자는 좋은 취지임에도 경기 부진의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게 과연 합당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최저임금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자영업에 관한 최근의 통계 자료를 보자.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서 국내 자영업 수는 2002년 621만2000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았던 이명박정부 때 28만명, 박근혜정부 때 15만4000명이 줄었다. 작년에는 4만4000명이 줄었지만 직원 있는 자영업자는 오히려 4만3000명이 늘어났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이 몰락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통계자료와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영업 창업의 대표 주자인 치킨집. 보고서는 2015년 이후 매년 8000개 이상의 치킨집이 폐업하고 있는데, 운영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경쟁 심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도소매와 숙박 음식업의 경우에도 매출이 늘어났는데도 영업이익률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매출 대비 영업비용이 늘어난 것인데 인건비나 임차료 비중은 줄어든 반면 매출원가와 가맹점 수수료 등 기타 경비가 더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연구원은 9일 발표한 ‘전국 소상공인 과밀화 현상과 시사점’을 통해 진입 장벽이 낮은 도소매업과 숙박 음식업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과포화 상태라고 밝혔다. 비교적 창업하기 쉬운 업종을 선택하다보니 같은 지역 내 경쟁이 악화되고 인구 감소에 따른 소비 감소 등으로 영업 이익률 감소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최저임금은 2015년 시급 5580원에서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 2018년 7530원에 이어 올해 8350원으로 매년 상승했다. 몇 년 새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맞지만 최저임금 때문에 경제가 망하고 있다는 주장은 분명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론 영세한 자영업 입장에서는 같은 근로시간에 늘어난 인건비가 분명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 감소와 매출,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을 모두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는 건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 최근의 소비 패턴인 1인 가구 증가, 일과 삶의 균형을 생각하는 ‘워라벨’,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족’, 개인의 만족도를 중시하는 ‘소확행’ 등에서 자영업 불황의 탈출구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정부 또한 최저임금 인상 보전을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과 같은 임시방편보다는 신산업과 소비 구조 변화 등에 따른 체질 개선에 정책을 집중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경기 부진의 원인을 인상된 최저임금에 떠넘기는 사이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울산종합일보 임동재 객원논설위원(실내환경전문기업 에어림 대표)

 

[저작권자ⓒ 울산종합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