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같은 뿌리에서 났거늘(本是同根生)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났거늘(本是同根生)
  • 울산종합일보
  • 승인 2018.07.2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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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환의 울산이야기(울산종합일보 논설위원 겸 필진부회장)
조경환 울산종합일보 논설위원
조경환 울산종합일보 논설위원

‘콩을 삶는데 콩깍지로 불을 때니(煮豆燃豆戟 ), 콩이 솥안에서 우는구나(豆在釜中泣),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났거늘(本是同根生), 들들 볶는 게 어찌 이리도 급할까(相前何太急)‘

삼국지에 위나라 조식과 조비형제의 일화 중에 나오는 얘기다.

조조가 죽고 조비가 황재로 등극해 그의 동생 조식을 제거하려 할 때 일곱 걸음을 걸을 동안 시를 짓지 못하면 죽음을 맞이할 위급한 처지에서 조식이 지은 칠보시(七步詩)이다.

솥에 콩을 삶을때 콩깍지로 너무 세게 불을 지피면 콩이 타버려 먹을 수 없고 콩이 솥에 가득한데 콩깍지의 화력이 미치지 못한다면 설익은 콩을 어디다 쓸 것인가?

지금 불황의 그늘에 몸부림치고 있는 조선업의 처지가 이와 같다.

노사는 원래 한몸이다. 그래서 그들은 상호 보완하고 함께 발전하며 조선보국(造船保國)을 꿈꾸어온 공동운명체이다.

그런 그들이 불황의 한가운데서 마치 콩과 콩깍지처럼 서로를 탓하며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견디기 힘든 불황의 지속상황이 그들의 잘못은 아니다.

황무지에서 세계 제일의 조선왕국을 건설한 그들이 아닌가.

서로의 탓이 아닌것을 서로에게 물어서 답을 구하는 것은 어렵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4일 오후부터 양측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교섭을 재개했으나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커서 난항을 겪고 있으며, 여름 휴가기간 이후까지 교섭이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는 19일 오후 2시부터 이어져온 전면파업을 24일 오후 중단했다.

노조는 정부와 협의해 유휴인력을 교육, 훈련, 순환근무, 유급휴직 등 여러 대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측이 인력 감축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일감부족으로 전면가동이 어려운 해양부문 근로자 2600명의 1년간 무급휴직과 나머지 근로자의 기본급 20% 반납을 노조에 제안했다.

정천석 울산 동구청장은 세계 조선 경기불황으로 인한 현대중공업의 위기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고, 퇴직자 지원센터 활성화, 중앙정부 지원요청 등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동구지역 경기진작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침몰하는 배에서 선장과 선원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함께 힘을 합해야 한다.

그것이 승객들을 향한 그들의 의무이고 또한 그들의 생존 가능성을 스스로 높이는 일이다.

지금 울산 동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절박한 상황은 지역주민이나 근로자 그리고 현대중공업이 분열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역지사지하는, 그래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돌파구 찾기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현실상황 인식과 심도있는 대책은 이들이 다시 일어서는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국민들은 그들이 재기해 다시 한번 세계제일의 조선소에서 힘찬 생산의 맥박이 뛰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험난한 파고를 이겨낼 우리 모두의 지혜와 협력이 모아져야 할 절실한 시점이다.

힘을 모아보자. 본래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거늘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조경환 울산종합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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