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총선과 무거운 민심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20-04-17 11: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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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임동재 논설위원
▲ 울산종합일보 임동재 논설위원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울산 6석 중 5석을 차지했다. 앞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에 비하면 완벽에 가까운 승리다. 그것도 68.8%라는 전국 최고의 투표율로 거둔 완승이다. 2년 만에 울산 민심은 왜 이렇게 변한 걸까.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큰 이변이 없는, 무난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내지는 심판 성격의 선거다보니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선거가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것만으로는 이번 선거 결과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7석을 포함해 전국에서 180석에 이르는 역대 최다 의석수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미래한국당 19석을 포함해도 103석에 그친 미래통합당은 역대급 참패를 당했다. 미래통합당이 울산에서 6석 중 5석을 차지한 결과는 울산이 전통적 보수 텃밭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국적인 민심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김기현(남구을/4선), 이채익(남구갑/3선) 그리고 구청장 출신의 박성민(중구/초선), 권명호(동구/초선), 울산경찰청장 출신 서범수(초선/울주군) 당선자를 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상헌 의원(북구)이 재선에 성공해 최소한의 균형을 이루고자 했지만 지역적으로 정당 쏠림현상은 이번에도 되풀이 됐다.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석권한 것이 오히려 이번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미래통합당이 각 후보의 인물론에서 앞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편으론 지역 경제 부진이 장기화되고 코로나 사태로 바닥까지 내려간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과 분노가 선거에서 표출된 것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짚어봐야 할 것은 민심은 그다지 인내심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2년 전 압도적으로 힘을 몰아준 더불어민주당은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울산시민들은 이른바 ‘문재인 대통령 효과’에 더해 진보정치에 대한 새로운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했지만 기존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2년이 지난 이번 총선에서 울산시민들은 정반대의 민심을 표출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할 만큼 양당 체제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다. 거대 양당 체제의 문제점이 여전한 가운데 울산의 미래통합당 당선자들은 당장 힘없는 야당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방 및 경찰행정 경험이 풍부한 세 명의 첫 당선자와 3, 4선 중진이 고루 포진해 있어서 긍정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재선의 여당 의원이 지역에서 야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선거 결과가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에서 비롯된 반사효과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역 민심이 무엇인지 제대로 봐야 한다. 야당의 한계를 핑계로 삼는 일은 더더욱 안 될 것이다.

울산은 유례없는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적지 않은 위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기존 주력산업의 정체 속에 새로운 먹거리 산업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민들은 정부 여당의 독주를 막고 코로나 사태로 바닥까지 떨어진 지역 경제를 다시 회복시킬 적임자를 이번 선거를 통해 뽑았다.

당선자들은 당선의 기쁨만큼이나 이 같은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민심은 기대감은 크지만 결코 인내심이 많지 않으며, 냉정하기까지 하다.

울산종합일보 임동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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