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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으로 스멀대는 방비엥의 기억라오스 여행2 몸이 기억하는 라오스 여행법
조미정 기자  |  007presiden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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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12일  13: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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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콩 강에 그리움을 싣고 해발 150m의 푸씨 산에 오르면 메콩 강과 칸 강이 합류해 유유히 흘러내리는 루앙프라방의 시가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붕처럼 아기자기한 루앙프라방의 골목들을 잊을 수 없다.

6월이면 라오스의 우기가 시작된다. 10월까지 간간이 이어지는 비는 하루 중 몇 분 동안 세차게 퍼붓는데 오히려 더위를 식히는 역할을 해 여행을 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오히려 비를 맞으며 거리를 쏘다닌 기억이 여행이 끝나면 그리움으로 몸에 스멀댄다. 우기여행에 필수는 우산과 비옷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몸이 젖고 더러워져도 아무렇지 않을 심적 여유와 너그러움이다. 왜냐하면 인생에서 가장 극한 액티비티 스포츠가 우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헉헉대던 ‘푸씨 산’ 눈부신 라오스 안겨줘 
절벽 산이 병풍처럼 이어지던 7시간의 여정
버기카, 짚라인… 블루라군의 짜릿한 스포츠

   
▲ 라오스의 매력에 빠진 이들은 승려나 이방인이나 예외가 아니다.

# 메콩 강을 내려다보던 ‘푸씨 산’
새벽에 루앙프라방 탁발 행렬에 참여했다면 푸씨 산을 올라보는 것도 좋다. 해발 150m의 푸씨 산은 정상까지 총 328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헉헉대며 계단을 올라가다가 정상에 다다르면 올라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는 1804년에 세워진 불탑 쫌씨 탑이 위치해 있다. 푸씨 산 정상에는 메콩 강과 칸 강이 합류해 유유히 흘러내리는 시가지 주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아침의 푸씨 산과 해가 지는 저녁의 푸씨 산은 모습이 다르다. 유럽여행객들은 석양을 보기위해 저녁에 오르는 사람이 많다. 

그림같이 흐르는 메콩 강을 바라보며 영화 ‘연인’을 떠올린다. 기억이란 지엽적이고 지극히 사소한 것이어서 어떤 시간에 어떤 모습으로 불쑥 우리를 찾아올지 모른다. 메콩 강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던 필자는 그 환상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됐다. 둘째 날 숙소는 메콩 강을 건너 강 한 가운데 섬에 있었는데 나무다리로 섬을 나다니며 메콩 강의 밤과 새벽, 아침의 모든 모습을 마음에 담았다. 나무다리에는 엄마 등에 업힌 눈이 초롱초롱한 아이가 다리에서 멀어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 줬다. 

   
▲ 밝은 얼굴의 아이들을 만나기도 하고 라오맥주에 푹 빠져 있기도 했다.

# 겸손했던 라오스 호텔의 기억 
여행을 떠나기 전 라오스 호텔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4박6일간의 여행 기간 동안 총 3군데의 호텔에서 머물렀는데 라오스에서는 중상 정도의 수준을 갖춘 곳이었다. 허나 그 수준이라는 게 우리가 기존에 다녔던 각종 동남아시아의 럭셔리한 호텔을 기대하면 실망이 크다. 호텔에는 작은 도마뱀이 이방 저방 마실을 다니고 특히 욕실 컨디션은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빈티지하다. 특히 아메리칸 스타일의 풍부한 조식 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고된 하루를 보내고 마음을 쉬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단지 커피와 바게트만 씹어도 행복할 수 있는 너그러움과 여유만 있으면 된다. 

비엔티엔의 코스모 호텔은 미니수영장과 정원이 인상적이었고 메콩 강을 건너 섬에 위치했던 루앙프라방 찬타빈리조트앤스파는 그림 같은 뷰가 피로를 잊게 했다. 이틀을 묵었던 방비엥의 타비숙 호텔은 조식이 다양해 허기진 여행객의 배를 채우기에 알맞았다. 특히 타비숙 호텔의 1층은 습지에 둘러싸여 있어 2층 이상의 룸에 머무는 것이 훨씬 나을 듯 했다. 

   
▲ 라오스에서는 나무다리를 건너거나 택시를 타면 시간이 느리게 간다.

# 극한의 익스트림, 상상 그 이상
우리가 그 험한 산길을 타고 긴 시간 방비엥에 온 이유는 단 하나다. 작은 마을에 불과했던 방비엥은 들녘을 가로지르는 쏭 강과 석회암의 동굴 등 풍경이 그림 같아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곳이다. 특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방비엥의 레포츠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아침부터 래쉬가드와 반바지로 전신무장한 일행은 블루라군까지 버기카를 몰기로 한다. 시속 40km까지 달릴 수 있는 버기카의 승차감은 태어나 가장 와일드한 자동차로 진흙탕의 라오스 흙길을 거침없이 질주했다. 물구덩이에 빠질 때마다 비명이 터져 나왔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흙탕물이 침범하는 광란의 질주가 이어졌다. 버기카를 모는 사람이나 옆에 탄 사람이나 신이 나긴 매 한가지였다. 

블루라군에 도착하자 이미 수많은 여행객들이 물 속 점프를 시작으로 자연이 주는 광활한 레포츠를 과감히 즐기고 있었다. 라오스만의 바비큐 꼬치 요리로 배를 든든히 채운 일행은 짚라인부터 도전하기로 하고 가장 높은 꼭대기까지 정글 숲을 헤치고 올라갔다. 밧줄에 안전장치를 한 뒤 나무와 나무사이를 타잔처럼 건너가는 짚라인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방비엥의 인기 스포츠다. 온 몸으로 짚라인을 즐기고 나면 쏭강 지류의 탐남 동굴을 반쯤 물에 잠긴 튜브를 타고 즐긴다. 무엇보다 워터파크처럼 신나게 튜브놀이를 즐길 수 있어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아이가 됐다. 

#루앙에서 방비엥으로 긴 여정 
루앙프라방으로부터 방비엥으로 이동하는 7시간은 사람에 따라서 무척 힘겨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의 계림과도 같은 절벽 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배경을 옆으로 꼬불꼬불하고 위험천만한 도로를 달려야 하는데 커다란 버스가 멈칫거릴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먼 곳을 쳐다봐야 했다. 차라리 사방을 보지 않고 잠을 청하는 일행은 그나마 조마조마한 마음만큼은 내려놓을 수 있다. 

루앙프라방을 떠난 지 한 3시간 여가 지났던가. 1600미터 정상의 푸비양파 정상에 내려 근사한 점심을 먹었다. 일종의 휴게소로 음식도 풍경도 돈 주고 볼 수 없는 기품과 절경이 숨어 있었다. 자욱하게 안개가 퍼지기 직전 찍어두었던 사진은 다시 봐도 근사하다. 라오스의 음식은 중국이나 태국, 홍콩, 베트남 등의 음식보다는 향신료 맛이 덜하다. 전통 라오스 음식이 아닌 퓨전이라 그래선지 오히려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았다. 그래도 불편함을 느낀다면 한국 밑반찬을 가져가는 것은 신의 한 수다. 푸비양파에서 일행이 챙겨온 볶음김치를 씹을 때는 천국이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 

   
▲ 그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길은 여행의 절대 묘미다.

# 모든 걸 내려놓았던 라오스 여행
라오스에서 가장 내세울만한 공장이 바로 맥주공장으로 ‘비어 라오’의 맛은 부드럽고 깔끔해 식사 때마다 좋은 친구가 돼 주었다. 또한 소수부족과 여성들에 의해 만들어진 수 공예품이 아기자기해 부엉이가 그려진 에코백은 너나할 것 없이 하나 둘 구입한 기억이 있다. 

특히 라오스도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로부스타의 수출량은 감소하고 아라비카의 수출량이 상승하고 있다. 이곳의 샤프론 커피나 조마 베이커리의 커피 맛은 중독성이 있을 만큼 강렬하다. 진하고 묵직한 바디감은 어떤 이에게는 라오스를 평생 잊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라오스는 결코 편한 여행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라오스 여행의 기억이 강렬한 이유는 라오스에 머무는 동안 욕심을 내려놓고 동심으로 돌아간 때문은 아니었을까. 일정에 쫓기지 않는 여유 있는 여행으로 진정으로 몸과 마음이 쉬어갔기 때문이 아닐까. 

 글·사진=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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