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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의사의 미래전병찬 울산종합일보 필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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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09일  17: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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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찬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초대병원장, 사단법인 울산그린닥터스 이사장

4차 산업혁명이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의료계 인공지능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되고 또 어디까지 의료행위를 감당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의사가 거의 필요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도 암치료를 위한 ‘인공지능 왓슨’이 도입되어 암환자의 진단과 처방을 내리고 있다. 모든 연구, 임상논문의 결과가 모두 내장돼 있어 전문교수들보다 더 지식이 풍부하고 더 정확하다. 최상의 치료방침도 잘 알려준다. 주치의 편견과 오진을 바로잡는 데는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최적의 약물을 선택하고 최선의 치료방법을 찾아내 주치의사를 돕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또 스스로 최신 정보를 습득하고 분석할 수도 있어 날이 갈수록 실력이 늘어난다. 이젠 주치의도 섣불리 치료방침을 결정할 수도 없게 됐다.

앞으로는 내과의사의 역할도 거의 없어지게 된다고 한다. 인공지능의료장비는 흔한 질병 즉 고혈압, 당뇨, 고지혈 등은 쉽게 진단하고 처방을 낸다. 누구나 사용하는 인공지능 휴대폰을 환자 스스로 몸에 갖다 대거나 전신을 훑으면 진단이 되고 최적의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이 처방은 약국으로 바로 보내지고 24시간 내 택배나 드론을 이용하여 가정으로 약이 배달된다.

약사가 담당해오던 복약지도는 원하면 언제든지 AI 휴대폰에 물어보면 즉시 답을 얻게 된다. 현재 MRI나 CT의 판독에 영상의학과전문의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의사의 능력과 경험에 따라 서로 판독이 달라 가끔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그러면 인공지능로봇이 판독을 하면 어떻게 될까? 훨씬 더 정확하고 더 빠르게 해 낼 것이다.

바둑9단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를 의료현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조만간에 영상의학과전문의의 역할은 거의 없어지게 된다. 직접 환자에게 시술을 하는 영상의학의사는 그나마 다소 덜 불안하다.

사람에게 뽑은 혈액으로 진단을 내리는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도 마찬가지이다. 인공지능로봇은 에이즈, 방광염, 간염, 세균 진단, 류마치스 관절염, 장티푸스, 결핵 등 에 대하여 쉽게 진단을 내리게 된다. 이 또한 더 빠르고 더 정확한 진단을 내려줄 것이다.

외과의사가 암 수술을 하고 나면 얻은 암조직은 해부병리의사가 전자현미경을 보면서 진단을 내린다. 이 영역에 인공지능로봇이 도입되면 어떻게 될까? 진단이 더 정확해지고 더 빨리 진단을 얻어낼 수 있다. 조만간에 병리의사의 역할이 없어지게 된다.

외과분야에서도 조만간 대부분의 수술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면서 젊은 의사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AI와 로봇수술기가 힘을 더 하면 외과계 의사들을 실업자로 내 몰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미 신경외과영역에는 인공지능로봇이 도입되어 잘 활용되고 있다. 방사선수술장비로 이용되는 사이버나이프가 바로 그것이다. 뇌종양 MRI사진 자료를 입력하면 로봇이 자동으로 작동하여 치료를 해 낸다. 오차도 매우 미미하다. 의사는 조종실에 앉아서 전산으로 작동시키고 감시하는 역할만 하면 된다.

두개골 골절이나 교통사고로 뇌를 다친 환자에서 수술을 하면서 종종 두개골을 들어내 장기간 냉동보관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면 쓸 수가 없게 된다. 이 때 인공 뼈로 두개골성형 수술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경험 있는 의사가 디자인한 인공 뼈를 빈 자리에 삽입하고자 해도 원래의 형태로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3D프린트로 제작한 인공뼈로 두개골을 만들어 성형을 하면 거의 완벽해진다.

하지만 자율주행자동차를 만드는 것보다 인체에 대한 통제나 관리가 훨씬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일부 수술을 대신하거나 보조역할을 하고 있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AI가 절대적으로 대신할 수 없는 의료행위도 많다. 찢어지거나, 다쳐서 장이 파열되거나, 화상을 입거나, 두개골 골절이나 뇌출혈이 생기거나 골절이 생겨 직접 의사의 손이 필요한 경우 등은 어쩔 수가 없다.

또 수술을 할 때 환자의 상태가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다. 돌발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상황에서는 제아무리 인공지능 로봇의료장비라고 하더라도 경험 많은 의사에 비해 대처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래도 환자들에게는 유리한 점이 점점 더 많아진다. 의사의 휴가나 늑장으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는 없다. 의사들의 역할은 자꾸 변하고 없어지게 마련인데 4차 산업혁명에 하루빨리 적응하지 않거나 못하는 의사는 도태하기 쉽다.

많은 의사들이 피부미용시술을 하거나 쌍꺼풀수술을 해야만 입에 풀칠을 하는 날이 오지 않을 까. 아니면 아프리카와 같은 오지로 가서 개원을 해야만 할 수도 있다.

옛날처럼 손으로 배를 만지고 청진기로 진찰하던 따뜻한 의사의 역할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환자와 의사가 정서적으로 교감함으로써 나을 수 있던 병도 앞으로는 어떻게 될는지 알 수가 없다. 명의는 사라지고 다만 AI가 명의가 될 뿐이다.

AI 의료장비는 워낙 고가라 대기업이 운영하는 초대형병원만 도입할 수 있다. 지금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로봇의료장비는 모두 수입품이다. 연구개발에 전폭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엄청난 로열티를 부담해야 한다.

자동차나 휴대폰을 만들어 팔아봐야 아무 소용이 없고 감당이 안 된다. 하루빨리 우리도 서둘러야 한다. 위정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의사의 미래만 걱정할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장래가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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