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의 스트레스 해소법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의 스트레스 해소법
  • 김승애 기자
  • 승인 2019.01.03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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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특별한 스트레스 풀기

‘헬조선’에 태어나 ‘흙수저’로 사는 것…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려주는 단어들이다. 이제는 스스로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타인의 마음에 적당히 공감하고 적당히 슬퍼하는 상태를 말하는 ‘골디락스’도 등장했다. 누군가의 ‘감정 쓰레기통’이 돼 본 적이 있다면 공감할 것이다. 내 상황에 적절히 공감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있는가 하면 화풀이올림픽, 치유의 숲도 있다. 스트레스를 극복할 맞춤형 방법을 소개한다. 

내 마음을 비워주는 고민 나눔 앱 
스트레스 가득한 일상을 뒤집는다! 
대나무 피톤치드로 평온을 얻다 



애플리케이션이 주는 따뜻한 위로
앱을 내려 받기 전에 본 리뷰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500여 명이 넘는 사람이 타인의 격려로 위로를 받고 있었다. 익명으로 고민을 나누고 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소셜미디어 앱 이야기다. 각자의 고민이나 생각을 자유로이 적고, 서로 댓글을 주고받으며, 때론 함께 해결책을 찾는다.

고민은 가까운 사람에게 말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혼자서 생각하기엔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그런 부분에서 고민 나눔 앱들은 ‘완전한 타인에게는 거리를 유지한 채 솔직한 감정을 내비칠 수 있다’는 2030세대의 마음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앱을 검색하면 비슷한 앱들이 쏟아진다. 그중 ‘어라운드’, ‘마리레터’, ‘밤편지’, ‘감쓰(감정의 쓰레기통)’, ‘틈’, ‘나쁜 기억 지우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앱들은 대부분 익명소통을 기본으로 운영된다. 그 중 ‘감쓰(감정의 쓰레기통)’가 ‘감정 청소부’ 캐릭터를 이용하거나 쓰레기통에 비워주는 디자인으로 유저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감쓰’ 앱은 유료 콘텐츠(1200원)임에도 불구하고 앱스토어 라이프스타일부문에서 5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운영방식은 간단하다. 예를 들어 감정 칸에 ‘우울’을 표시하고 “오늘은 수요일이라 조금 지친다”라고 쓰면, 감정청소부는 “이곳에 다 훌훌 털어버려요”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남긴 글들은 정해놓은 일정 기간(1일~10년 중 선택)이 지나면 사라진다. 내 고민은 개발자들도 볼 수 없다는 점이 앱에 대한 신뢰감을 줬다. 

▲‘감쓰’는 감정청소부 캐릭터를 통해 나의 감정을 타인과 공유하는 어플이다.
▲‘감쓰’는 감정청소부 캐릭터를 통해 나의 감정을 타인과 공유하는 어플이다.

‘감쓰’ 앱을 개발한 ‘aduk’ 팀은 서울여대 학생들로 구성된 팀이다. ‘감쓰’는 전공 수업 중 기획 및 디자인한 프로젝트였으며 이대로 묻히기에는 아쉽다고 판단해 실제로 출시하고자 다른 학생들과 팀을 이루어 앱 개발과 바이럴 마케팅까지 가능한 하나의 앱으로 만들어냈다. 
‘정말 위안이 될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별일 아니다, 초콜릿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정도의 작은 위로도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힘이 된다.


스트레스에서 분노로, 차가운 대한민국 
희로애락 중 ‘분노’, ‘화’, ‘답답함’이 더 크게 작용하는 이유는 ‘공감’ 때문이다. 부정적인 감정은 쉽게 타인의 이해를 받으며 그만큼 전파속도도 강하고 빠르다. 예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대부분 억울하고 끔찍한 일을 당한 내용이다. 물론 무언가를 제안하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는 글도 있지만, 특정 인물을 혐오하거나, 비난하는 글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법철학자인 마사 C. 누스바움 미국 시카고대 철학부 교수는 저서 ‘분노와 용서’에서 “분노가 일어나게 된 계기의 가치를 존중하는 한 적절한 감정이 될 수 있지만, 지위에 집착하고 피해를 갚아주겠다는 소망을 품으면 문제가 된다”며 “분노가 던지는 미끼를 물고 공상적 응징으로 나아가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는 경쟁 사회 속에서 시달리는 많은 직장인의 고민일 것이다. 이를 반영해 쉽게 해결되지 않는 스트레스와 분노를 안전하게 드러낼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방’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17일~18일 중구 태화강 체육공원에서 제1회 ‘천하제일 화풀이 올림픽’이 개최됐다.
▲지난해 11월17일~18일 중구 태화강 체육공원에서 제1회 ‘천하제일 화풀이 올림픽’이 개최됐다.

현재 울산에는 ‘스트레스 해소방’이 없지만, 지난해 11월17~18일 양일간 울산 중구(청장 박태완) 태화강 체육공원에서 제1회 ‘천하제일 화풀이 올림픽’이 개최됐다. 천하제일 화풀이 올림픽은 울산 청춘문화기획단(대표 홍지윤)이 기획한 행사이며 ‘오늘만큼은 건전하게 화풀이하자!’는 주제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밥상 뒤집기, 사표 던지기 대회를 비롯해 고민 나무, 허공에 태태지기기(의견을 피력하며 딴죽을 걸다), 오함마(슬레지해머) 해소방 등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그중 밥상 뒤집기 행사는 울산 시민들이 참여해 스트레스를 공유했다. 먼저 주어진 60초 안에 사연을 말하고 앞에 준비된 밥상을 뒤집는다. 분노가 가득한 사연에 공감하며 지켜보던 울산 시민들도 스트레스를 날리며 대회를 즐겼다.


삶이 지칠 때는 울창한 숲으로
찬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12월, 영상의 기온을 띄는 날이 종종 보인다. 울산에는 겨울바람도 막아주는 울창한 숲이 있다. 울산 남구에서 중구까지 이어진 태화강 십리대숲길은 태화강변을 따라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린 대규모 자연공원이다. 서울 여의도공원 면적의 2.3배인 53만1000㎡ 규모이며 게다가 공원 안에는 허파 역할을 하는 10만㎡에 달하는 거대한 대숲이 계속해서 이어져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광활한 자연을 보고 신기해한다. 2010년 완공된 태화강대공원은 옛날부터 있던 대나무 군락지를 정비하면서 숲길을 내고 울타리와 조명시설을 설치해 지금의 관광지를 만들어냈다. 특히 간벌 후 버려지던 대나무로 만든 울타리는 울산시 공무원의 아이디어를 적용했으며 이는 특허로 등록되기도 했다. 

▲태화강 십리대숲길은 태화강변을 따라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린 대규모 자연공원이다.
▲태화강 십리대숲길은 태화강변을 따라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린 대규모 자연공원이다.

울산을 조금 벗어나면 산림치유를 받을 수도 있다. 2009년부터 시범 운영한 산림치유서비스는 경기도 양평에서 시작돼 현재는 25개 치유의 숲과 국립산림치유원 1개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까지 169만명이 치유의 숲을 방문했고 25만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그램 만족도도 높다. 100점 만점에 91.7점을 기록해 수요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수요에 따라 2023년까지 치유의 숲 28개와 국립산림치유원 1개소를 계속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도 대나무가 주는 건강 효용성을 알면 더욱 좋아질 것이다. 대나무 숲은 차분한 성질을 갖고 있어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대나무에서 왕성하게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와 음이온 때문이라고 한다. 피톤치드는 ‘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의 ‘cide’가 합해서 생긴 말인데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려고 해충·곰팡이를 막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이다. 사람에게는 삼림욕을 통해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폐기능 강화에 효과가 있다.

김승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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