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된 울산 신복로터리 “이제는 철거할 때”
‘고물’된 울산 신복로터리 “이제는 철거할 때”
  • 김귀임 기자
  • 승인 2018.07.2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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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울산교통문화시민연대가 신복로터리 환승센터 고가교 아래에서 신복로터리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울산교통문화시민연대는 지난 18일 신복로터리 환승센터 고가교 아래에서 신복로터리 철거를 촉구했다. [사진제공 = 시민연대]

신복로터리 횡단보도를 건너다 ‘쾅’ 소리가 나서 돌아보면 역시나 로터리를 도는 차량끼리 부딪힌 사고가 나 있다. 울산 남구 무거동에 위치한 신복로터리는 5개의 큰길과 여러 개의 샛길이 나 있고 가운데 ‘제2의 공업탑’이라고 부르는 큰 탑이 서있다. ‘로터리가 많아야 잘사는 도시’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된 것처럼 이 탑 역시 예전의 것으로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징에서 고물이 된 신복로터리. 신복로터리를 둘러싼 논란을 취재했다.

상징 가치 떨어진 신복로터리 이전‧철거 필요

크고 작은 사고 하루 평균 2건 이상 일어나

신호등 설치 및 평면교차로 체계 도입해야

▲신복로터리 야경 [울산시 제공]
▲신복로터리 야경 [사진제공 = 울산시]

# ‘낡은 구조물’ VS ‘제2의 공업탑’

지난 11일 오후 10시40분 조금 넘은 시각. 신복로터리 회전구간에서 승용차 두 대가 부딪혀 승용차 한 대의 앞 범퍼가 날아가는 등의 피해를 입은 사고를 목격했다. 이 사고의 주 원인은 높이 32m에 달하는 커다란 삼각 탑에 시야가 가려져 앞에서 돌던 차량을 미처 보지 못해 부딪힌 것이 컸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사고 차량들이 잠시 정차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중형차 2대가 잠시 정차했음에도 불구하고 뒤에 있던 버스들과 차량들은 해당 구간에 발목이 잡혀 느린 속도로 낑낑대며 구간을 빠져나갔다. 그마저도 회전하는 각 구간마다 설치돼 있는 신호등에 잡혀 도로 상황이 복구되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07년 훨씬 이전부터 신복로터리에 대해 방송 등을 통해 “낡고 상징적인 가치와 의미도 잘 모르는 구조물인 신복로터리 탑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에 당시 일부 시민들은 공업도시 위상을 세워주고 있는 ‘공업탑’처럼 신복로터리를 ‘제2의 공업탑’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살려 하나의 ‘랜드마크’로 세워야 한다고 맞섰다.

시간이 흘러 2018년 중반부를 꺾어가는 지금, 신복로터리의 존폐에 대한 각 입장은 여전할까. 문득 궁금해진 기자는 신복로터리를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입장을 물었다.

# “신복로터리 철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A(60‧택시운전사)씨 “당연히 철거해야 합니다. 지금 공업탑로터리 보다 출‧퇴근 시간에 더 정체되는 로터리가 신복로터리인데 신복로터리에 고가차로까지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신복로터리의 탑은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B(55‧인근 커피점 대표)씨 “미관상 철거하는 것이 좋겠죠. 제2의 공업탑을 만든다는 취지에 비해 상권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울산을 들어오는 진입로임에도 불구하고 어수선하게 돼있는 상권과 차로를 말끔하게 정리해서 울산의 이미지를 높이고 상권도 함께 살려갔으면 좋겠습니다”

C(24‧대학생)씨 “지금 신복로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설치된 탑으로 인해 택시 승강장의 위치가 애매해 졌다는 점입니다. 차라리 탑을 철거해 도로를 만들고 옆길에 택시 승강장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시민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탑은 철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D(56‧인근 주민)씨 “사실 가까운 부산 서면만 해도 로터리가 만들어졌다가 곧 철거됐죠. 그 사례만 봐도 신복로터리가 계속 존재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굳이 많은 사고를 봐 가면서 탑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 신호등 설치 및 평면교차로 체계 도입하라

이 같은 목소리는 당시 기자가 만난 시민들 뿐 아니라 울산교통문화시민연대로 이어졌다. 지난 18일 오후 3시 신복로터리 환승센터 고가교 아래에서 시내버스사업조합, 노동조합, 운수종사자(지선버스․버스․택시 종사자), 슈퍼마켓 협동조합, 경동도시가스 등 70명은 “신복로터리를 철거하고 평면교차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들은 “좁은 이곳에 탑을 유지하는 것 보다 넓은 언양 톨게이트로 탑을 옮기는 것이 교통과 시민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안에 대해 박영웅 울산교통문화시민연대 대표는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울산의 반구사거리나 여천오거리와 같은 경우는 로터리가 없어도 도로 통행이 수월하다”며 “탑은 이미 고가도로가 지나가면서 상징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기 도로는 너무 좁기 때문에 택시 승강장이 만들어지지 않아 범서와 언양 등을 가려는 사람들은 택시를 타려면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교통편의시설은 하나도 만들지 않은 채 빙빙 돌기만 하는 탑이 필요가 있을까 싶다”며 택시 승강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주장했다.

이어 “복잡한 도로에 비해 횡단보도가 적어 시민들이 로터리를 건너다니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다”며 “건너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오래된 탑을 철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귀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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