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경제민주화 외치는데…

울종뉴스 / 기사승인 : 2012-09-27 16: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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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재 논설위원

대선이 화두에 올랐다. “한두번 들은 얘기는 아닌데, 솔직히 모르겠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뭘 어쩌겠다는 건지…” “비정규직 문제나 해결하지 무슨…” 간간이 대화가 이어지긴 하지만 더 이상 진척이 없다. 대선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내놓는 ‘경제민주화’ 얘기다. 누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후보들이 내놓는 정책 공약들에는 아직 관심이 미치지 못하는 탓도 있다.

뭔가 그럴 듯해 보이긴 하지만 막상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딱히 설명하기가 애매해진다. 쉽게 말해 ‘경제 분야 대선공약’ 내지는 ‘경제 개혁’ 정도로 해도 될 것을 굳이 민주화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조금만 속을 들여다보면 경제민주화 내용도 후보들마다 제각각이다. 우리 경제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재벌 구조 개혁을 보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행위 등을 우선적으로 개선하자는 입장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지배구조 개편 등 대기업의 틀을 전면적으로 바꾸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두 후보의 중간쯤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실 재벌 구조 개혁은 일부분이다. 비정규직 문제, 실업 문제, 대기업-하청업체간 관계, SSM으로 촉발된 대기업-중소상인간 갈등 등 경제 관련 현안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이 모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정책은 어떤 것인지, 이를 대선 후보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는 여전히 고민되는 부분이다.

최근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면서 문득 떠오른 게 두가지 있다. 하나는 업무차 들른 한 대기업 생산현장이고, 또 하나는 가족 중 한사람이 쇼핑의 재미에 푹 빠져 있는 할인매장 코스트코다. 이 대기업의 경우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직원 대부분이 협력업체 소속이다. 정규직과 협력업체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급여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정규직 비정규직간 근무 여건과 처우는 어떤지 등을 세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이러한 풍경이 비정규직 문제의 일상이라는 사실만큼은 틀림없을 것이다.

미국계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는 알 사람은 다 아는 인기 할인매장이다. 회원제에다 현금 위주의 결제 방식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의무휴업일을 규정한 지자체의 조례를 무시하고 휴일영업을 강행하는 코스트코의 배짱영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휴일 영업을 규제하는 지자체의 조례가 위법 판결을 받았고, 본사 방침이기도 해서 이같은 규제를 굳이 지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코스트코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참여하지도 않고 타 업체 대형마트의 사례를 핑계로 휴일 영업을 강행한다는 것이다. 외국계 기업에다 뻔뻔스럽고 노골적으로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지만 과태료 부과 외에는 딱히 제재할 방법도 없다.

일부분이겠지만 비정규직 문제와 대기업-중소상인 갈등은 말처럼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대기업의 경제활동과 정규직을 마냥 비판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중소상인의 생존권을 마땅히 지켜야 하지만 그렇다고 대형 마트의 자유로운 영업 활동을 법적으로나 어떤 식으로든 규제하기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가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현실성 없는 구호성 정책이라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요 대선후보 세명이 하나같이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으니 정말 괜찮은 개혁 정책 한 둘쯤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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