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지지’를 거두었다
국민은 ‘지지’를 거두었다
  • 울산종합일보
  • 승인 2018.03.0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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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종합일보 필진-경민정 방송인·IT문화컨텐츠연구소 Khan ceo
▲ 경민정 방송인·IT문화컨텐츠연구소 Khan ceo

농경사회에서 공업사회로, 공업사회에서 디지털혁명의 시대로, 그리고 다음 단계로 진화하는 길목.

그 초입에 비로소 국민 스스로가 인본주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언젠가부터 서점가에 인문학열풍이 불어 닥친 것이다.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인문학적 탐구의 삶, 인문학이라 함은 인간본연의 가치 탐구의 자세이며, 사회를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기득권세력이 아닌, 국민 스스로가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캄보디아에 가보면 유난히 걸인이 많다.

그 곳의 아이들이 커다란 눈망울로 버릇처럼 던지는 한 마디. ‘원 달러’

그 곳에 가면 그럴듯한 자국의 유명관광지 사진엽서 열 장이 원 달러보다 못한 경우를 흔히 접할 수 있다.

그런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관광객들에게 여행가이드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나라는 앞으로 수 십 년 간 변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이들에게 돈을 주지 마십시오.

이 나라는 국민이 모르기를 바랍니다. 국민이 고등교육을 받기를 원치 않습니다.

이 나라는, 국민들이! 기득권세력에게, 당연한 듯 치우친 나라의 정책과 그들을 짓밟았던 역사적 사실에 무지한 채 그저, 순간의 곤궁함을 채우는 것이 삶의 목표이기를 바랍니다.

그래야만 이 나라의 병폐를, 태연히 유지해 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떤가.

온 국민을 자괴감에 휘몰았던 국가적 난제로 대통령이 구속 수감됐을 때 수많은 어른세대들은 사건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어떻게, 한 나라의 어머니?’를 옥에 가둘 수가 있느냐며 연신 눈물을 쏟아냈다.

여성의 인권문제가 한창 대두되고 있는 요즘, 어쩌면 ‘ME TOO’ 운동의 최대어가 될지 모를, 어느 진보인사의 정치적 인생 추락에 ‘남자의 성욕은 인정해줘야…’라는 어느 철없는 네티즌의 댓글은 타인의 뭇매를 맞기에 충분했다.

대한민국의 후진 민낯을 들키고 만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성장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ME TOO’ 캠페인을 바탕으로 스스로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권력으로 방송을 장악하며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입을 도려냈던 ‘그 때’였다면 가당키나 했을까.

‘그 때’였다면 지금의 정치적 혼란조차 그야말로 ‘사치’가 아니었을까.

최근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의 오찬회동이 있었다.

그리고 그 귀한 시간에 그들이 나눈 농담이 보는 이의 공분을 사고 있다.

A : “000님, ME TOO운동 중에도 무사하시네요(웃음)”

B : “000님이 무사하신데.하물며 저야.

국민은 정치인들의 농담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인권운동을 펼친 적이 없다.

아직도 국민들이 가해자가 진보에서 나오면 보수에게 눈을 돌리고, 보수에서 나오면 진보에게 눈을 돌릴 것이라 착각하는가.

진보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진보’라는 이름만으로 당신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리고 보수는 새겨듣기 바란다.

ME TOO는 한낱 작은 캠페인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ME TOO는 그간 당신들이 퍼부었던 물대포에 가려진 국민들의 인권이고, 국민들의 외침이다.

제발 자숙하는 자세로 진심을 다해 민생을 돌보고, 사회현안을 마주하라.

국민은 이제 더 이상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비로소 ‘지지’를 거두었다.

경민정 울산종합일보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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