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씁쓸한 미소

울산종합일보 / 기사승인 : 2019-01-08 14: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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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박하용 필진(세진중공업 관리지원부문장 이사)
박하용 (주)세진중공업 관리지원부문장 이사
박하용 (주)세진중공업 관리지원부문장 이사

“변화란 단지 삶에서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삶 자체다.(Change is not merely necessary to life-it is life)”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의 말이다.


필자가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도 벌써 24년이나 되었다. 그간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에 대해 이야기해 왔지만 요즘처럼 이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 적도 없었다.


수년째 계속된 조선해양산업의 불황과 빠른 기술진보에 따라 지금까지 와는 전혀 다른 기회와 위협요소가 공존하고 있다.


올해도 미?중간의 무역분쟁, 불안 하지만 화해모드에 진입한 북한정세, 끝을 알 수 없는 글로벌 경제위기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기업생태계는 원자재가격 상승, 인건비 상승, 금리인상이라는 삼중고에 힘들어 하고 있다.


종업원 권익 증진을 위한 각종 노동 관련 법안들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기업주들에겐 비용상승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늘고 있어 원가절감이 생존의 필수요건이 되고 있다.


노동 현장이 일종의 ‘양날의 칼’과 같은 상황에 처한 셈이다. 누군가에게 ‘행복은 또 다른 이에게는 불행’이라 했던가. 종업원의 권리를 강화한 올해 노동 환경이 기업주들에게는 경영 압박이라는 독이 되고 있다.


규제를 풀고 기업하기 좋은 경제 여건을 만들어도 힘이 드는 상황에서 정부는 근로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오히려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기업은 사활을 걸고 상대보다 더 빨리 변화해야 한다. 나라의 정책?경제?외교?노동 뿐만아니라 요즘 들어와서는 대북관계까지 자고 일어나면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실로 격변의 시대(Transmutation age)다.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가 공감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라는 방법론적인 접근에는 모든 이들이 힘들어 한다. 그만큼 긴박하고 절실하지만 마땅한 돌파구를 못찾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기업들이 암울한 경기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돼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된다면, 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영의 근간이 되는 핵심역량과 잠재적 성장동력까지 잃어버리는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된다.


이제 기업환경은 변화와 혁신을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됐다.


어떤 공동체의 역사도 외부환경의 위협과 도전 속에서 진화해 간다. 바깥 도전의 크기에 비해 공동체 자체의 대처와 응전이 취약하면 그 역사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되고 결국 소멸하게 된다.


도전과 응전의 역사전개 패러다임을 정립시킨 20세기 최고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 Toynbee)가 발견해 낸 인류문명사의 경험칙이다.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의 경험칙을 격변의 시대를 헤쳐 나가는 처세술의 모토(motto)로 삼고, 뜨거운 열정보다 지속적인 열정으로 포기하지 않는 이외수님의 ‘존버정신’으로 무장해 오늘도 수많은 도전에 당당히 응전하고 계신 산업전사들에게 박수와 존경을 보낸다.


필자의 대학생 딸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최저시급이 올라서 급여가 좀 많이 올랐다고 기뻐하는 모습에 아빠인 필자의 입가엔 씁쓸한 미소가 드리운다.


울산종합일보 박하용 필진(세진중공업 관리지원부문장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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