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9조 ‘대어’ 원전 해체 시장, 울산 기득권 잡나

김귀임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2 10: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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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내 첫 원전해체연구소 착공
▲ 신고리 3‧4호기 부지 전경.


불붙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점차 화력을 키우고 있다. 원자력을 폐지하고 태양광, 풍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밑그림에 이어 관련 사업장 구성을 위한 구체적인 색을 입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화두로 떠오른 것이 바로 원전해체 시장이다. 이 새로운 황금 노다지를 처음으로 개척하게 될 영광은 울산시(시장 송철호)와 부산시(시장 오거돈)에게 돌아갔다.

원전해체연구소 울산‧부산 공동 유치
2021년 착공… 549조 시장 형성 기대
市 “기술 95%까지 끌어 올릴 것”
13개 미개발 기술, 20개 과제 ‘주목’


▲ 지난 4월15일 열린 동남권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MOU 모습.


#울산시, 미래 먹거리 산업 ‘스타트’ 이끈다
누구나 눈독 들일만한 미래 먹거리 산업의 등장에 울산시 역시 손을 뻗었다. 울산은 수소 산업과 더불어 원전해체와 관련된 미래 먹거리 산업에 공격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원전 수는 얼마 전 상업운전을 가동한 새울원자력본부(본부장 한상길) 신고리 4호기를 포함하면 모두 24기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울산시는 원전과 인연이 깊다. 새울원자력본부(본부장 한상길)에서 가동 중인 신고리 3‧4호기를 포함해 바로 옆인 고리원자력본부(본부장 이선길) 고리 2‧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 등 수많은 원전과 이웃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 6월 영구 정지가 결정된 고리 1호기가 ‘해체’라는 마지막 막중한 임무를 떠안게 됐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해외 원전 해체 시장은 물론 기술 국산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이끌어 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탈원전’을 선언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높여가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그러면서 원전해체 산업이 화두로 떠오르게 됐다.


여기서 경제적인 이득의 우위 선점과 함께 기술력, 즉 원전해체 산업의 기술 작업을 어느 정도로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관한 우려도 나왔다. 현재 원전해체와 관련된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과 독일, 일본만 보유하고 있다.


원전해체 작업을 완수하게 되면 세계적인 대열에 우리나라도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명예로운 먹거리 산업의 첫 스타트를 이끌어갈 지역으로 울산시와 부산시가 선정되면서 그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원전해체연구소, 2023년 완공… 핵심 기술 개발 나서
가동 중인 24기 가운데 12기가 오는 2030년에 수명이 다한다. 고리 1호기 해체에만 64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막대한 시장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에 따르면 12기의 해체 비용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며 전 세계적으로는 549조원의 규모의 시장이 형성된다.


울산과 부산 접경지에 지어지는 원전해체연구소는 2021년 착공해 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이다. 이에 울산시는 2023년까지는 원전해체 실력을 갖춘 뒤 오는 2031년부터는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발판 마련을 위해 울산시는 가장 먼저 원전해체 전문기업과 인력을 불러 모으기 위한 원전해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현재 70% 수준인 해체기술을 지역 내 기업들과 힘을 합쳐 9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시의 목표다.


여기에 더해 시는 또 하나의 세계적인 발판을 마련한다.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전해체 산업 핵심기술 개발사업 공모에서 울산의 ‘방사능 물질 감용과 해체기술 개발’ 과제가 선정된 것이다.


이로써 시는 원전해체 산업의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구체적으로 이 과제는 UNIST와 나일플랜트가 국비 등 26억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토양과 구조물 등 방사능 폐기물을 감량하는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다.


시는 원전해체연구소 유치에 이어 핵심 기술 개발로 원전해체 시장 기득권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 지난 12월6일 열린 신고리 3‧4호기 준공 기념행사에서 참석 내빈들이 준공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해체 경험 無, 미개발 상용화 기술 13개 관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전이라는 찬사를 얻고 있는 ARP1400 모델이 나온 지금, 굳이 원전 건설 사업보다 원전 해체 사업을 키울 이유가 있을까. 일부는 현재 탈원전 정책이 심화되면서 원전 산업이 죽어가는 것에 우려감을 표한다.


특히 이들이 공통점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바로 ‘미래먹거리 산업으로서의 값어치를 하는가’다. 실제로 아직까지 우리나라 원전 산업은 건설과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해체와 폐기물관리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예타면제 대상일 것이라 확신했던 원전해체연구소가 예타대상사업에 선정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시는 이에 대한 돌파구로 비영리 출연사업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또 다른 문제점은 상업용 원전해체의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특히 산업부가 지정한 해체 상용화 기술 58개 중 13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또한 세부 과제로는 사고 시 원전 주변 방사성 오염수 이동형 처리 설비 개발, 방사화 압력용기 내부구조물 해체 실증시험 기술 개발 등 총 20가지에 이른다.


이에 대해 시는 부산시와 공동으로 원전해체연구소를 유치하게 된 만큼 주요 해체 확보 기술과 관련해 미자립 기술개발에 적극 뛰어든다는 입장이다.


울산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안)에 따르면 오는 2022년까지를 원전해체 준비기로 잡고 기술자립도에 매진한다. 이어 2023년부터 2030년까지는 시장 성장기로 해체실적 확보와 기술 고도화에 전력을 다한다. 끝으로 2040년까지 글로벌 도약기로 설정해 해외 해체시장 진출을 통해 점유율 10%에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 관계자는 “원전해체연구소 유치 이후 세미나와 같은 정보교류의 장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왔다”며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추진 중인 원전해체 산업이 지역의 중화학, 비철 등 우수한 산업 여건을 기반으로 성장하도록 전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귀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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