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형 경제혁신’이 필요하다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9-03-20 09:20:08
  • -
  • +
  • 인쇄
▲ 홍성조 울산종합일보 대표이사
울산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오며 호황을 누린 도시다.

산업수도라는 별칭에 걸맞게 일찌감치 한 해 수출 1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산업은 세계경제 불황의 여파에도 굳건하게 버텨왔다.

국내 경기불황에 영향을 받기는 했어도 직접적인 불황은 늘 한 발 비껴갔다.

그런 울산이 작년 실업률 4.6%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산업의 부진과 이로 인한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를 포함해 작년에만 1만2700명이 울산을 떠났다.

울산의 인구 순유출은 2015년 100명에 불과했지만 2016년 7600명을 시작으로 2017년 1만1900명, 2018년 1만2700명 등 4년 연속 인구가 크게 줄어들었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 도시의 사회적, 경제적 경쟁력이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해당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대형마트나 소매점 등의 판매는 물론 음식과 숙박, 교육서비스 등 서비스 생산도 함께 부진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작년 울산의 경제 상황은 어땠을까? 울산의 광공업 생산지수는 96.7로 2017년(92.8) 대비 4.2% 증가했다.

건설 수주액은 3조801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1% 증가했고, 울산 수출액도 702억달러로 전년(667억달러) 대비 5.4% 증가했다.

각종 경기지표는 이처럼 아무 문제없이 보이는데 정작 중요한 일자리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일자리 만들기가 그만큼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울산의 주력산업인 석유화학 관련 제품의 수출이 늘어난 반면 노동 집약적 산업인 조선 해양플랜트 업종에서 일거리가 크게 줄어들면서 한꺼번에 실업자가 생긴 것이다.

또한 특정 산업의 수출이 늘어난다고 해서 일자리가 추가로 늘어나지는 않고, 지역 전체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부터 일자리 만들기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최저임금제 인상과 탄력근무제 등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면서 일자리 만들기를 연계하고 있지만 현실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일자리에 쏟아 붓고 있지만 공공분야와 단기 처방에 가까운 일자리 비중이 커 예산 투자 대비 기대 이하의 효과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와중에 지자체 주도의 ‘광주형 일자리’는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 요인으로 일자리를 원하는 지역사회의 절실함, 노동 존중과 투자환경 조성에 대한 비전 제시, 단체장의 강한 추진력 등 3가지를 꼽았다.

물론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역사회, 기업, 노조, 정부 등 이해 당사자들의 대화와 합의를 이끌어낸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속되는 경기 부진과 최악으로 치닫는 실업률 상황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기에 충분하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에너지산업을 적극 육성하기로 하고, 이와 연계된 울산형 상생 일자리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도 수 만 명 규모에 이를 정도로 큰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 경제 규모가 커진다고 해서 반드시 일자리 규모도 커지는 건 아니다.

광주형 일자리의 경우처럼 지역사회의 관심과 소통, 기업 및 노사의 참여, 정부의 지원 등 각 요소가 제대로 갖추어졌을 때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게 된다.

일자리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의 주력산업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울산만의 경제혁신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울산시가 역점시책으로 제시한 부유식해상풍력발전, 수소경제, 동북아에너지허브사업 등은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 신성장동력으로 손색이 없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추진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나가는지에 달려있다.

혁신은 목표를 설정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목표에 이르는 과정에 더 필요한 것이다.

울산은 지금, 과거의 산업수도 명성에 머물러 있을 것인지, 세계적인 경제도시로 한층 도약할 것인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홍성조 울산종합일보 발행인/대표이사

 

[저작권자ⓒ 울산종합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