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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로 ‘대동단결’, 퇴근 후 매일 코트로 향하는 사람들울산 생활체육 농구
신섬미 기자  |  ujsm@u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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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03일  10: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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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농구 열정을 코트에서 발산하고 있는 울산 생활체육 농구인들을 만났다.

“농구 좋아하세요?” 스포츠 만화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슬램덩크’의 명대사 중 하나다. 주인공 강백호는 짝사랑하는 채소연의 이 한마디로 생각하지도 못했던 농구선수의 길을 걷게 된다. 슬램덩크는 수 많은 명장면과 대사를 남기며 많은 이들의 스포츠 피를 들끓게 했다. 만화 슬램덩크 속 주인공들처럼 매주 농구 열정을 코트에서 발산하고 있는 울산 생활체육 농구인들을 만났다.

울산 생활체육 농구 동호회 50여 팀 활동
코트 안 프로 못지 않은 치열한 ‘명승부’
울산 실내 농구장 ‘부족’… 시설 마련 시급

몸을 아끼지 않는 거친 파울, 유니폼을 흠뻑 적신 굵은 땀방울까지 프로 선수 못지않게 농구 코트를 누비는 이들이 있다. 바로 울산 생활체육 농구 동호회 지베스트와 탑스오비다. 9월3일 북구 오토밸리 3층 농구장에서는 2017 울산리그 스포츠클럽 농구대회의 결승전이 치러졌다. 프로 경기는 1쿼터당 10분씩 총 4쿼터 경기를 뛰지만 스포츠클럽 경기는 1쿼터당 7분씩 총 4쿼터를 경기한다. 경기 시간만 다를뿐이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명승부를 펼치는 것은 코트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같다.

   
▲ 2017 울산리그 스포츠클럽 농구대회 우승팀 '지베스트'
   
▲ 울산 생활체육 농구대회 모습.

생활체육 농구대회를 나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생업이 있는지라 경기를 위해서는 주말 중 하루를 온전히 반납해야한다. 한 대회당 6주 정도 소요되는데 예선부터 시작해 8강부터 4강, 준결승, 결승전까지 모두 주말에만 진행해야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대회 출전 전에는 연습을 위해서 평일 역시 퇴근 후 코트에서 살다시피 한다.

응원석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니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농구 동호인들이 우승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농구는 골을 넣는 횟수가 많은 다득점 스포츠여서 다른 스포츠 보다 점수가 많이 난다. 그래서 금세 역전하고 역전 당하고, 그 어느 운동경기보다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를 볼 수 있다. 평균 신장 180cm인 10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오로지 팀의 승리만을 위해 몸을 던지며 살 부딪히는 모습을 보자 없던 승부욕도 생긴다.

지난 6월25일부터 시작돼 두 달간 이어진 이번 농구대회는 치열한 접전 끝에 지베스트가50:42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베스트는 지난해에도 인터하이를 상대로 우승을 거둬 2년 연속 우승을 했다. 도대체 어떤 열정이 이들을 이렇게 열심히 뛰게 만들까? 2010년 지베스트를 창단한 후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 온 문현영 씨를 만났다.

   
▲ 울산 농구동호회 '지베스트' 정기전 모습(좌), 지베스트 문현영 선수(우). 사진제공:송한수

- 사회인 야구단, 축구단 등은 활성화 돼 있지만 그 외 종목들은 두드러지게 활동하는 영역이 드문데 농구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까지는 학교 운동장에 축구 골대 밖에 없어서 할 수 있는 운동이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축구를 즐겨했다. 그러다 초등학교 졸업 직전 학교 운동장에 농구 골대가 설치됐고, 생소했던 골대가 신기해 한 두 번 공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농구를 좋아하게 됐다. 농구는 공부만 하던 학창시절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특히 만화 ‘슬램덩크’와 농구선수 조던, 국내에서 유명했던 드라마 ‘마지막 승부’, 지금도 유명한 ‘연고전’ 등으로 농구 붐이 일면서 더 빠지게 됐다. 당시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농구를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농구 인기가 많이 식어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전국민이 농구를 좋아할 때가 올 거라 본다”

- 울산에서 생활체육 농구팀을 만들게 된 이유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같이 농구 했던 제일 친한 친구, 후배들과 의기투합해 2010년 결성한 팀이 지베스트다. ‘지베스트(Z-BEST)’는 농구실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못하는 사람들 중에서 최고가 되어보자는 뜻을 가졌다. 우스갯소리로 찌끄러기들 중의 베스트라고 한다. 처음에는 중앙고, 성신고 졸업생 위주로 선수들이 구성됐지만 현재는 농구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같이 모여 즐겁게 운동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정기전도 개최해 실제 대회에서 잘 뛰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이 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 울산 농구동호회 '지베스트' 정기전 모습. 사진제공:송한수

-지베스트의 최종 목표는?
“"전국재패가 저의 꿈입니다" 어릴적 좋아했던, 지금도 즐겨 보는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채치수가 항상 외치고 다니던 말이다. 현재 서울, 경기 지역의 타 팀에는 프로 출신의 선수들도 속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보다 실력이 뛰어난 팀들이 많다. 지베스트는 전국농구연합회 등록된 선수가 37명인데 엄격한 팀 철칙을 통해 전국의 다양한 대회에 출전 중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슬램덩크의 명대사 처럼 꼭 한번 ‘전국재패’를 해보는 것이 목표다”

-농구를 하면서 얻은점?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농구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다. 팀원들과 함께 대회를 준비하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순수하게 흘린 땀에 대한 소중함, 함께 플레이하는 동료들과 협력의 가치, 지고 있는 경기라도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는 정신력을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낀다. 무엇보다 팀을 위한 움직임들을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때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어우러져야 하는 지를 배운다”

- 울산 생활체육 농구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농구는 몸과 몸이 부딪히는, 때로는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나는 운동이다. 아마추어라고 해서 설렁설렁 경기를 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부상도 가끔 생긴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건데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스포츠맨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호회 농구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생업이 따로 있는 사람들이 취미활동으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만큼이나 치열한 승부욕이 있기 때문에 가끔은 극히 일부에서 상대방에게 신체적 위협을 가하는 지나친 플레이를 펼칠 때도 있다. 그런 부분들을 주의해야한다. 무엇보다 경기에서 승리하면 좋지만 혹시 지더라도 상대의 경기력에 박수를 보내고 승자도 패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할 수 있는 건전한 농구 동호인이 됐으면 한다”

농구인들 위한 ‘전용 코트’ 필요
현재 울산농구협회에 등록된 팀은 청년부, 장년부, 직장부로 나눠 총 50여 개다. 올해 협회에서 7개의 경기가 치러졌고 마지막 최강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 대부분이 평일에는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매주 주말마다 경기를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간혹 어떤 선수는 경기 직후 바로 출근을 하기도 하고 어떤 선수는 아침까지 근무하다가도 달려와 경기를 뛰는 열정을 보인다.

   
▲ 이상기 울산농구협회 사무국장

현재 5년 째 울산농구협회 사무국장으로 역임 중인 이상기 씨는 3년 전부터 협회에서 진행하는 모든 경기의 동영상을 녹화해 카페에 올리고 있다. 처음에는 본선 경기만 올렸는데 좋은 반응을 보이던 동호인들의 요구가 많아져 이제는 예선을 포함해 전경기를 다 카페에 올리고 있다. 울산에서만 볼 수 있는 생활체육 농구의 체계적인 모습이다. 

선수들은 경기 후 본인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면서 실수를 체크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울산 생활체육 농구의 발전을 위해 애쓰지만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바로 경기를 뛸 수 있는 실내 체육관 농구코트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농구장이 있는 학교와 계약을 해서 사용하는 것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곳이라 관리가 어려워 학교측에서 꺼려하기 때문이다. 이 사무국장은 “행정적인 부분은 다 해낼 수 있지만 체육관 대관이 너무 힘들다. 경기는 많은데 체육관은 한정돼 있어 어떨 때는 동호인들까지 동원해 클릭 싸움을 한다. 다른 시·도에 비해 유독 울산에 대관이 어려운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슬램덩크의 팬들 가운데 1등을 한 정대만의 명대사다. 정대만의 절실한 마음처럼 오로지 농구가 좋아서, 농구가 하고 싶어 일하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투자하는 울산 농구인들의 열정이 쭉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길 바란다. 아울러 울산에서 생활체육 농구가 더 뿌리깊게 자리 잡아 전국으로 뻗어 나가는 날을 기약한다.

신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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