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종영화리뷰

때를 알고 내리는 비 [호우시절]
울종뉴스 2009.10.23
첫사랑에 대한 남자들의 순정은 특별하다. 사는 게 바빠 잊고 산지 오래지만 한 가정의 가장, 대한민국 아저씨인 그들에게도 한때는 열열이 사랑했던 여인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며 꺼내 보이는 ‘첫사랑’은 유독 짠하다. 강변에서의 쑥스러운 입맞춤, 캠퍼스 후문 그녀의 자취방… 건아하게 취기가 오른 가을밤이니 ...
지키지 못한 약속 [내 사랑 내 곁에]
울종뉴스 2009.10.15
박진표 감독은 사람 울리는 능력 하나는 타고 난 것 같다. 전작 ‘너는 내 운명(2005)’에서는 순진한 시골 노총각과 읍내 다방아가씨와의 사랑을 ‘에이즈’라는 몹쓸 병으로 갈라놓더니, 이번에는 몸이 마비되어가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남자와 장례지도사라는 직업 때문에 두 번이나 이혼한 여자가 사랑을 한단다. 안 봐도 뻔하 ...
가을이 가기 전에 [프러포즈]
울종뉴스 2009.09.24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이 돌아왔다. 뺨을 스치는 바람에도 울컥, 나뒹구는 낙엽에도 울컥하는 요즘이기에 부둥켜안을 누군가가 필요하다. ‘올 크리스마스는 기필코…’ 매년 똑같은 다짐만 반복해 왔는가. 소심한 솔로들이여, 분주해질 필요가 있다. 가을은 잠시다. 지금 용기를 내지 않으면 올 겨울 역시 쓸쓸하게 보낼 확률이 높아진다 ...
불가능은 없다 [블랙]
울종뉴스 2009.09.10
돌이켜보면 너무 쉽게 포기하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우유부단한 성격 탓도 있지만 무언가 하나 진득하니 해낸 것이 없고, 그게 꿈이든 공부든, 인간관계든 힘들어지기 시작하면 슬쩍 발을 빼곤 했으니까요. 부끄러운 이야기라도 어쩔 수 없습니다. 시작부터 고해성사가 되어버린 이유는 영화 ‘블랙(감독 산제이 릴라 반살리)’ 때문입 ...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해운대]
울종뉴스 2009.08.13
솔직히 영화 ‘해운대(감독 윤제균)’는 손꼽아 기다린 작품은 아니었다. ‘두사부일체’, ‘1번가의 기적’, ‘색즉시공’ 등 윤 감독의 전작이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 최초 재난영화라는 홍보문구도 CG에 대한 못미더움으로 이어졌다. 예상은 빚나가지 않았다. 다만 기대가 크지 않으면 실망도 크지 않은 법 ...
유쾌한 술주정 영화 [낮술]
울종뉴스 2009.07.23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술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몽롱한 기분을 동반한 취기를 경험해 봤을 것이다. 특히 해지기 전 마시는 술은 알 수 없는 용기를 필요로 하는데 휴강 때 마신 맥주가 그랬고, 축제 때 마신 벌칙 소주가 그랬다. 시작부터 웬 술 인가하겠지만 이유가 있다. 오늘 소개할 영화가 과한 술에 대한 ...
[‘카모메식당’& ‘안경’]
울종뉴스 2009.07.08
최신 개봉 영화 위주로 리뷰를 쓰다 보니 개인적인 추천에는 힘을 싣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일본 특유의 슬로우 무비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작품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일본영화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대학생 때부터였다. ‘러브레터(감독 이와이 순지)’가 그 시작이었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감독 이누도 ...
시골형사와 탈주범의 한판 [거북이 달린다]
울종뉴스 2009.06.26
얼마 전 남동생이 재미있는 영화 한편을 추천해줬다. 녀석의 말을 빌리자면 극장 안에 있던 관객들이 박장대소 했다는데, 한번 믿어보자는 심산으로 회사 식구들까지 끌어들여 단체 관람을 감행했다. 사실 영화는 누구와 보느냐에 따라서 재미 ‘있다’ vs ‘없다’로 나눠지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공포 영화는 ‘혼자보기’를 추천하고 ...
‘모성’이란 이름의 범죄 영화 [마더]
울종뉴스 2009.06.18
영화 ‘마더’를 보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 완급을 조절할 줄 아는 감독은 몇이나 될까. 기본공식을 따르되, 그걸 자신만의 색깔로 주무를 줄 아는 능력, 아니 재주라고 하는 게 맞겠다. 쉽게 말하자면 영화는 연애와 다를 게 없다. 관객과의 밀고 당기기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건데, 이 방면에선 봉 감독을 따라올 자 ...
[인사동스캔들]
울종뉴스 2009.05.28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박쥐(감독 박찬욱)’ 때문에 마음고생이 컸을 것이다. 감독의 유명세에 눌리고, 특이한 소재에 치이고… 사실 이렇다 저렇다 대적할 새도 없이 투명 인간 취급받는 느낌이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일이다. 물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박쥐’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 ...
살아있는 영화 [똥파리]
울종뉴스 2009.05.07
뒷모습은 꾸밀 수가 없다. 그래서 짠하다. 영화 속 상훈의 등짝도 그랬다. 세상이라는 원 밖에서 서성이는 남자. 너무나 필사적이어서 발로 차주고 싶었던 그의 등짝은 반기는 이 하나 없이, 더럽다는 후려침에도 허공을 맴도는 똥파리와 닮았다. 제대로 된 영화교육을 받지 않은 감독이 주인공으로 열연하며, 전세금을 털어 만든 독 ...
탐정추리극 [그림자살인]
울종뉴스 2009.04.22
‘그림자살인(감독 박대민)’은 탐정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리 특별할 게 없는 영화다. 영화의 모든 요소가 말 그대로 딱 보통이고, 추리의 얼개 역시 소가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볼만하다”고 평가한 것은 앞서 말한 보통이거나 엉성한 요소들이 밉지 ...
[실종]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울종뉴스 2009.04.09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여성관객들의 못마땅한 야유가 터져 나왔다.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슬럼독 밀리어네어’ 등 안전한 기대작들을 놔두고 왜 하필 ‘실종’을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결과적으로 할 말이 없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이 야속할 정도로 영화관을 빠져 나오는 내내 찝찝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울종뉴스 2009.03.11
3월14일 화이트데이가 얼마 남지 않았다. 거리마다 넘쳐 나는 사탕바구니에 짝이 없는 솔로들은 허벅지를 찌르고, 두 손 꼭 잡은 연인들은 데이트 계획을 세우느라 정신이 없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영화가 있는데 바로 로맨틱 코미디다. 시기도 시기 인만큼 이번 주는 여성들의 ‘연애’ 혹은 ‘사랑’에 대한 생각을 전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울종뉴스 2009.02.25
지나간 선택에 대한 후회가 밀려온다거나,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그리고 지금의 상태가 너무 괴로울 때… 사람들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을 돌이킨다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며, 지금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게 살아갈 것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넌 지나간 세월 앞에서 ...
[과속 스캔들]
울종뉴스 2009.02.11
재미+감동솔직히 한국 코미디 영화를 즐겨보진 않는다. 고생한 감독과 배우, 스텝들에겐 미안한 소리지만 내게 한국 코미디 영화란, 시간 때우기 애매한 경우나 정 볼 영화가 없을 때 선택하게 되는 그저 그런 장르였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경험이자 취향이므로 그 이상의 오해는 없길 바라며 글을 시작하겠다. “그 영화 재밌다더 ...
[쌍화점]
울종뉴스 2009.01.16
男-男-女 농밀한 삼각관계시작은 ‘느낀 대로 써보자’였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입을 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유하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 쌍화점. 개봉 전부터 기대가 컸다. 동성애, 노출 등 파격적인 단어가 호기심을 자극했고, 순수제작비 76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에도 흠칫했다. 게다가 조인성이라는 희대의 꽃미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