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한 소년의 위험한 탐험

오성경 / 기사승인 : 2018-07-03 14: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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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리뷰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포스터

지금까지 본 영화 중 가장 충격적인 결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다. 경고하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잠시 ‘멘붕’에 빠질 수도 있다.


영화는 1640년 2차 세계 대전 당시로 돌아간다. 이때 독일나치는 적극적인 유대인 말살정책을 펼치는데 영화의 주인공 소년인 브루노의 아버지는 독일 나치 당원이자 군인으로 등장한다.


도심에서 살던 8살 브루노의 가족은 승진을 한 아버지를 따라 갑작스럽게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다. 새 친구를 사귈 기대감에 부푼 브루노는 엄마에게 농장에 놀러 가도 되냐고 묻지만 농장의 실체를 알고 난 엄마는 오히려 혼자 집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엄포를 놓는다.


농장의 실체는 다름 아닌 유대인수용소. 유대인수용소가 무엇인지, 유대인이 무엇인지, 알 리 없는 브루노는 결국 부모님의 말씀을 어기고 평소 좋아하는 ‘탐험’을 기대하며 혼자 몰래 집밖을 나선다.


숲속을 자유롭게 탐험하던 브루노의 눈 앞에 보인 것은 하늘 높이 치솟아 있는 높은 철조망. 그리고 그 안으로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슈무얼을 만난 후부터 위험한 외출은 계속된다. 그러다 문득 왜 하루 종일 같은 잠옷만 입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모든 옷을 뺏겼다는 슈무얼의 대답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두 아이의 순수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The Boy in the Striped Pyjamas)은 2006년 출판된 존 보인의 소설을 원작으로 2008년 마크 허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영화화했다. 개봉당시 평은 꽤 좋았지만 이스라엘 유태인들의 지겨운 피해자 홍보라는 차가운 반응도 얻었다. 팔레스타인에게 나치처럼 굴면서 이렇게 자기들 불쌍하게 포장한 영화가 나오느냐는 것. 물론 원작은 아일랜드 작가에 영국과 미국 합작 영화다. 국내에는 미개봉작으로 DVD로 출시됐다.


결국 이 영화의 결말은 유대인의 학살을 주도한 아버지의 아들이, 학살당한 유대인의 아들을 돕기 위해 나서다 결국 둘은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진다.


유태인 학살을 주제로 한 영화는 많지만 이 영화는 순진무구한 두 어린 아이들의 우정이 어른들의 잔혹한 결말로 이어져 관객들에게 충격을 준다. 극중 두 아이의 아름답고 동화같은 순수함은 어른들의 잔인함으로 짓밟히는 것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펼쳤던 유대인 말살 정책은 우리에게 잊혀선 안 될 역사다. 어쩌면 이 영화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권력을 남용해 약자를 강탈하는 사회구조는 없어져야 한다. 독일인이든 유대인이든 같은 사람으로서 존중 받아야 할 존귀함은 마땅하다. 내 아이가 소중하듯 다른 이의 아이도 소중하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정말 충격적인 것은 두 아이가 죽는 결말 보다 브루노의 죽음에만 안타까움을 느끼는 우리 모습이 아닐까. 그 씁쓸함에 더욱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영화다.


[한줄평가]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는 반전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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