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탐방 > 방방곡곡
구룡포, 대게와 과메기들이 춤을 춘다구룡포에서 보물을 찾다
울산종합일보  |  uj82@uj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2017년 01월 16일  11:39:21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구룡포에는 일본 거리가 있다” 근대문화역사거리
120개의 돌기둥 구룡포 공원, 역사의 흔적 남아
과메기맛을 그리워한 선비처럼 구룡포를 즐긴다

   
▲ 구룡포전통시장

아침 해는 바다위에 있다. 반사된 은빛물결로 햇빛이 바다 속에서 떠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주전, 강동해안길은 동해안 드라이브길로는 최고 중 하나이다. 곳곳에 주상절리가 펼쳐지고, 특히 읍천항 주상절리는 드라마를 촬영할만큼 아름답고 해안의 절경이 뛰어나다. 울산에서 출발해 1시간30분정도 걸려 구룡포항에 도착하자 익숙한 바다내음이 신경세포를 흔들어 깨웠다.

   
▲ 구룡포전통시장

인심과 먹을거리, 구룡포전통시장
신라 진흥왕 때 지방현감이 마을을 순찰하던 중 별안간 천둥과 폭풍우가 휘몰아치며, 용 열 마리가 승천하다가 한 마리가 바다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용이 아홉 마리만 승천했다고 해서 구룡포라고 한다. 마을의 사람냄새가 맡고 싶으면 언제나 시장부터다. 구룡포 전통시장은 2015년 현대화사업으로 아케이드 공사를 마쳤다. 아케이드 길이는 100m정도로 비나 바람을 피해 편리하게 시장을 구경할 수 있다. 3일과 8일에 장이 들어서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점포는 항상 장사를 한다.

   
▲ 구룡포전통시장

100여 개가 넘는 점포에서는 대게, 과메기, 미역, 각종생선을 볼 수 있고 횟집의 수족관에는 대게들이 가득 차 있다. 대게를 삶는 하얀 수증기와 고소한 냄새는 관광객을 유혹하는 손짓이다. 미역에서 나는 바다냄새에 침이 고인다. 점포 앞의 과메기들은 일렬로 늘어선 채 자태를 뽐내며 선택을 기다린다. 시장 뒷골목에는 TV에 나온 국수공장이 있다. 이곳은 바닷바람으로 국수를 건조시켜 만드는데 바닷물에 포함된 염분의 양에 따라 반죽할 때 들어가는 소금의 양이 다르다고 한다. 이곳 국수로 만든 비빔국수는 ‘수요미식회’에 소개되기도 했다.

모리국수도 유명하다. 아귀내장, 마늘, 고춧가루를 넣어 국물을 우려낸다. 우려낸 국물에 아귀, 새우, 홍합, 콩나물을 넣고 한참을 끓여 국물을 만든다. 국물이 완성되면 칼국수를 넣고 팔팔 끓인다.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얼큰하게 끓여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모리국수는 지역 상인들과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시장 옆 초등학교 맞은편 분식집은 ‘백종원 3대천왕’에 나온 곳이다. 단팥죽에 찐빵을 찍어먹으면 쫄깃함과 달달함이 자꾸만 생각나게 한다. 구룡포 시장에는 할머니들의 푸짐한 인심과 맛있는 먹을거리들이 가득하다.

   
▲ 근대문화역사거리 입구

역사가 남아있는 근대문화역사거리
근대문화역사거리는 일본제국주의 침략의 현장이자 1900년 초 구룡포 사람들의 삶이 남아있는 곳이다. 그래서 일본 가옥을 부수고 거리를 재정비 하는 것 보다 역사적 가치와 교훈을 기억하기 위해 남겨두었다. 1990년대 이후 지역사회의 고민은 시작됐다. 부서지고 주민이 살고 있는 곳은 어쩔 수 없었지만, 보존할 수 있는 것은 관리를 시작했다.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도 이곳에서 촬영한 것을 아는가. 2000년 이후 일본사람이 살았던 집들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드라마촬영도 이어지자 관광객이 증가했다.

   
▲ 하시모토 젠기치의 집

특히 구룡포 근대역사관은 1920년대 일본 가가와현에서 이주해 온 ‘하시모토 젠기치’가 살림집으로 지은 2층 일본식 목조가옥이다. 해방 후 개인주택으로 사용돼 오던 것을 포항시가 매입, 수리해 관리하고 있다. 건물 내부에는 100여 년 전 모습들이 잘 남아 있으며 당시 생활모습을 다양한 전시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건물은 일본식 건물의 구조적, 외형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시모토는 정어리 공장을 운영하고, 학교조합의 관리자까지 맡았던 부자였다. 집도 크고 화려하게 건축되었다. 1층에는 집무실이 있어 끊임없이 손님들이 드나들었다. 일본에서 가져온 건축자재를 사용해 일본 가옥의 특징을 잘 볼 수 있다.

구룡포는 일본 어부에게 ‘엘도라도’
엘도라도는 황금이 있는 낙원이다. 구룡포는 일본어부들에게 엘도라도였다. 1880년경 일본세토지역은 좁은 어장에 많은 어부들이 몰려들어 크고 작은 분쟁이 벌어졌다. 힘없고 가난한 어부들은 넓고 좋은 어장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항해를 했다. 1883년 조일통상장정이 체결되어 일본 어민들은 조선바다에서 고기를 잡았다. 1908년 가가와현과 오카야먀현의 가난한 어부들은 본격적으로 구룡포로 이주했다. 터전을 잡은 어부들은 구룡포의 풍부한 어자원이 일본어부들에게 새 시대, 새 삶을 열어 주었다. 1930년경에는 300여 가구의 일본인들이 부유하게 살았다고 한다.

   
▲ 도가와 야스브로의 송덕비

충혼각이 서 있는 구룡포 공원
구룡포 공원입구 계단과 돌기둥들은 1944년도 일본인들이 세웠다. 돌기둥은 왼쪽 61개 오른쪽 59개 등 모두 120개가 있다. 돌기둥에는 구룡포항을 조성하는데 기여한 구룡포 이주 일본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공원에는 일본신사와 도가와 야스브로의 송덕비가 있다. 도가와 야스브로는 일제강점기에 구룡포 방파제 축조와 도로개설 등에 관여한 사람으로 일본인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일본에서 규화목(나무는 죽거나 가지가 부러져 땅에 떨어지면 썩지만, 예외로 갯벌이나 화산재에 의해 빠른 속도로 묻혀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는 나무 화석)을 가져와 세웠다고 한다.

패전으로 일본인들이 떠난 이후 ‘왜색일소’를 외치며 구룡포 주민들은 시멘트를 발라 기록을 모두 덮어버리고 돌기둥을 거꾸로 돌려 세웠다. 한국전쟁 때 포항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래서 1960년 구룡포 주민들이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들의 위패를 봉안할 충혼각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의 이름을 앞뒤를 돌려 세운 돌기둥에 새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공원에 있는 신사는 허물고, 용왕당을 만들었다. 도가와 야스브로의 송덕비에는 시멘트를 발라 현재 비문의 내용은 알 수 없다.

   
▲ 과메기문화관

구룡포의 기록, 과메기문화관
공원 뒤편에는 지난해 9월 문을 연 과메기문화관이 있다. 과메기의 유래와 역사, 70년대의 구룡포가옥, 해양체험관이 있다. 아이들에게는 바다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어른들에게는 옛날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소천소지’라는 책에는 과메기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동해안 지방의 한 선비가 추운 겨울에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고 있었다. 한 참을 걸어 해안가를 걸어가는 중에 배가 고팠지만 집과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해변을 낀 언덕 위 나무에 물고기 눈이 나뭇가지에 끼인 채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선비는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물고기를 찢어 먹었는데 너무도 맛이 좋았다. 선비는 과거에 급제하였고, 고향에 돌아온 선비는 옛날의 그 맛을 못 잊고, 겨울마다 집에서 청어를 그 방법대로 말려 먹었다고 한다. 이런 소문이 퍼져 사람들이 과메기를 즐겨 먹게 되었다고 한다.

   
▲ 여명의눈동자 촬영지

그리고 해녀하면 제주도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구룡포에도 많은 해녀들이 있다. 제주도의 몇몇 해녀들이 4·3사건 등으로 제주도가 어수선한 시절 난국을 피해 구룡포에 정착해 물질을 시작했다. 이를 이어 제주도에서 해녀들이 하나둘씩 운명처럼 동쪽 땅끝 작은 어촌인 구룡포에 모여들기 시작했으며, 이들과 함께 자연스레 구룡포 해녀들이 생겨났다. 찬바람을 맞으며 구룡포를 돌다보면 과거에 급제한 선비마냥 과메기를 씹고 싶다. 겨울, 구룡포로 발길이 향하는 까닭이다.

최상형 레저 전문기자

울산종합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그인
- 의견쓰기는 로그인후에 가능하며,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섹션별 인기기사
          기획특집
          여행탐방
          이시각 주요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44691)울산 남구 돋질로 82, 5F  |  Tel 052-275-3565  |  Fax 052-260-8385  |  사업자등록번호 610-81-32007
          인터넷신문사업등록번호 울산, 아01008  |  등록일자 2006.02.13  |  발행인/편집인 홍성조  |  청소년보호책임자 홍성조
          Copyright © 2013 울산종합일보. All rights reserved.