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맞춰가는 음악’ 시민오케스트라, 웅장한 시작을 열다
‘함께 맞춰가는 음악’ 시민오케스트라, 웅장한 시작을 열다
  • 김귀임 기자
  • 승인 2018.07.13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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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울산-울산시민오케스트라
울산시민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밑 아트홀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직업’이 자신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불과 5년 전만해도 타 지역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기 위해 울산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현재 울산은 자신의 낭만을 찾아 떠나자는 바람이 불고 있다. 직업으로 자신을 소개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꿈을 대변할 수는 없다. 직업을 얻은 그들. 이제는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선다.

30세 이상 ‘직장인’ 단원들, “나도 할 수 있다” 열정 가득

올해 1월 말 창단 후 버스킹, 소공연 등 활동 이어나가

왈츠 2번, 도레미송 등 누구나 아는 곡으로 신나게 연습

울산시민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사회의 각 영역에서 음악으로 뭉치다

▲금길동 지휘자.
▲금길동 지휘자.

“연습이니까 천천히, 더 천천히” 매주 화요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밑 아트홀에서 진행하는 울산시민오케스트라(지휘자 금길동)의 연습은 조급함이 없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못 할 것이 없다는 이 오케스트라는 공무원부터 방송국, 일반 사기업, 학교 선생님 등 각양각색의 직장에서 활동 중인 25명의 단원들로 구성돼 있다. 사회의 각 영역에서 활동 중이던 이들은 자신이 도전해 보고 싶던, 혹은 연습해 오던 악기로 자신들의 낭만을 실현해 나간다.

단원들의 악보는 연필로 필기한 자신의 노력들로 가득하다. 마디별로 끊어서 연습하는 단원들을 위해 ‘숨은 지도자’들이 나선다. 전공자인 창립 멤버들은 단원들을 위해 잠시 악기를 내려놓고 함께 합주를 맞춘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지휘자는 악보를 보느라 지휘를 놓치는 단원들을 위해 지휘 도중 지휘봉으로 지휘대를 ‘탁탁’치며 박자를 맞추는 ‘센스’를 발휘한다.

금길동 울산시민오케스트라 지휘자(48)는 “전공자들은 여기저기 음악 할 기회가 많지만 일명 ‘아마추어’ 분들은 서로 모여서 하기가 쉽지 않다”며 “음악하고 싶은 분들께 음악을 할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고 창립 이유를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6월15일 울산시민오케스트라는 울산상수도본부 대회의장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직장에 지친 사람들, 울산의 문화를 만들다

직장에서, 또는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 한 잔을 기울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울산시민오케스트라 단원들은 퇴근 후 술 한 잔 대신 악보를 펼쳤다.

첼로, 바이올린, 플루트, 클라리넷, 트럼펫 등 현악기와 관악기부터 시작해서 세트드럼 등 타악기까지. 기본 오케스트라에서 활용되는 악기는 다 갖춘 이 오케스트라는 조금씩 어우러져 저마다의 소리를 내다 곧 어우러져 웅장함이 펼쳐진다.

올해 1월 말 창립한 이 오케스트라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꾸준히 연습을 진행해 지난 6월15일 울산상수도본부 대회의장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또한 각종 길거리 버스킹 음악회를 시행해 앞으로의 도전이 계속됨을 예고했다.

전공자가 아닌 말 그대로의 ‘울산시민’오케스트라. 30대의 젊은 단원부터 직장을 은퇴한 단원까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도전은 울산의 문화를 ‘지켜보는 것’에서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변화시킨다.

울산시민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작은 사회 속에서 신나고 재밌게

취미로 음악을 하던 사람들의 비중이 높은 만큼, 시민오케스트라는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다. 대신 음악하고 싶은 사람에게 음악을 할 수 있게 돕는다는 이 오케스트라의 취지에 맞게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달려간다.

연습곡 또한 누구나 아는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위풍당당 행진곡, 아리랑, 왈츠 2번, 잊혀진 계절, 도레미송 등 어려운 곡보다 아는 곡들로 시작해 ‘함께 맞춰가는 음악’을 즐긴다.

그럼에도 단원들은 연습이 시작되면 자신의 파트에 최선을 다한다. 조금은 두렵고, 생소해 할 단원들을 위해 주변에서 입 박자를 맞춰주고 천천히 템포를 조절하며 완주해 나간다.

왈츠 2번 연습 중, 바이올린이 나설 때가 되자 관악기들은 든든하게 맑은 바이올린 소리를 뒷받침 했다. 또한 연습 도중 막히는 단원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하나의 손’이 더 포개져 포기하는 단원을 만들지 않았다.

음악 안에는 이해와 화합, 배려가 녹아 있다고 밝힌 금 지휘자의 말처럼 이 오케스트라는 ‘작은 사회’ 내에서 각자의 소리를 냈다가 하나로 화합하고 서로를 배려했다.

울산시민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음악’의 ‘플러스’ 요소

이제는 삶의 여유를 찾을 때. 물론 전문 음악인들도 있지만 이들의 경우는 특별하다. 직장이라는 곳에서 벗어나 모인 이들의 직업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들은 살아가는 이야기, 소소한 고민 등을 손에 잡은 악기에 실어 보냈다.

이들 중 누군가에게는 ‘인생 2막’을 펼치는 동기이자, 또 하나의 ‘평생직장’으로 자리 잡는다. 금 지휘자는 인생에서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적 요소가 넘쳐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오케스트라를 하게 되면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챙기는 ‘플러스’ 요소가 따라온다.

금 지휘자는 “음악을 하면 실제로 머리를 계속 쓰게 돼 치매가 예방된다. 특히 관악기의 경우 악기를 불 때 쓰는 폐활량은 달리기를 했을 때와 맞먹는다. 다른 악기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악기를 선택하든지 간에 오케스트라를 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며 이것은 자신의 여유와 더불어 챙길 수 있는 큰 행복이다”고 전했다.

울산시민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수많은 직업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음악은 오래 살아남은 직업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예전부터 ‘음악’은 금전의 여유와 상관없이 문화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울산은 아직까지 오케스트라 등과 같은 음악을 선도하는 도시가 아니다. 그동안 사람들이 ‘공업 도시’ 울산의 매력을 느껴 찾아왔다면 이제는 울산시민오케스트라와 같은 ‘울산 시민’들이 울산 내에서 문화를 선도해 나가 경제와 문화를 둘 다 잡은 ‘문화‧공업 도시 울산’으로 각인돼야 할 때다.

창단한지 6개월, 입소문이 퍼지며 작은 소공연들을 버스킹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는 울산시민오케스트라는 내년 새로운 봄이 오면 무료 연주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늘어가는 단원들의 실력만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시민오케스트라는 ‘울산 시민’이 만들어가는 음악적 도전으로, 전문적 오케스트라와는 또 다른 음악적 움직임에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울산 시민, 전공자와 비전공자 관계없이 서로 화합하는 오케스트라를 꿈꿨다면 누구나 단원이 될 수 있는 울산의 특별한 오케스트라. 당신의 열정이 꿈틀거리는 지금, 울산시민오케스트라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문의: 금길동 지휘자 010-3865-3454)

글 = 김귀임 기자

사진 = 오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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