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제주 사랑, 낭만의 섬 ‘우도’
깊어진 제주 사랑, 낭만의 섬 ‘우도’
  • 조미정 기자
  • 승인 2018.04.16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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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여행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하는 땅 제주도에는 크고 작은 부속 섬들이 공존하고 있다. 성산포항에서 눈을 돌리면 점하나 사랑스럽게 찍혀 있는 우도. 이번 제주 여행의 핵심은 우도를 돌아보는 것이었다. 바다가 보이지 않던 시내 호텔에서 숙박한 뒤 우도로 가는 길에는 봄에 젖은 제주의 풍경이 가득했다. 성산일출봉이 안개 속에서 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할 때 우도에 대한 설렘은 한층 가까워졌다. 유채꽃밭에 넋을 잃다가 어느새 성산포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우도로 향하는 배가 출항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전거나 미니카, 청춘남녀의 봄 데이트
수심 따라 달라지는 에메랄드 빛깔 바다
새벽부터 노을까지 머물고픈 ‘우도 8경’

# 사랑의 섬, 청춘남녀처럼 미니카
성산포 여객터미널에서 우도의 하우목동항까지는 약 3.6km이다. 터미널에서 우도로 향하는 티켓을 끊으면 첫배와 막배의 시각을 확인 한 뒤 어떤 배를 타든 그건 타는 사람의 마음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우도의 아름다움을 즐기기 위해 일찍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배를 탄 뒤 갈매기와 놀다가 사진을 찍고 숨 좀 돌리면 이내 도착하는 곳이 바로 우도이다. 관광객이 많이 가는 만큼 우도의 입구는 ‘우도를 어떻게 돌아볼 것인가’를 놓고 경합을 벌이는 장소였다. 자전거나 미니자동차, 오토바이나 버스 등 우도를 즐기는 추천 방법은 매우 현란했다. 

젊은 청춘을 따라 알록달록한 2인용 친환경 미니자동차를 대여했다. 1년 내내 쪽빛 바다를 자랑하는 우도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우도 올레길은 총길이 11.3km. 도보로 우도를 한 바퀴 도는 이들도 많이 보았지만 도보보다는 자전거나 미니카를 이용하는 게 훨씬 즐겁고 신나는 방법이라고 감히 추천한다. 

제법 가속을 내 달리다가도 좋아하는 풍경 앞에선 얼마든지 멈출 수 있으므로 우도를 즐기는 이보다 더 로맨틱한 방법이 또 있을까. 허리 깍지를 낀 수많은 청춘남녀를 보는 것만으로 우도의 첫 힐링이 시작됐다. 

# 에메랄드 빛 눈부신 바다의 비경
우도의 바다 빛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제주의 수많은 바다를 사랑하지만 우도의 바다를 보고나면 나머지 제주 바다가 시시해질 정도였다. 에메랄드 빛 바다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데다 물결이 잔잔하고 아름다워 모래가 햇살에 부서질 듯 반짝였다. 

하우목동항에서 화살표를 따라 우측으로 한 바퀴 돌기 시작하면 곳곳에 우도의 명소를 한 눈에 만날 수 있다. 표지판이나 설명이 너무 친절해 사진 뷰를 가릴 정도였으니 우도 사람들의 우도 알리기는 일단 범상치가 않았다. 

땅콩 아이스크림을 팔던 카페의 사장님도 5년 전 우도에 놀러 왔다가 우도의 아름다움에 반해 고만 눌러앉았다고 한다. 하고수동해수욕장의 아기자기한 모습에 카메라 셔터소리가 빨라졌다. 작은 해수욕장은 제주 유명한 해수욕장의 축소판이었다. 

루프 탑 카페나 맛집, 아기자기한 포토 존까지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하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역시 대범함은 외국인의 몫이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자로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이들도 외국인이고, 평온한 모습으로 애정행각을 나누는 이들도 외국인이었다. 

# 유채꽃과 돌담, 제주의 향기 물씬
우도는 해안선 길이가 총 17km로 제주도의 63개 부속도서 가운데 가장 큰 섬이다. 작은 제주도라 불리는 화산섬으로 여전히 해녀들에 의한 해산물 채취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바람이 부는 우도의 평원에는 유채꽃이 하늘거렸고 새까만 돌담 안에는 파란 보리가 잔물결을 이뤘다. 

사람이 북적이는 해수욕장 인근 이외에는 여전히 이전 제주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돌담, 밭담, 불담, 울담, 돌무덤이 마을 곳곳에 포진해 있어 가는 곳마다 제주의 향이 물씬 풍겼다. 

우도를 반쯤 돌았던가. 어느새 비양도의 입구석이 보였다. 고소한 소라 냄새가 풍기던 비양도에는 그보다 더한 연인들의 깨 볶는 향기가 있었다. 방사 탑까지 손을 잡고 산책을 즐기는 연인들 사이로 한낮의 태양이 밝게 빛났다. 

제주도의 오름 하나를 뚝 떼어다가 바다에 심어 놓은 것 같은 이곳에는 섬 속의 섬이지만 제주도를 그대로 닮은 축소판이었다. 만약 제주도라는 본섬이 없었다면 이 작은 섬들은 모두 무인도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제주도가 이름을 떨치게 되면서 크고 작은 섬들의 아름다움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니까. 

# ‘우도 8경’ 작은 섬의 큰 매력
우도를 여행하면서 ‘우도 8경’을 빼놓을 수 없다. 1983년 우도의 연평 중학교에 재직하던 김찬흡 교사가 찬란한 이름을 붙였는데 하나하나 우도의 매력이 서려있다. 1경 주간명월은 조일리에 위치한 동안 경굴의 모습이다. 오전 10~11시 밖에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에 의해 동굴 천장에 달이 뜬 것 같은 환상적인 모습이 연출된다. 

2경인 야항어범은 여름밤 어선들이 우도 앞바다에서 무리를 지어 고기를 잡을 때의 불야성을 일컫는다. 3경인 천진관산은 천진리의 동천진동 항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아름다운 경치, 4경인 지두청사는 해발 132m 우도의 최고봉인 쇠머리오름 정상에서 굽어본 우도 전경, 제5경 전포망도는 성산포 동쪽 해안인 종달리에서 바라본 우도의 모습, 제6경 후해석벽은 우도봉 뒤편의 기암절벽이다. 제7경인 동안경굴은 우도봉 영일동 앞 검은 모래가 펼쳐진 검멀레 해안 끄트머리 절벽 아래로 뚫린 동굴, 제8경 서빈백사는 우도의 서쪽 바닷가에 펼쳐진 홍조단괴해빈 해수욕장을 일컫는다. 

여덟 가지의 우도의 매력을 시간대에 맞춰 모두 볼 수는 없었지만 우도를 도는 동안 그 매력에 젖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쇠머리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우도의 전경과 검멀레 해안의 기암절벽, 서빈백사의 아름다움은 어쩌면 당신의 혼 줄을 빼놓을지도 모른다. 산호해수욕장인 이곳은 2004년에 천연기념물 제 438호로 지정된 홍조단괴해빈이다. 얕은 바다에서 자라는 바다풀, 홍조류에 의해서 만들어진 덩어리라고 해서 ‘홍조단괴’라고 불리는 입자가 해변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심에 따라서 바다 색깔이 저마다 다른 색을 띄고 있다. 

그래서 나무 의자에 앉아 우도의 바다를 바라보는 시간이 하염없이 길어졌다. 덕분에 그곳에서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사진을 얻게 됨은 물론이고, 시간이 된다면 막배를 놓치고 하룻밤 자면서 우도의 노을과 일출까지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정말 떠나고 싶지 않은, 그저 머물고 싶은 낭만의 섬이었다. 

글·사진 = 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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