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꿈꾸던 대학생, 울산 특산품 ‘단디만주’ 대표 되다
외교관 꿈꾸던 대학생, 울산 특산품 ‘단디만주’ 대표 되다
  • 정혜원 기자
  • 승인 2018.02.14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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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청년 창업이 뜬다!] ①김지혜 ‘크리스티앙’ 대표
 ▲ 김지혜 크리스티앙 대표 

울산 청년 창업이 뜨고 있다. 울산시(시장 김기현)가 청년 창업가에게 소규모 제조공간과 함께 마케팅 등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하는 '톡톡팩토리' 사업이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국민생활밀접 행정·민원제도개선 경진대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돼 행정안전부로부터 장관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명 울산의 특산품인 ‘단디만주’ 대표로 불리는 김지혜(29)씨 또한 울산시 청년 사업 CEO 2기 출신이다. 그녀는 시에서 주관하는 창업 사업 지원으로 현재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울산을 대표하는 고래 캐릭터 ‘고단디’ 상표 등록
KTX 울산역 내 특산물 판매장 입점… 매출 200%↑
소자본으로 천천히 일궈낸 성과… 쓴소리에 귀기울여

 

◆ 울산 홍보 일환으로 시작
지혜 씨는 어린 시절부터 외교관을 꿈꿨다. 대학에서도 정치외교국제관계학을 전공해 중국에서 교환학생을 지내고, 국회에서 인턴을 하는 등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다 장차 외교관이 돼 우리나라 대표로 외국에서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기 위해선 작은 국가인 각 지역에 대해서 잘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 울산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톡톡팩토리 1층에서 단디만주를 파는 가게 내부

그 때부터 지혜 씨는 고향인 울산에 대한 역사부터 차근차근 공부하기 시작했고, 울산을 대표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 또한 전공의 일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하면 딱 떠오르는 캐릭터가 ‘헬로키티’잖아요. 그런 것처럼 울산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창업 아이템 경진대회에서 울산을 대표하는 고래에 관한 계획서가 운 좋게 대상을 수상하게 됐죠. 상금으로 아이템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자금 100만원을 받아 지금까지 오게 된 거에요”

◆ “고래 상품화 단디하자!”
지혜 씨는 ‘크리스티앙’ 5년차 대표다. 크리스티앙은 영국의 ‘크리스티앙 사자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이야기는 이렇다. 영국에 사는 두 청년이 사자를 구매해 키웠다. 그러다 야생 본능이 있는 사자를 계속 키울 수 없어 아프리카로 다시 보냈다고 한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 사자를 보기 위해 두 청년은 아프리카로 가게 됐는데, 야생에 길들여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자는 두 청년을 알아보고 끌어안았다고 한다.

그녀는 “이 이야기처럼 우리가 만든 상품을 서로 주고받던 기억을 오랜 시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 이름을 크리스티앙이라고 지었어요. 우리가 상품을 만드는 의미와 일맥상통한 거죠”

크리스티앙의 대표적인 상품은 ‘단디만주’다. 그 전에는 지역 관계자들이나 학교에서 답례품으로 아름아름 주문이 들어왔다고 한다.

▲ 단디만주 세트 메뉴

“당시 티셔츠, 인형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봤는데 그 중에서도 만주가 제일 반응이 좋았어요. 만주는 평소 제가 좋아하는 간식거리 중 하나에요. 제가 위가 약하기 때문에 밀가루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데, 밀가루 반죽이 얇은 만주는 먹어도 아무런 탈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처럼 위가 약한 분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만주로 사업을 구체화 시켰죠”

▲ 단디만주

앞서 말했듯이 단디만주는 밀가루 반죽이 얇아 부드럽고, 시간이 지나도 쉽게 딱딱해지지 않아 언제 어디서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안에는 백 앙금을 바탕으로, 호두와 무화과가 들어가 있어 달콤하면서도 씹는 맛이 좋다.

단디만주는 울산과 역사적으로 연관성이 깊은 귀신고래의 캐릭터 ‘고단디’를 만들어 상품화했다. 고단디는 고래의 ‘고’와 제대로 라는 경상도 방언 ‘단디’를 합친 말로 ‘고래 상품화를 제대로 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모습은 누구나 따라 그리기 쉽게 고래의 형상을 간편화했지만 고래의 상징인 등에 붙어 있는 따개비 등 특징이 잘 살려져 있다.

그녀는 “고래가 울산에선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데 정작 울산 시민분들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지역의 역사적인 얘기나 상징물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개발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 창업 지원으로 경제적 부담 덜어
크리스티앙은 대표인 지혜 씨를 포함해 그녀의 친언니, 풀타임 근무 직원 2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녀는 재료 구입부터 제조, 홍보, 판매까지 전반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자본이 별로 없던 창업 초창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혼자서 만주를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사람을 고용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나 전 소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인건비부터 시작해 임대료, 재료비까지 모든 것을 충당하기엔 버거웠죠. 다행히 울산시와 울산경제진흥원이 추진하는 청년 창업 지원 사업을 통해 중구 성남동에 위치한 ‘톡톡스트리트’에서 사업할 공간을 마련할 수 있어 임대료 걱정이 사라졌죠”

현재 그녀는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톡톡팩토리’로 옮겨 공간을 넓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기업에서 대량 주문이 들어와도 작업할 공간이 부족해 거절할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에는 대량 주문건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여건이 나아졌다고 했다.

▲ 울산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톡톡팩토리 전경

단디만주는 지난해 ‘울산 방문의 해’를 맞아 KTX 울산역사 내 특산물 판매장에 입점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 곳에는 연간 7억원 규모의 매출과 16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크리스티앙도 이를 기점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 200%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혜 씨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 KTX역사 내 입점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막상 그 계획이 이뤄지니 어리둥절했어요. 초반에는 물량을 만드는데 정신이 팔려 인기를 실감할 새가 없었어요. 그러다 울산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저희 매장 쇼핑백을 들고 있는 고객들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면서 내심 기분도 좋았죠”

울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울산시는 지역 청년창업자들의 판로 확대·기반 조성을 위한 사업이 추진돼 창업 관련 지원 사업에 힘쓰고 있다”며 “올해는 울산지역 청년창업자들의 성장기반 조성과 판로확대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남구 옥동에 오프라인 판매점인 톡톡스트리트 2호점과 울산 울주군·북구 등에 소규모 제조업 공간인 톡톡팩토리 4곳을 추가로 개소한다”고 밝혔다.

현재 청년CEO 육성사업과 오프라인 매장 지원사업인 ‘톡톡스트리트’ 등을 통해 사업역량을 키운 7개의 창업기업이 입주해 있다.

◆“마음은 여유롭게, 몸은 고되게”
지혜 씨는 창업을 시작하면서 상품이 잘 안 팔려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고 한다. 만주 자체를 싫어하시는 사람은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다만 5년간 사업을 했는데 ‘왜 이정도 규모 밖에 안 되냐’고 아쉬워 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녀는 “사업이 전반적으로 순조로웠지만 그만큼 시간과 정성을 쏟아 부었어요. 자본이 많아 부지 좋은 곳에서 크게 시작한 것이 아니에요. 시에서 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 천천히 이뤄내 위험 부담이 적었죠. 상품을 만드는데 있어도 소홀히 하지 않았어요. 고단디 캐릭터 디자인도 끊임없는 연구 끝에 탄생하게 됐죠. 저에게 창업을 하면서 겪었던 시련이라고 한다면 '단디만주가 출시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고 말했다.

▲ 친언니인 김신영(가운데)씨와 만주를 빚고 있는 김지혜(오른쪽)대표

지혜 씨의 사업 번창 비결은 자신에게 쓴소리 하는 사람들의 말에 더 귀 기울이는 것이다. 그녀는 무조건적으로 악담을 하는 사람들의 말은 한귀로 흘려버리지만 사업이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말해주는 분들의 말은 주의 깊게 새긴다.

“주변에서 창업에 실패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 좋은 소리를 하면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나 곧 그 분들이 고객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하는 말을 전적으로 무시한다면 도태되기 십상이죠”

이어 그녀는 “제가 하는 말이 전적으로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마음은 여유롭되 몸은 고되게’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하고 있어요. 저는 이 사업을 최소 100년간 유지할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지역을 대표하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특히 식품 관련 사업을 하실 분들이라면 10년, 20년 뒤를 봐야 해요. 당장에 성과를 얻기보단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고 덧붙였다.

지혜 씨의 최종 목표는 앞으로 제품과 병행해 울산을 대표할 수 있는, 꼭 방문하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하고 싶다는 그녀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글 = 정혜원 기자
사진 = 박기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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