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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보단 대책 마련 시급”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여부
정혜원 기자  |  ujhyewon@u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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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6월 14일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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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대한 찬반 논란이 팽배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탈핵·에너지전환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전기요금 절감과 미세먼지·온실가스 예방을 주장하며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찬성하는 전문가와 경주 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대립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 사이에서 제일 피해를 입는 건 바로 원전 주변인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다. 40여 년간 그들의 희생으로 국가와 국민은 큰 도움을 받았지만 정작 그들은 삶의 터전을 제대로 지킬 수 없었다. 더군다나 오늘날 새로운 원전을 자율 유치함으로써 그간의 노고에 대해 보상받기로 했지만 무용지물 될 지경에 처해있다.  

 중단 시, 7조4천억원 손실… 지방세수도 2조2천억원 
“40년간 희생해 온 주민 ‘지원 대안’ 고려해달라”
환경단체, 탈핵공약 대선으로 이미 검증·선택받아
전문가 “원전의 안전과 편익에 대해 제대로 알려야”

   
 

 “대책 없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지난 8일 오후 2시30분 경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원전 교차로에서 이상대 서생면주민협의회 회장과 손봉락 서생면주민협의회 원전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 100여 명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에 대한 발대식을 가졌다.

이날 손봉락 서생면주민협의회 원전특위 위원장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즉각 폐기하라”며 “원전으로 40년간 직접적인 피해를 겪은 신리마을 주민들의 고통과 삶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원전 주변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지원금 중단에 따른 지원 대책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은 원전을 자율 유치함으로써 그에 따른 인센티브 1500억원, 신리마을 이주 및 어업권 보상 2700억원, 지역지원사업의 법정지원금 1조원과 지방세수 2조2000억원 등을 약속받은 상태다. 그러나 현재 신고리 5·6호기가 백지화 될 경우 이에 대한 대책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 발대식에 참석한 박봉남(81·울산 울주군 서생면)씨는 “집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원전으로 인해 40년간 피해를 받고 살았다”며 “지붕은 기울어져 무너지려하고, 방 곳곳이 허물어져 벌레가 득실대는 등 거주환경이 말이 아니다. 지금껏 참고 살아온 대가로 이주비용을 대주겠다고 했는데 건설 중단이 웬 말이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현재 신고리 5·6호기 건설사업의 종합공정률은 28%로 집계됐으며, 사업비는 1조5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게 되면 집행된 1조5000억원과 계약해지비용 1조원 등 2조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미 4조9000억원의 자재구입 계약까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상대 서생면주민협의회 회장은 “이날 이후부터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주민들과 한마음으로 목소리 높여 외칠 것이다”며 “대통령 공약은 공약일뿐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현재 건설이 중단되면 우리는 삶의 터전을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15일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 800여 명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에 대한 집회를 열 예정이다.

   
   
▲ 지난 8일 오후 2시30분 경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원전 교차로에서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 100여 명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에 대한 발대식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즉각 폐기하라”라고 외치고 있다.

“재앙의 근원인 원전 없애야”
이날 같은 시각 울산시청 앞에서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내걸었던 탈핵공약은 대선을 거치면서 이미 검증받고 선택받았다”며 “이제 남은 것은 단호하고 거침없는 공약 이행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고리 5·6호기 건설 지속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요청한 김기현 울산시장과 지역 정치권에 대해 “그동안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 울산시민 60~70%가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반대한다는 결과를 보냈지만 이를 묵살하고 있다”며 “지역 경제 운운하며 재앙의 근원인 핵발전소를 계속 짓자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탈핵에 동참하는 한국YWCA연합회도 7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홍보관 앞에서 탈핵 문화제를 열고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백지화를 촉구했다. 문화제에는 부산·울산·양산·경주 등 고리원전과 가까운 지역을 비롯해 광주, 목포 등 전국 52개 YWCA 회원 400여 명이 모였다. 

YWCA는 이날 성명서에서 “6월18일 자정, 고리원전 1호기는 발전을 멈추고 영원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며 “역사적인 6월18일을 기해 문재인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 선언을 발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손봉락 서생면주민협의회 원전특위 위원장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어컨, 냉장고 등 모든 것에 전기를 이용하고 있는데, 만약 원전이 없었다면 그것들을 마음껏 쓸 수 있었냐”며 “아무런 대책 없이 건설 중단을 하라는 것은 국가적, 미래적으로 안 좋은 영향만 끼칠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도 무조건 반대하는 것만은 아니다. 신고리 5·6호기가 위험하다고 건설을 중단할거면 지금 현재도 운영되고 있는 원전부터 중단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정말 원전이 위험성이 있다고 판명되면, 우선 현재 설치돼 있는 원전부터 하나씩 중단해가고, 원전 주변인 신리마을 주민들이 40년 간 받아온 고통에 대한 대책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원전 교차로 주변에 설치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와 관련된 현수막

전문가들도 건설 중단 반대에 동참
원자력학계도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 전환 공약에 술렁거린다. 지난 8일 한국원자력학회,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한국원자력산업회는 원자력이 필요한 9가지 이유를 담은 대국민 성명을 내놓았다. 

이들은 성명에서 원자력이 필요한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전기료가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점과 미세먼지·온실가스 걱정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안전성을 실증한 오랜 가동 이력을 보유하고 있고 준국산이라 에너지 수입액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도 원자력이 가진 장점으로 제기됐다.

또 세간의 우려와 달리 원전은 지진에 강하게 설계됐고, 사용 후 핵연료의 안전한 관리와 처분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이외에도 안전성을 실증한 오랜 가동 이력, 기술자립을 통한 외화 획득과 고용 창출, 세계적인 추세 등을 원전이 필요한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경주 지진을 지켜본 국민이 원전 안전에 대해 크게 불안해함에도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못한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자력의 안전과 편익에 관한 사실을 제대로 알려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자 한다”고 성명을 내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원자력계와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일단 보류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위 위원장은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원자력안전위원회·한국수력원자력 합동보고에서 “신고리 5·6 호기는 전체 원전 안정성 등을 깊이 있게 논의·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글= 정혜원 기자
사진= 오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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