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박산성 의병 추모제 및 문화제
기박산성 의병 추모제 및 문화제
  • 울산종합일보
  • 승인 2018.04.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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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환의 울산이야기(울산종합일보 논설위원 겸 필진부회장)
조경환 울산종합일보 논설위원
조경환 울산종합일보 논설위원

매년 4월23일 울산 북구청(청장 박천동)과 북구문화원(원장 박기수)이 주관·주최하고 울산시(시장 김기현)의 후원으로 오전 9시30분부터 북구 매곡천 야외공연장 일원에서 의병 추모제와 문화제가 개최된다.

이 행사는 북구청 관계자와 의병후손들 그리고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공연, 의병추모제, 문화공연, 부대행사 등으로 진행된다.

일본이 조선침략의 음모를 꾸미고 있을 동시대에 근대 정치 철학의 아버지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활약한 정치사상가 였다.

13세기말에서 15세기말 유럽에서는 르네상스 문화가 꽃피었다.

그가 1532년 주장한 군주론에서 국가는 결코 신에 의해서 정해진 질서가 아니며 인간의 활동에 의해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그러려면 종교나 도덕의 이상이 아니라 무력과 법률 같은 현실적 조건을 기초로 정치를 해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강국이 되려면 정규군을 국가의 토대로 삼아야 하며 군주는 용병과 외국의 지원군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으로 무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제시했다.

또 악덕을 행하지 않으면 자국의 존망이 위태로워지는 중대한 경우에는 오명 따위는 과감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1592년 혼돈의 조선에는 이런 주장을 하고 그것을 수용하는 신하와 임금이 없었는가?

선조는 파죽지세로 공격해오는 왜군을 피해 백성과 도성을 버리고 도망쳤다.

1583년 율곡 이이의 십만 양병설도, 당파싸움으로 날을 지새우던 그 많은 신하들도, 그 순간에는 하늘에 떠가는 구름만큼이나 하릴없이 백성들의 비웃음과 원망속에 성난 민초들의 손에 의해 불타오르는 도성을 뒤로 하고 몽진의 길을 떠났다.

조선의 조정에는 단 한사람의 마키아벨리가 없었는가?

나라를 지키는 최소한의 무력도, 든든한 지원군도, 나라가 위태로울때 난국을 돌파할 수단을 동원하고 오명 따위를 과감히 받아들일 군주는 없었는가?

하늘을 울리던 백성들의 비명소리와 산천을 적신 민초들의 피가 강물처럼 흐르던 임진년의 교훈을 우리 후손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나간 알들에서 배우지 못하고 책임 규명에 실패한 역사는 반드시 되풀이 된다.

선조 재위 25년 1592년 4월13일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전쟁을 일으켜 전선 700여 척과 16만명의 병사들로 조선을 침략했다.

그들은 20일만에 한양을 함락시켰고 제2군 가토 기요마사는 19일 부산포에 상륙, 20일 울산 병영성을 점령했다.

이에 울산 선비들이 마을 장정들을 인솔 4월21일 기박산성에 집결해 23일 결사항전을 맹세하며 천지신에 제를 올렸다.

의병조직은 의병장 대장 박봉수, 좌익장 박응정, 우익장 장희춘, 죄위장 고처겸, 우위장 이봉춘, 찬획 심환, 종사관 이한남, 운량호군 이경연, 좌재군 박진남, 우재군 김응방 등 이었다.

5월에는 경주의 견천지장군의 의병 500명과 신흥사 지운스님이 군량미 300석과 승군100명이 합류해 의병수가 1000명에 도달했고, 9월에는 밀양부사 김태허를 중심으로 의병을 통합 편성하여 그 수가 3000명이 됐다.

5월7일 병영성을 기습하고 경주, 영천, 밀양, 창녕 화왕산, 안동전투에 참여했다.

그리고 임진왜란 최후의 울산 도산성전투(학성)에도 참여했다.

1592년 임진왜란과 1597년부터 1598년의 정유재란을 거쳐 왜군이 철수할때까지 11진 21전의 공을 세웠다.

종전 후 조정에서 의병들의 우국충정과 희생정신이 높이 평가돼 울산군에서 도호부로 승격되었고 선무원종공신 165명이 포상됐다.

행사를 주최·주관하는 울산 북구청과 문화원은 전국 최초로 의병운동이 창의한 기박산성에서 나라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영혼과 거룩한 뜻을 기리고 후손들의 애국애족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기박산성 의병 추모제 행사를 기획했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선조들의 구국 투혼이 살아있고 역사와 실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기박산성 추모제와 문화제는 국가의 의미와 국토수호, 그리고 호국정신의 함양측면에서 그 의미와 규모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기박산성이 있는 북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울산시 전역으로 추모제와 문화제를 확대 홍보하고 그 참석 대상도 백일장, 가요제, 사진 공모 등을 통해 전국민이 참여하고 숭고한 호국정신을 기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며 또한 산성의 정확한 실측과 복원에도 나서야 한다.

나라가 처한 누란의 위기 앞에 나라를 지키고자 분연히 일어났던 민초들, 숭고한 그날의 의지를 지역에 한정 짓지 말고 푸른 하늘, 따뜻한 봄볕 아래서 전국민의 관심 속에 선조들을 추모하고 과거와 미래를 함께 생각해 보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조경환 울산종합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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