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서점에서 나눔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김승애 기자 / 기사승인 : 2019-01-03 13: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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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사회적 기업 ‘나비문고’

사회적 기업이 뜨고 있다. 최근 SK, 한국동서발전 등 대기업들이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면서 사회적 기업을 위한 생태계 터전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나비문고는 오프라인·온라인 서점을 운영하며 북 리사이클링 운동, 기부문화 운동을 하는 울산의 우수 사회적 기업이다. 울산의 작은 서점에서 일자리 창출, 나눔까지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 나비문고를 소개한다.


▲울산 중구 옥교동에 위치한 나비문고는 북 리사이클링, 북 콘서트 등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울산 중구 옥교동에 위치한 나비문고는 북 리사이클링, 북 콘서트 등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 2000개 돌파, 상생 경제 눈길
‘나비문고’ 매달 400권 이상 책 나눔 실천
시민과 기업이 만드는 ‘흑자 서점’ 되고 싶어



‘사회적 가치’가 상생 경제 살린다
사회적 기업은 2007년 국내 1호 사회적 기업 다솜이재단 설립 당시 20여 개에서 현재 2000개를 돌파했다. 인증기업이 1000개를 넘어선 2014년 이후 성장 가소화로 연평균 250개 이상씩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SK그룹(회장 최태원)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현재 SK그룹 대표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국내 각지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 전국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SK울산Complex는 지난 8월 울산지역 우수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4개 기업에 행복 나눔 기금 일부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울산의 우수 사회적 기업이자 SK이노베이션이 후원하는 ‘우시산’은 고래 아이템과 갤러리 등 퇴직 어르신을 위한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에서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 두 개의 가치 중 하나라도 흔들린다면 사회적 기업의 목적이 희미해진다. 또한 사회적 기업이 힘들어하는 문제를 대기업이 해결해주면서 상생이 가능해진다.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마케팅, 재무, 법무 등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울산 중구(청장 박태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동서발전(사장 박일준)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한국동서발전형 사회적 기업’을 창업해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지원에 나섰다. 만약 사회적 기업이 설립된다면 전국 공기업의 첫 사례가 된다. 한국동서발전은 단순히 기업에서 해오던 기부나 봉사활동을 넘어서 직접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며 울산지역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회사 내에 사회적 가치 추진실을 따로 신설해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 위한 아이템 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도심 속 작은 책방에서 겨울을 보내다
서점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가 있다. ‘따뜻하게 지인을 기다리고 싶어서’, ‘감명 깊게 읽은 작가를 만나고 싶어서’, ‘서점 안에 있는 카페가 좋아서…’. 하지만 책 구매를 위해 서점에 방문하는 일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울산 중구 옥교동에 있는 나비문고(대표 이영도, 김명숙)는 일반 책을 사고파는 서점과는 차별화된 점이 있다. 지난해 1월 개점한 나비문고는 이영도 대표가 재활용업체 근무할 당시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이 대표는 재활용업체에서 버려진 중고 책을 이용할 방법을 찾아 서점을 개업했고, 사회적 기업이 된 후에는 아내인 김명숙 씨와 공동대표로 서점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실 김 대표도 울산 중구 다운동에 위치한 꿈틀꿈틀 작은 도서관을 10년 넘게 운영 중이다. 서점의 시작에서 두 대표의 책에 대한 애정이 돋보인다.


▲오프라인 나비문고 서점에는 중고서적과 신간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오프라인 나비문고 서점에는 중고서적과 신간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오프라인 나비문고 서점에는 울산 시민들이 중고서적들과 새 책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마냥 책이 많다기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이 눈에 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보던 책들이 모여 더 그렇게 느껴진다. 나비문고는 오프라인 서점뿐만 아니라 인터넷서점 알라딘을 통해 중고서적을 사거나 팔기도 가능하다. 사실 대형서점처럼 책 수가 많을수록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나비문고에서도 직접 전문사서를 고용해 도서 DLS 및 MARC로 책을 관리하고 있다.


▲나비문고 안에는 차 한잔과 함께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나비문고 안에는 차 한잔과 함께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최근의 중고서점들은 차 한 잔과 책을 좀 더 특별하게 접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서점 안에는 카페도 함께 운영해 책을 사고 나가는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나비문고는 책에서부터 시작된 다양한 문화, 예술, 취미활동 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4번의 북 콘서트, 독서 토론모임, 문화강좌 등 색다른 프로그램들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계속 기획 중이다.



인생이 짧아 우리는 책을 읽는다
펼쳐놓은 책이 곧 나비와 비슷해 만들어진 나비문고의 로고는 독서문화 운동 확산의 바람과 나비 문명의 희망을 담고 있다. 나비문고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북 리사이클링(Book Recycling),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북 콘서트 등 사회공헌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비문고는 시민들로부터 기증 및 매입한 중고서적들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재기증하는 사업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책은 폐지로 버려지거나 사용되지 않는 서적을 매입 또는 기부받아 청소, 소독한 뒤 책이 필요한 곳에 값싸게 공급하거나 기증하는 형태다. 설립 초기인 2016년 3월부터는 매월 새터민들과 이주민들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울산하나센터부터 시작해 현재는 두남중고등학교, 다울 성인 장애인학교, 장애인부모회 등 10개 단체에 매월 400~500권의 도서를 지원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해 경제적 약자들의 도서 구매력을 높여주는 효과를 창출했다.


서점을 운영하며 경제적 창출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경제적 창출이 힘든 서점이 사회적 기업이 되는 어려움에 대해 김 대표는 “현재는 오프라인 서점보다 도서관에 새 책을 납품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에 오는 사람은 점차 줄어든다는 것을 느낀다. 워낙 인터넷 대형서점이 발달해 현실적으로 서점 하나로는 돈을 벌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어떻게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을까. 이에 김 대표는 “저희는 지역 소외계층들이 좋은 책을 만나는 공간이 만들고 싶은 목표가 있다”며 “많은 사람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무료전자도서관을 구축하는 등 앞으로도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해 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그들은 ‘인생이 너무 짧기 때문에 책을 통해 타인의 경험을 읽는다’고 말한다. 나비문고는 타인의 경험을 전달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정부나 기업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지와 지원이 늘어나 경제적 약자들에게도 기회가 균등하게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시민들의 신뢰와 사랑으로 나비문고가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승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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