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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놀라운 변신, 마카오의 이면 마카오 여행의 남다른 교훈
조미정 기자  |  007presiden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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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06일  13: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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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과 환락. 마카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때문에 홍콩까지 가서 마카오를 가지 않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마카오를 한번 다녀오면 그 이국적 향수 때문에 마카오 호텔의 비수기 가격을 검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마카오에는 오로지 화려한 불빛과 휘황찬란한 카지노의 세상만 있는 것일까. 조금만 돌아봐도 도시 곳곳에 익숙한 빨래 냄새가 난다. 번쩍이는 조명과 화려한 금색으로 치장한 도시 뒷골목의 낡은 이면은 미치도록 이방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다.   

442년간 포르투갈의 지배, 곳곳에 유럽의 향수
화려한 카지노 호텔 뒷골목의 낡은 빨래 냄새
익스트림 스포츠의 메카 ‘마카오 타워’의 쓸모

잊기 힘든, 카지노의 늑대 같은 기억
마카오를 가면 정말로 카지노를 가보고 싶었다. 마카오는 세수의 80% 이상을 도박장에서 벌어들인다. 카지노 때문에 완전고용이 된 부자도시는 그래서 행복할까. 

딱 1시간만 버틸 금액을 환전하고 기계 앞에 무심히 앉았다. 규칙은 너무나 쉽고 간단하다. 블랙잭은 숫자 21에 가깝기만 하면 되고, 슬롯머신은 레버를 당기기만 하면 되며, 룰렛은 구슬을 던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덧없음이다. 놀랍게도 딱 20분 만에 가진 돈의 5배를 땄다. 반평생 모르고 살았던 내 운발이었다. 그 때 자리를 털고 일어났어야 했다. 하지만 그 달콤함의 늪에 인간은 허덕인다. 마치 에스키모인들에게 당한 늑대가 된 기분이었다. 

에스키모인들이 늑대를 사냥하는 방법은 매우 특이하다. 그들은 늑대를 사냥하기 위해서 15일 정도를 칼날만 간다. 날카로운 칼날에 동물의 피를 묻혀 얼리고 말리고를 수없이 반복한 후에 늑대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칼날을 거꾸로 심어 놓는다. 그러면 늑대가 냄새를 맡고 와서는 그 칼날을 핥게 되는데 그 때 늑대는 자신의 혀를 베이게 되고 피가 흐른다. 하지만 늑대는 자신의 피인 줄도 모르고 계속 핥다가 결국 출혈이 심해져서 쓰러진다. 늑대는 달콤함 속에 함정이 있는 줄도 모르고 죽어간다. 인간에게 카지노는 그런 것이다. 

   
 

눈부신 순간은 분수처럼 사라져
잃어도 아깝지 않을, 딱 그만큼의 액수만큼 털리자 기분이 허탈할 것 같았지만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마카오 카지노를 경험했으니 그것으로 완벽한 경험이었다. 

   
 

홍콩에서 페리를 타고 들어온 마카오의 카지노 호텔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다. 시설도 좋고 접근성도 뛰어나며 급기야 가족이 함께 와도 아이들이 따로 놀 수 있도록 각종 편의시설과 놀이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호텔 안에서 모든 게 해결되는 휴양의 천국이었다. 최고급 호텔의 성수기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비수기의 가격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바닥을 치므로 비수기 마카오 카지노 호텔을 이용하는 것도 마카오 여행의 꿀 팁이다. 

   
 

도착하자마자 ‘윈호텔’의 화려한 분수 쇼에 넋을 잃었다. 쾌락은 순간이고 고통은 영원하다. 뭔가를 잃어봤던 사람은 더 안다. 화려하고 눈부신 순간이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지, 순식간에 사라지는 분수 쇼처럼 허망한 것인지를 카지노에서 이미 알아버린 것이었다.   

   
 

성 바울 성당으로 기억하는 마카오
그럼 마카오의 낮은 어떨까. 마카오가 자랑하는 세계문화유산인 ‘성 바울 성당’을 걸었다. 태풍과 화재 때문에 앞면만 남아있는 성당의 흔적은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화려하고 섬세한 조각이 특징인데 가톨릭교의 포교 활동을 했던 예수회의 본거지로 성당과 더불어 수도원이자 아시아 최초의 대학이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성 바울 성당의 전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마카오를 기억한다. 바로 옆에는 몬테 요새가 있다. 1617~1629년에 구축한 포르투갈 요새다. 아시다시피 마카오는 442년 간 포르투갈의 지배하에 있었다. 1999년이 되어서야 중국은 포르투갈로부터 마카오를 반환받았다. 그래서인지 마카오에서는 중국의 흔적을 거의 느껴볼 수 없다. 다만 무역이 끊긴 마카오는 도박과 성매매로 생계를 이어나갔고 어느새 두 품목이 도시의 주력 산업이 되었다. 도시의 사연을 아는 것은 도시를 이해하기 위함이다. 

   
 

도심 곳곳에 유럽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물결무늬의 모자이크 바닥부터 유럽 양식의 건축물까지 이곳은 아시아의 분위기가 아니다. 낮 여행의 출발은 마치 유럽에 온 듯한 ‘세나도 광장’이다. 
‘세나도’는 포르투갈어로 의회를 뜻한다. 이곳은 현지인들의 만남의 장소이
자 전세계에서 모여든 여행자들의 휴식 장소로 언제나 붐빈다. 마카오의 공식행사나 축제도 이곳에서 열린다. 상점과 작은 가게, 분위기 좋은 카페와 과일 노점, 느긋하게 돌다보면 유럽의 어느 거리를 걷고 있는 착각에 빠진다. 돌아와서 넘겨본 사진들에도 이곳은 중국도 아시아도 아닌 완벽한 유럽 같았다. 

   
 

작은 마카오 타워의 인상적인 쓸모                       
회색빛 ‘마카오 타워’는 2001년 마카오 반환 2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것이다. 높이 338m(물론 롯데월드타워 555m보다 낮다)로 61층에 야외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바닥이 유리로 돼 있어 마카오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야외 전망대에서는 스카이워크와 세계 최고 높이 223m의 번지점프대, 위로 올라가는 타워 클라이밍 등 갖가지 익스트림 스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다. 물론 이 알짜배기 타워는 현대건설이 지었다. 번지점프의 공포는 엄청나고 뛰어내리는 사람에 대해 함께 비명을 질러대는 것은 기본이다. 점프대까지 올라가서 점핑을 포기하는 이들도 속출하는데 모두가 이해하는 마음이다.  작은 마카오 타워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려는 관광객은 적지 않았다. 비용도 결코 싸지 않았는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려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은 그칠 줄을 몰랐다. 

   
 

마천루가 도시의 상징이 되기 위해서는 높은 것만으로는 이야기가 부족하다. 곳곳에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크고 작은 화두가 있어야 하고 마카오 타워의 그 쓸모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타워 앞 남반 호수에서 석양을 바라보고 한참을 서 있었다. 마카오 여행의 교훈은 여느 여행과는 달랐다. 눈앞의 달콤함 때문에 서서히 죽어가는 것을 모르는 늑대처럼 살다가기엔 하나뿐인 인생이 너무 찬란하다.  

글·사진 = 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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