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에서 의류 CEO로! “옷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
모델에서 의류 CEO로! “옷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
  • 정혜원 기자
  • 승인 2018.03.05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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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청년 창업이 뜬다!] ② 이태인 남성 의류 ‘크리드’ 대표
▲ 이태인 남성 의류 ‘크리드’ 대표

모델, 의류 브랜드 디렉터를 거쳐 남성 의류 ‘크리드’ 대표가 된 이태인(28) 씨는 울산에서 떠오르는 신생 창업가다. 그는 본인이 소비자 입장에서 ‘입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입을 옷이라고 생각하고 만들면 제품의 디테일 하나 놓치지 않고 신경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 의류사업을 하고 싶다는 ‘울산 청년 창업이 뜬다’ 2편의 주인공인 이 대표를 만나보자.

극심한 경쟁에 국내 유명 모델 에이전시 3개월만에 나와
이태리 원단 등 가성비 좋은 코트 ‘인기’… 4차 리오더까지
‘신념’ 지키면서 옷 만들기 쉽지 않아… 적절한 트렌드 반영

 

◆ "내 브랜드 만들어서 메인 화보 찍자"
“학창시절 나를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가 ‘옷’이였어요. 친구들 사이에서 나 자신을 뽐낼 수 있는 수단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자연스레 옷에 관심이 많아지기 시작해 옷과 관련된 업을 시작하게 된 거죠”

▲ 이태인 대표가 본인이 운영하는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태인 대표의 첫 시작은 ‘모델’이다. 전역 후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모델이 되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180cm가 훌쩍 넘는 큰 키와 마른 몸매를 가진 그는 모델로서 조건이 좋았다. 모델을 준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운 좋게 국내 TOP 모델 에이전시 2곳에 오디션이 합격됐다. 그러나 이 대표는 3개월 만에 소속사를 나왔다.

“그 곳엔 저보다 뛰어난 사람들도 많고, 그 속에서도 경쟁이 심했어요. 또 요즘 모델들은 개인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연기, 춤, 노래 모든 걸 다 잘 해야 해요. 광고주들에게 자신을 더 잘 어필하기 위해서죠. 그런 모든 것들이 저랑 안 맞았어요. 그 때 처음으로 ‘내가 브랜드를 만들어서 메인 화보를 찍는 게 났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기까지 오게 됐죠”
 

◆ 의류 브랜드 ‘디렉터’ 활동, 창업 밑거름
이 대표는 소속사를 나온 후 프리랜서 모델 겸 디렉터로 활동했다. 간간히 모 의류 브랜드 관계자가 그에게 옷을 만드는데 있어 디렉팅 조언을 구한 것이 인연이 됐다고 한다.

“그분께 해드린 저의 조언이 상품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또 시장에서도 잘 팔려 큰 이윤을 남겼죠. 그 이후로 그 분이 저에게 디렉터 일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해 그 의류 브랜드에 입사하게 됐죠”

의류 회사 디렉터의 경험은 이 대표가 크리드를 운영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현재 회사는 그를 포함해 서울에서 생산 관리해 주는 1명, 총 2명이 운영하고 있다. 그는 디렉터 일을 했던 경험을 삼아 옷의 패턴, 디자인, 원단, 디테일 등 옷을 봉제하는 것을 제외하곤 옷을 만드는 데 모든 것을 담당한다. 여기에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모델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 '크리드' 오프라인 매장 전경

다년간 쌓아온 노하우는 ‘무재고’를 넘어 리오더(reorder)를 불러왔다. 크리드는 기본적으로 한 상품 당 80벌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데, 2차 리오더는 평균치다. 특히 코트의 경우 많게는 4차 리오더까지 판매한 적이 있다.

신생 창업 기업치고 가격대도 높은 편이지만 그에겐 문제되지 않았다. 가장 인기 있는 코트는 한 벌에 34만원 정도, 수출할 때는 80만원까지 올라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흥망을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인 재고 걱정이 없었다.

▲ 크리드에서 제일 인기 많은 코트

“무재고에 리오더를 할 수 있는 건 단순해요. 그 옷이 소비자들 눈에 예쁘고, 가성비가 좋다는 거죠. 저희는 옷의 패턴과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옷을 만드는데 있어 이 두 가지를 가장 공을 많이 들이죠. 여기에 이태리 원단을 사용하니 퀄리티가 유명 브랜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죠. 신생 기업치고는 가격이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정도의 퀄리티라면 백화점 의류 브랜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에요. 그러니 당연히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밖에 없어요”

◆ 시장조사 등 탄탄한 기초 중요
현재 이태인 대표는 떠오르는 신생 창업가로 주목받고 있지만 처음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막막했다. 그 때 이 대표는 울산시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재무, 마케팅, 시장개척, 판로개척 등 강의를 들으면서 하나씩 채워나갔다.

"이 강의들은 창업하는데 있어 아주 기초적인 부분이에요. 특히 시장 조사는 창업하는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에요. 이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 어떤 것을 하든 실패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또 성공한 선배 창업가를 만날 수 있는 토크 콘서트도 이뤄져 그가 창업가로서 궁금한 점이나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 대표는 ‘크리드’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크리드는 ‘신념’이라는 뜻이다. 본인의 신념이 담긴 옷을 만들기 위함이다. 그러나 막상 회사를 운영하다보니 신념이 담긴 옷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옷을 출시하기 위해 단순히 디렉터뿐 아니라 봉제를 제외한 모든 것을 직접 작업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내가 원하는 옷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현실은 이윤을 따지면서 회사를 운영해야 했다. 

▲ 크리드에서 판매하고 있는 맨투맨 티셔츠와 자켓

“회사가 돌아가기 위해선, 특히 저처럼 자본도 없는 신생 창업가라면 이윤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어쩔 수 없이 내가 추구하는 신념을 잠시 내려놓기로 했죠. 전 깔끔하게 입는 걸 좋아하는데, 트렌드는 계속 변화하니깐 제 신념만 고집할 순 없었죠. 어느 정도는 트렌드를 반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회사가 좀 더 성장하면 온전히 제 신념이 들어간 옷을 만들고 싶어요”

이외에도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배송작업도 홀로 하다 보니 상상이상의 노동이 들어갔다. 하루 평균 80건의 주문이 들어오는데, 이 포장작업은 기본 4시간 이상씩 걸렸다. 상품 포장부터 운송장 처리까지 여간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브랜드 의류 회사의 경우에는 물류팀이 따로 있어 배송 작업이 수월하지만 본인은 웬만한 브랜드 급의 배송 건을 본인 혼자 다 처리해야 하니 몸이 죽어나갔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온몸이 쑤시는 것 같아요.(웃음)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만큼 내가 만든 옷을 많이 찾아준다는 의미니깐 뿌듯하기도 해요. 앞으로도 제가 만든 상품을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훗날 국내뿐 아니라 홍콩, 중국 등 전세계로 지점을 내고 싶은 게 최종 꿈이거든요(웃음)”

 

그는 실패할까봐 두려워하는 창업 준비생들에게 ‘일단 도전하라’고 말했다.

“많이 두렵고 앞이 막막하겠지만 창업이 진정으로 하고 싶다면 일단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못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실패해도 시작해 보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 실패가 훗날 밑거름이 돼 더 나은 창업가가 될 수도 있잖아요”

H. 넬슨 또한 이렇게 말했다. “시도하지 않는 곳에 성공이 있었던 예는 결코 없다”

글 = 정혜원 기자
사진 = 박기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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